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524일(한국시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이은 반전에 혼란은 계속 가중되고 있다. 2024년 사회면을 들썩이게 한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건이 첫 재판을 앞두고서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으로부터 59일 전인 지난 5월 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진로 변경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김호중은 신호를 기다리며 멈춰 서있는 차량들의 맞은편에서 흰색 벤틀리 SUV 차량을 몰고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택시를 들이받고 잠시 덜컹거리며 멈추다 그대로 직진했고 우회전 이후 다른 골목에 들어서서도 멈추지 않은 채로 현장을 빠져나갔다.
김호중은 그 길로 경기 구리시 인근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가 사고 발생 17시간 만인 5월 10일 오후 4시30분께 경찰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경찰 출석 직전 김호중은 매니저로 하여금 자신의 옷을 바꿔 입게 하고 자수하도록 허위 진술을 하게 하면서 소속사를 통해 음주운전 및 뺑소니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당시 모습이 찍힌 CCTV가 공개되고 여론의 공분이 거세지자 사고 10일 만인 5월 19일 결국 혐의를 인정하고 입장을 번복했다.
김호중은 "죄송하다. 나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나는 음주 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당시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하여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끝으로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거듭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이후 5월 20일 경찰에 의해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김호중은 5월 21일 재차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통해 김호중은 "식당 및 업소에서 총 소주 10잔 정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호중은 현장에 몰린 취재진을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조사를 마치고 오랜 시간 대기하다 뒤늦게 건물에서 나와 취재진에 별다른 언급 없이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김호중 소환조사 하루만인 5월 22일 김호중과 이광득 대표, 전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즉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리고 5월 24일, 영장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월 24일 낮 12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를 받은 김호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김호중을 구치소에 보낸 직후 곧바로 구속을 결정했다.
구치소에서 구속의 기로에 섰던 김호중은 구속이 확정되면서 5월 23일에 이어 진행하려 했던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김호중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영장실질심사 직전까지도 공연을 강행하려고 했던 이유가 126억 상당의 공연 선수금 때문이라는 정황도 드러났다.
그로부터 3주 정도가 지난 6월 18일 김호중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려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후 6월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위드마크 공식을 통해 측정한 사고 당시 김호중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5% 이상이라는 감정 결과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이 수치는 면허취소 수치인 0.18%의 2배 수준이다.
이 재판은 오는 10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변호임 사임 소식도 전해졌다.
김호중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호선 변호사에 대한 해임계를 제출했다.이호선 변호사는 김호중 부친이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피고인의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과 형제자매는 독립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이호선 변호사는 6월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부친의 요청으로 무료 변론을 맡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호선 변호사 선임은 김호중과 부친 간의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부친이 김호중과 상의하지 않고 선임한 변호사라 해임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부친이 사건 당사자인 김호중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변호사를 선임한 것. 부모 이혼 후 할머니 손에서 자란 김호중은 부친과 평소 자주 연락하던 사이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변호를 맡아왔던 검찰총장 직무대행 출신 조남관 변호사도 지난 3일 사임계를 법원에 제출했다. 조남관 변호사는 앞서 스타뉴스에 "원래 검찰 수사 단계까지만 변호하기로 했다"며 "기소가 됐고 추가 변호사도 선임됐으니 내 역할은 끝났다"고 사임 이유를 전했다. 김호중 측은 추가 변호인 선임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더욱이 이날 재판의 진행도 현재로선 물음표가 더해진 상태다. 김호중과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본부장 전모씨 등의 변호를 함께 맡고 있는 검사 출신 추형운 변호사는 지난 3일 공판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오는 10일 예정돼 있다. 재판부가 변호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재판을 연기할지 여부는 재판 직전에야 결정날 가능성도 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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