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점령지서 잇단 폭발·포격…美 무기지원 속 전세 미묘한 변화
▶ 벨라루스에 러 미사일 집중 배치…젤렌스키 “나쁜 짓 저지를 것”
우크라 수도 키이우 광장에 전시된 러시아군 탱크들 [로이터=사진제공]
24일(이하 현지시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개월이 되는 날이다. 최근 전면전은 잦아들었지만 양국은 크림반도와 자포리자 원전 등지에서 강렬하면서도 국지적으로 충돌하면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24일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독립기념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날을 전후로 대규모 군사 충돌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밤 영상 메시지를 통해 "독립기념일 주에 러시아가 뭔가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점령은 한시적이고, 크림반도엔 우크라이나가 곧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며 "러시아가 공포를 퍼트리면서 우리를 낙담하게 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동부 돈바스나 남부 전선에선 전투가 소강상태지만 크림반도와 자포리자 원전 등 러시아 점령지에서는 민감한 시설이 폭발하거나 포격을 받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됐다.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전에서는 지난 5∼6일과 11일에 이어 이날 의문의 포격이 이어졌다.
또 '푸틴의 성지'로 불리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군사시설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배후로 추정되는 폭발이 연거푸 일어나 탄약고와 비행장 등이 큰 피해를 봤다.
우크라이나군은 공식적으로 크림반도 공격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적잖은 당국자들은 이제는 노골적으로 자신들의 특수작전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최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남부 대반격을 앞두고 서방의 무기 지원을 기다리는 동안 적군의 후방을 타격해 전투력을 소모시키는 새로운 전략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19일 7억7천500만달러(약 1조350억 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을 발표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무기 추가 지원은 우크라이나군이 당장 필요한 포병 전력을 보충해주는 동시에 남부 헤르손 반격을 염두에 두고 무기고를 채워주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총 106억 달러(약 14조1천600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쏟아부었는데, 주요 전선에서 교착에 빠진 현상황에 다시금 물량 공세에 나서 우크라이나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하겠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우크라이나군도 전열을 가다듬고 헤르손 등 남부 지역 탈환 작전을 비롯한 역공 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헤르손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할 때 반드시 있어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는 개전 직후 일찌감치 이곳을 점령할 정도로 애착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내달 헤르손 병합 주민투표를 예고하자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공급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로 외부에 연결되는 교량 등을 타격하며 보급로를 차단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수도 키이우 중심지 흐레시차틱 거리에서 그동안 포획한 러시아 전차와 장갑차 등을 전시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
러시아도 결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단체인 전략통신센터(StratCom)는 "대량의 무기를 실은 러시아 화물열차가 최근 접경지로 이동했다"며 "러시아가 24일에 맞춰 대규모 폭격을 감행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최근 러시아는 친러 성향 국가인 우크라이나 북부의 벨라루스에 대량의 지대공 미사일을 집중시키며 판세를 뒤집을 '한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벨라루스는 전쟁 초반부터 러시아군의 지상작전과 폭격의 전초기지로 활용돼왔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다시금 중화기 전력으로 우크라이나를 포위해 압박을 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벨라루스는 침공 첫날부터 러시아가 활용해온 곳"이라며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남부지역 공략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헤르손 서쪽에 있는 항구도시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해상 무역로를 봉쇄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떻게든 쟁취하려는 곳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포리자에서 자국 군인들이 B형 보툴리눔에 중독되는 생화학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해 화학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형국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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