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의 대형 한국식품점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쌀 가격이 많이 올랐다. 사진은 버지니아에 있는 한국그로서리 스토어의 진열대 모습.
요즘 장보기가 겁난다. 쌀과 라면 등 한인들의 밥상을 채우는 식품 값이 자고 나면 오르기 때문이다. 올라도 너무 오른다. 전에는 100달러 정도 장을 보면 네 식구가 한 주를 잘 보냈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다. 같은 분량을 사려면 거의 더블의 액수를 준비해야 한다. 한인가정에 필수인 쌀과 고기, 계란 등 식재료가 가파르게 올라 서민들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16일 저녁,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대형 한국마켓을 찾아 물건 값을 살폈다. 마켓에서 만난 한 주부는 “LA갈비가 파운드에 3.99-4.99달러 선이었던 시절에는 명절이나 식구들 생일에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꿈도 못 꾼다. 큰 맘 먹고 갈비 100달러어치를 사도 양이 적어 식구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먹는다. 쌀값도 장난이 아니라서 아껴 먹어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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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40파운드 39.99-54.99달러
LA갈비 $16.99…작년 $9.99
라면·참기름·마늘 등 50% ⇧
쌀의 경우 스토어 자체브랜드 40파운드가 39.99달러, 한인들이 즐겨 먹는 국보 핑크는 무려 54달러 99센트,가 붙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월 24.99달러 정도였던 자체브랜드 쌀이 불과 2년 만에 60%정도인 15달러나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이 강타한 작년에는 오히려 가격이 조금 내려 같은 무게의 쌀이 22.99달러에 판매됐다.
고기의 경우 LA 갈비는 파운드당 16.99(특은 18.99)달러, 한국식 불갈비는 23.99, 꽃갈비살 구이는 무려 49.99달러로 ‘금값’이다. 불고기용 등심은 9.59(특은 10.99)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LA 갈비 9.99달러, 냉동 불고기감이 4.99달러에 비하면 갈비는 7달러, 불고기는 2배 이상 뛴 가격이다.
퇴근길에 장을 보던 한인 한성은(페어팩스 거주)씨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로 장보기가 무섭다. 한창 먹을 나이의 아이들이 3명이나 돼 1주에 한 번은 장을 봐야하는데 식비가 너무 커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쌀 외에 한인가정의 필수 아이템인 라면 역시 대폭 올랐다.
참기름과 마늘·파는 두 배 정도 올라
삼양라면(20개) 1박스에 19.99달러, 짜파게티(16개)는 20.99달러, 신라면(16개) 16.99, 너구리(16개) 19.99달러가 붙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지난해 라면이 보통 10.99-13.99달러에 팔린데 반해 보통 5달러 이상 뛴 가격이다.
한인들이 즐겨 먹는 냉동오징어는 4.99달러로 전년도 대비 2.99달러보다 파운드당 2달러 이상 상승했다.
겨울철에 한인들이 많이 찾는 커피믹스(100개)는 박스에 20.99달러 정가에 16.99달러의 세일가가 마크돼 있었다. 그 전해 11.99-12.99달러에 비하면 4-5달러 비싸졌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장류도 덩달아 다 올랐다. 한국산 고추장(6.6 파운드)은 19.99달러, 간장은 1.2리터(1.25 QT)가 11.99에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참기름값이 무척 뛰어 56온스가 24.99달러(세일가 19.99)에 책정돼 전년도의 10.99달러보다 거의 두 배 정도 올랐다.
채소와 과일값도 많이 뛰었다. 특히 마늘 값의 폭등이 눈에 띄었는데 깐마늘 1파운드에 8.99달러로 이전의 4.99달러보다 4달러나 높았다. 또 보통 1달러에 4단-5단을 주던 파도 1달러에 2단이었다.
가정경제 옥죄는 물가폭등
이처럼 물가가 폭등하는 원인은 코로나로 인한 물류난과 구인난, 유류가 상승, 원활하지 못한 유통망, 운송비 폭등,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정부가 풀었던 막대한 부양금이 화폐 가치는 떨어뜨린 반면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시킨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에서 수입하는 김치를 비롯, 음류와 주류 제품, 냉동식품 등의 공급 지연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그로서리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통관까지 2개월 이상 걸리고, 이 마저도 주문한 물량보다 적게 받는다”며 “이에 따라 한국산 식료품 소매가격이 많이 올랐고 일부 품목은 아예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다.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11일 연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오르며 1990년 12월 이후 3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돼 이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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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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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 사람 잘못 올라오면, 그 국민을 가난과 고통을 겪게 된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