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들은 모든 것이 풍요롭고 윤택하고 많은 것이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 할머니, 어머니 세대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매일 기발하고 기상천외한 상품들이 나와 우리들의 구매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도 예외가 아니어서 더 빨리 더 쉽게 조리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방용품들이 나와 있으며 비닐 하우스에서 재배되고 또 수경재배된 채소들은 사시사철 우리밥상에 오르며 과일과 채소들도 국적이 제각각 이다.
이렇게 다양한 먹거리와 용이한 생활용품들에 둘러싸여 있어도 우리 한국인들은 위장 계열의 암인 위암, 대장암, 직장암 등이 세계에서 제일 많다고 한다.
얼마전까지도 암의 원인이 김치의 과도한 염분 섭취라고 주장하였지만 이제는 한국인의 밥을 빨리 먹는 습관과 뜨거운 국물이 있는 국이나 찌개를 빨리 먹는데 그 원인이 있다고 제기하는 한 방송사의 리포트를 보게 되었다.
암환우가 항암치료를 받게되면 메스껍고 토하며 입맛을 잃어 버린다. 그리고 드디어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온다. 그때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암환우들은 동치미국물을 찾는다. “동치미는 음식이 아닌 약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겨울김치인 동치미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암환우들을 소생시킨다.
동치미의 어떠한 것이 암환우들을 회생시키고 있는 것일까? 동치미는 혈중 산소 포화도를 가장 높이는 음식으로 입맛을 잃어 버린 환우들에게는 생명수가 된다.
서울에 12년 동안 체류하고 있는 한 영국인의 얘기를 들어보자.
“한국인들은 음식을 참으로 많이 먹고 또한 빨리 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인 사람이 별로 없다. 나는 한국인의 DNA가 어떤지 알고싶다.” 이 영국인은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었던 것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들의 빨리빨리 문화가 음식 습관으로 까지 연계된 것이 아닐까? 한국음식은 비슷한 것 같지만 일본음식과도 틀리고 중국음식과도 다르다.
온세계 민족들이 모여사는 미국에도 이제 한국음식이 많이 알려지고 선호도가 높아서 코스코를 비롯한 유기농 마켓에서도 갈비, 김치, 김, 만두, 파전, 비빔밥, 볶음밥, 매운 닭날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에 유학중인 한 중국 유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들은 김치를 너무 좋아하고 많이 먹는다. 아침에도 먹고 점심에도 먹고 저녁에 또한 김치를 먹는다. 한국의 음식에는 도무지 기름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어디서 지방을 섭취하는 지 모르겠다.”
한국음식이 중국음식에 비해 기름기가 적은 건 사실이다. 야채를 먹을 때 우리들은 뜨거운 물에 데쳐서 양념하여 나물을 만들어 먹지만 중국에서는 웍(WOK)에 넣어 뜨거운 기름에 볶아 먹는다. 따뜻한 밥과 맛있는 김치는 찰떡궁합이어서 우리밥상의 단골 메뉴이다.
김치는 또한 무한 변신이 가능해서 김치찌개, 김치전, 김치볶음밥, 김치국 등을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만두속이나 빈대떡에 넣기도 한다. 김치는 과히 한국의 국민음식이다.
한국인들은 채소를 세계에서 제일 많이 먹는 민족이라고 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땅의 70%가 산으로 뒤덮여 있으니 자연히 옛적부터 먹거리를 산에서 찾게 되었다.
봄이면 쑥, 냉이, 취나물 등을 캐고 가을이면 잣, 버섯, 산삼, 약초 등을 캐었다. 한국의 그 많은 산들은 어머니처럼 언제나 먹을 것을 품고 있다가 사시사철 내어 주었다.
한국에 귀화해서 전라남도에 살고 있는 한 독일인은 “한국인들은 푸른색이다 싶은 풀은 모조리 먹는다” 고 하였는데 이 독일인의 눈에는 푸르스럼한 풀은 다 잡초처럼 보이지만 우리들에게는 맛있는 나물거리가 된다.
미국에 봄이 오면 산과 들에 지천인 쑥, 취나물, 민들레, 두릅 등은 미국인들이 보면 다 잡초이지만 우리들에게는 영양가 풍부한 나물들이자 밥 반찬이다. 이 모든 여린 풀들은 겨울을 이기고 땅위로 얼굴을 내민 생명의 새순들이다.
한민족이 수백년 동안 매일 먹어온 음식은 그들의 피와 살이 되고 음식으로 인해 그 나라의 정체성도 가지게 된다.
건강하고 좋은 먹거리를 찾아 나선 현대인들은 무섭도록 똑똑한 소비자들이며 유기농 마켓은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루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사말은 “건강하고 행복하세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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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자 / 엘리콧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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