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최고기온을 기록했던 2018년 8월20일, 15세의 작은 소녀가 스톡홀름 국회의사당 앞에 나타났다. ‘기후를 위한 학교파업’(School Strike For Climate)이라고 쓴 피켓을 든 소녀는 폭염 속에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지구온난화를 방치하는 정치인들에게 항의하는 시위였다.
이후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기후파업’을 벌이는 여학생 이야기가 트위터를 타고 확산되면서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석달 후에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란 이름으로 전 세계 청소년들과 환경단체들이 함께하기 시작했다. 2019년 3월15일 ‘미래를 위한 글로벌 기후 스트라이크’에는 161개국에서 188만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미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제가 왜 공부해야 하나요?”
최연소 환경운동가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의 이야기다. 그는 2018년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남긴 이 한마디로 유명해졌다.
“당신들은 자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습니다.”
2019년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매섭게 책임을 추궁하기도 했다.
“이건 다 잘못된 겁니다. 저는 여기 있으면 안 됩니다. 바다 반대편 학교에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공허한 말로 내 꿈과 어린 시절을 훔쳐갔어요. 저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입니다.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생태계 전체가 붕괴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량멸종의 시작점에 있는데 여러분이 말하는 것은 오직 돈과 영원한 경제성장 이야기들뿐입니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습니까?”
“과학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필요한 정치와 해결책이 아직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여러분은 계속 외면할 수 있습니까? 우리 젊은이들은 여러분의 배신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를 실망시킨다면 우리는 결코 여러분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제가 매일 느끼는 공포를 느껴주세요. 그리고 행동해주세요. 위기를 당한 것처럼 행동해주세요. 집에 불이 난 것처럼 행동해주세요.”
2019년 16세의 툰베리는 노벨평화상 후보 1순위에 올랐고(실제 수상은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타임지의 역대 최연소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으며, BBC가 선정한 ‘세상을 바꾼 10대’, 포브스지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 과학저널 네이처 선정 ‘올해의 인물 10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놀라운 성취를 보면 무척이나 용감하고 대단한 운동가가 연상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툰베리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내성적인 십대소녀일 뿐이다. 자폐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성과 융통성이 떨어지고 한두가지 주제에만 과도한 집중을 보이는 신경정신질환이다. 어쩌면 바로 그 핸디캡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툰베리는 8세 때 본 환경 다큐멘터리에서 바다를 뒤덮은 쓰레기와 플라스틱 때문에 고통 받는 동물들의 모습에 너무 놀라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관해 빠져들기 시작했다. 공부를 할수록 근심은 더 커졌고, 막막하고 두려운 마음에 우울증까지 걸렸던 그는 스웨덴이 가장 더웠던 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홀로 ‘학교파업’을 시작한 것이다.
한편 툰베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다.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집착하고,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어 안달이 난 트럼프는 자신보다 각광받는 ‘꼬맹이’가 몹시 못마땅한 모양이다. 툰베리의 유엔 연설에 대해 “밝고 훌륭한 미래를 기원하는 행복한 소녀”라고 비꼬는 어록을 남겼던 트럼프는 그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자 “웃기는 일”이라며 “툰베리는 분노조절 프로그램에나 가야 한다”는 트윗과 함께 타임지의 툰베리 표지사진에 자기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공개해 만인의 분노를 샀다. 2020년 다보스포럼에서도 기후변화 문제로 트럼프와 티격태격했던 툰베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기후변화 이야기를 하는 건 시간낭비”라고 일소했다. 이에 조 바이든은 “대체 어떤 대통령이 10대를 괴롭히냐?”라며 비판했고, 버락 오바마는 “우리 지구의 가장 위대한 변호인”이라며 툰베리를 옹호했다.
아직까지 툰베리의 활동으로 기후변화 정책을 크게 바꾼 정부는 없다. 하지만 그녀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마침내 눈을 뜨게 됐다”는 평가는 정당하다.
현재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세계 25개국에 지부를 가진 거대한 환경캠페인이다. 이번 주 금요일 9월25일은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올해 첫 글로벌 액션 데이다. 코비드-19 때문에 각국 상황에 따라 대면 시위와 디지털 시위가 벌어진다. 이 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청소년이 주위에 있다면 힘찬 응원을 보내주는 것도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는 작은 걸음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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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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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7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폐증아이"라. 중증 Autism과 Aspergers Syndrome의 차이를 아시나요? 제가 보기엔 여기에 ADHD와 현실인식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는것 같네요. 아이한테 배워야 한다면 배워야 지요.
툰베리 이야기는 그만 하시기 바랍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자폐증 아이를 부추겨서 유엔에서까지 연설하게 하고... 연설을 들어보면 설득력있는 내용은 아무 것도 없고 그냥 질책하는 말로 일관하는데 그게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앞에 앉혀놓고 어린아이가 할 일입니까? 세상이 정말 거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똑소리나게 맞는 말을 잘할 뿐 아니라 직접 행동하는 아름다운 십대네요~ 그레타 툰베리란 이름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지구 온난화 위기를 방치하는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네요. 그녀의 환경 캠페인에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웃기지들 마시고.중국하수인들아 중국한테 환경어쩌고해라 재발 미국한테 그러지 말고.인도.한국에다하라고.미국은어떤나라보다환경규재가 이미쌔다
미국처럼 환경문제를 잘 대처하고 제도가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 왜 중국이나 인도나 다른 "진범"들은 거론하지 않고 잘하고 있는 미국을 마치 지구온난화의 주범인것 처럼 주장하나?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적인 것이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문제고 이를 악용하는 "이익단체"들이 누군가를 알면 깨닫게 된다. 조금만 공부하면 알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