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애플 등 주요 기술 기업 주가 강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8일(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7.10포인트(0.68%) 상승한 26,067.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4.62포인트(0.78%) 오른 3,169.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48.61포인트(1.44%) 뛴 10,492.50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주요 기술기업 주가,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 등을 주시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300만 명을 넘었다고 이날 밝혔다.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에서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부족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경제 재개를 늦추거나 봉쇄를 다시 강화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걱정도 커졌다.
다만 최근 경제 지표들은 양호해 이른바 '더블딥' 침체 우려가 본격화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금융시장 반응도 상대적으로 차분하다.
경제 상황 및 전망에 대한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다소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경제 및 고용의 회복 속도가예상보다 훨씬 빠르며, 내년 경제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모든 지표가 V자형 회복을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루이스 데 권도스 부총재도 최근 지표들은 경제 상황에 대해 이전보다 조금 더 낙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일부 실시간 지표는 경제회복 속도가 정체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확진자급증에도 아직 경제 전망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애플 등 주요 기술기업 주가는 꾸준한 강세를 이어가며 시장 전반에 활력을 제공했다. 애플과 아마존,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2% 내외 상승하며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갈아치웠다.
각국의 추가 재정부양 기대도 시장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영국은 최대 300억 파운드 규모의 추가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다.
중국증시도 정부 부양책 기대 등으로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 코로나19외 다른 위험 요인도 적지 않다.
미국 정부는 전일 미국 외교관과 언론인 및 관광객의 티베트 지역 방문을 막는 것과 관련해, 이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의 비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도 티베트와 관련해 '악질적인(egregious)' 행위에 가담한 미국인에 대해 비자를 제한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한 보복으로 홍콩의 달러 페그제를 약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며 철도 퇴직 연금의 중국 투자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코로나19 책임과 홍콩, 티베트 문제 등을 놓고 양국 갈등 전선이 계속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불안 요인들도 산재한 만큼 주요 지수는 상승 출발한 이후 장중 한때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하는 등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주요 지수는 장 후반에는 상승 폭을 빠르게 확대해 장을 마감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6% 올랐고 금융주도 1.06% 상승했다. 재료 분야는 1.46%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지지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가 다시 가라앉을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아부스노트 라탐의 그레고리 퍼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이 보건 이슈에 대해 상대적으로 면역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면서 "연준과 ECB의 부양책이 금리를 옥죄는 상황에서는 주가가 내려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미국의 실업률이 6월 11.6%로 떨어진 이후 다시 올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59% 하락한 28.08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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