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바젤이 지난 3월 홍콩, 6월 바젤 그리고 12월 5-8일까지 마이애미를 끝으로 2019년의 대장정을 마쳤다. 1970년 스위스 바젤 출신 갤러리스트들이 모여 시작한 아트바젤은 현대미술의 최신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이다.
아트 페어는 미술사적 가치와 상업성을 갖춘 작가들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 필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기량을 겨루는 자리다.
올해로 18회를 맞이한 아트바젤 마이애미는 33개국에서 269개 갤러리와 4,00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아트바젤 마이애미의 9개 섹터
아트바젤 마이애미는 총 9개의 섹터로 진행됐다.
세계 유수의 갤러리 소속 작가 작품을 다루는 <갤러리즈>, 판화, 프린트 등 재생산이 가능한 콜라보레이션 전시 <에디션>, 다양성과 미술사적 접근의 그룹전 <캐비넷>, 최근 3년 사이 괄목할만한 신진 작가들을 조명한 <노바>, 선정된 갤러리에서 작가 1인을 집중 소개한 <포지션>, 설정된 프로젝트 작업 <서베이>, 미술잡지 소개 <매거진스>, 아티스트, 큐레이터, 미술계 인사들의 토론장 <컨버세이션스>로 진행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메리디안스Meridians>는 멕시코 시티 타마요 미술관 디렉터 마갈리 아리올라가 기획을 맡았다. 바젤에서의 언리미티드와 같은 성격으로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를 대형으로 펼쳤다.
#국제 갤러리와 양혜규의 약진
한국에서는 국제 갤러리가 참가했다. 이제 아트바젤에서 인정받는 국제는 그동안 브랜치격인 뉴욕의 티나 킴 갤러리와 같은 부스를 사용하다 이번부터 분리했다. 여러 해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견디며 오늘을 맞이했다. 출품작가는 하종현, 윤형근, 양혜규 등이다. 국제 갤러리의 출품작인 듀오 작가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의 작품 <수영장>은 마이애미의 가장 멋진 공공미술로 선정되어 컨벤션 센터 앞에 설치되었다.
이우환, 전광영, 서도호의 작품이 이전보다 줄었고 대신 양혜규의 작품은 여러 갤러리가 출품하여 해마다 약진하고 있음을 보인다. 아트 바젤측은 기자 간담회에서 특별히 양혜규의 전시를 주목하기도 했다.
#괄목할 신인들과 작품판매 경향
판매 작품 중 화제가 된 것은 마우리치오 캐틀란의 작품 <코메디언>이다. 바나나를 벽에다 덕 테잎으로 붙인 3개 중 2개가 12만불, 15만불에 팔렸다. 바나나는 실제이기 때문에 썩는다. 작가는 우리 삶이 이와 같이 무의미하다는 뜻이란다.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홍콩과 바젤에서와 같이 프리 뷰부터 엄청난 판매는 되지 않았지만 갤러리별로 알차게 판매가 진행됐고 Blum&Poe 갤러리는 퍼블릭 데이 전에 매진을 기록했다.
올해 주목할 신인으로는 Amoako Boafo, Loie Hollowell, Simphiwe Ndzube, Tow Lewis, Nona Faustine, Torey Thornton를 꼽았다. 이들의 작품가는 5만불을 넘지 않는다.
바젤측은 이제 콜렉터가 작가의 경력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줄었다고 진단한다. 신진 작가의 작품에 블루오션이 보이면 바로 구입하는 경향이다. 그 예가 이번 마이애미에서 두드러졌다. 이 기간에는 아트 위크로도 정해 마이애미 인근에 20여개 위성 아트페어가 열린다. 아트 마이애미, 펄스, 나다, 아쿠아, 스코프 등 규모는 작지만 관람객들이 넘친다.
#아트바젤의 파워
아트바젤은 미술품을 사고 파는 것만이 아닌 미술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며 시대정신을 반영하는데 의미를 둔다. 그 의미에 준하는 작품과 작가들의 발굴도 그들이 해야 할 사명으로 여긴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20년 동안 바젤의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며 3개 대륙의 아트 바젤을 모두 지원한다. 이렇듯 자국의 든든한 기업의 후원은 문화의 힘이 갖는 파급 효과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세계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아트 바젤의 파워가 시대의 희망과 창조의 발판으로 굳건해지길 바라며 차후에 발표될 올해 아트바젤의 총결산을 기대한다.
문의 doh0504@gmail.com
도정숙
뉴욕, 서울, 워싱턴, 파리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짐. 세계 각지에서 국제 아트 페어와 200여 회의 그룹전 참가. 매거진 ART MINE에 미술 칼럼 기고 중. 저서로 <그리고,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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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숙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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