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야크, 미지 개척 알파니스트 촬영, 탐험가 응원 메시지로 브랜드 철학 담아
▶ 코오롱, 김혜자 앞세워 삶 고찰 전하기도...구찌 ‘쇼타임’ 1950년대 가치 재현 눈길
‘고객 공감’ 나선 패션광고
신세계인터내셔날 V커머스 채널 먼데이박스.
구찌 Showtime 광고 캠페인.
국내 패션업계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국내 소비의 볼륨은 늘지 않고 해외 직구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의 발달로 해마다 경쟁업체 수는 증가한다. 독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없다면 기성 업체들도 가성비를 내세운 신생 업체에까지 자리를 내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브랜드들은 유명 모델이 아닌 일반인 모델을 내세운 ‘공감’ 광고, 소위 ‘병맛’으로 무장한 ‘B급 감성’ 광고, 복고 감성을 물씬 풍기는 ‘뉴트로’ 광고 등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혈안이다. 잘 만든 광고 한편이 대중 속에서 잊혀지던 브랜드에 숨통을 터주기도 한다.
블랙아크, 한 편의 영화 같은 광고
그 중에서도 블랙야크 광고는 아웃도어로서의 브랜드 철학을 담은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야크가 블랙야크 소속 알피니스트와 함께 공개한 글로벌 브랜드 필름 ‘메이드 포 미션즈(Made for Missions)’는 고퀄리티의 영상미와 웅장한 사운드 등으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연상하게 한다. 필름의 시작은 “이제 지구상에는 태초의 땅을 탐험하는 알피니스트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카피와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광활한 미지의 땅을 배경으로 태초의 공간을 탐험하는 알피니스트와 함께한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알피니스트는 해발 4,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서식하며 무거운 등반장비를 무사히 옮겨주는 산악인들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인 ‘야크’와 함께 한 곳을 바라보며 필름은 끝을 맺는다. 이는 어느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탐험가의 정신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함께 나아가겠다는 블랙야크의 브랜드 미션을 전달한다. 1990년대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엄홍길 대장과 떠난 히말라야 등반길에서 알피니스트의 짐을 지고 우직하게 산을 오르는 검은 소 ‘야크’에서 영감을 얻어 ‘블랙야크’라는 브랜드명을 탄생시킨 일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이번 필름은 유명 모델 대신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알피니스트인 실제 블랙야크 소속 필드테스터이자 애슬릿과 함께 촬영했다”며 “미지의 땅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갔던 탐험가들의 여정을 통해 블랙야크의 브랜드 철학을 진정성 있으면서도 은유적으로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블랙야크는 기존의 틀을 깨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응원하는 ‘Live. Different (다르게 살아보기)’ 캠페인에서 아티스트 최미애, 최연우 부부 편과 방송인 김나영과 아들 신우 편, JTBC 슈퍼밴드 우승팀 호피폴라 편 등 각각 자연과 함께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마주한 이들의 실제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영상을 통해 자신의 선택이 틀린 것이 아닌 다를 뿐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스토리텔링·B급 감성으로 친숙하게코오롱스포츠는 최근 정체성 회복에 나서며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 나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없다’는 뜻을 전하고자 발탁한 배우 김혜자를 모델로 아이슬란드 여행 영상을 공개했다. ‘꿈을 향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이번 영상은 오로지 김혜자와 자연에만 집중해 자연에 대한 경외와 지나온 삶에 대한 고찰을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한 스토리텔링으로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중년 배우들을 활용한 광고도 눈에 띈다. 탑텐의 신성통상은 11월 스페셜 이벤트 행복제 광고 모델로 배우 이덕화를 발탁했다. 그는 지난해 탑텐의 발열 내의 광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기존 TV 광고뿐 아니라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광고도 확대되는 추세다. LF는 LFON에 배우 배정남의 경상도 사투리 ‘천지삐까리’를 활용한 언어 유희 광고로 젊은 소비층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먼데이박스’ 채널을 론칭하고 제품 리뷰뿐 아니라 일상 콘텐츠 등을 내보내며 고객과의 소통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해외 브랜드, 뮤지컬·다큐 광고로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브랜드 역시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찌(Gucci)가 지난 시즌 공개한 ‘SHOWTIME’ 광고 캠페인 영상은 화려한 색채감과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1950년대 뮤지컬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구찌는 화려한 세트 위 화면을 가득 채우는 노래와 댄스 등 주인공들의 퍼포먼스를 통해 1950년의 시대적 에너지를 가진 구찌 제품들의 정서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스포츠·라이프 브랜드 반스(Vans)는 브랜드 캠페인 ‘디스 이즈 오프 더 월(This is off the wall)’의 네 번째 챕터, ‘더 스피릿 오브 DIY(The Spirit of DIY)’ 에피소드의 영상을 통해 브랜드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오프-월’의 의미를 정의하는 메시지를 보여줬다. 액션 스포츠, 아트, 뮤직 그리고 스트리트 컬처를 바탕으로 ‘Do It Yourself’ 정신을 대변하고 있는 전 세계 반스 패밀리와 함께한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영상을 통해 창조적인 자기표현에 대한 개념을 전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사가 가진 지속가능한 가치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유명 모델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제품 광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광고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브랜드 스토리와 정체성을 담은 한 편의 영화 같은 광고처럼 스토리텔링을 부각하는 하나의 ‘콘텐츠’를 통해 이른바 브랜드 저널리즘의 확장을 보여주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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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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