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강 돌고래, 황제 타마린 원숭이, 파랑 모르포 나비 … 아마존에 사는 희귀종 이름들이다. 한번도 본 적 없는, 모르는 동물들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책이 있었지만, 살아갈수록 확인되는 것은 세계는 넓고 모르는 것은 많다는 사실이다.
돌고래는 바다에만 사는 줄 알았는데, 아마존에 가면 분홍색 돌고래가 강에서 산다고 한다. 원주민들에게는 친근해서 전설이 있을 정도이다. 전설에 의하면 돌고래는 밤이면 사람이 된다. 수컷은 미남 청년이 되어 처녀를 유혹해 임신시키고, 암컷은 미모의 여성이 되는데 유독 유부남을 유혹한다. 남성과 몇번 만나고 나면 돌고래는 그를 아기로 만들어 그 남성의 아내의 자궁으로 들여보낸다고 한다. 작은 원주민 촌락마다 뜻하지 않은 임신이 많았던 모양이다.
1,000만년 된 열대우림, 아마존은 지구상 동식물 종의 10% 이상이 서식하는 생물 종의 보고이다. 나무만 해도 1만 6,000종, 대략 3,900억 그루가 광대한 우림을 이루고 있다. 에덴동산 같은 그 땅에 사람이 등장한 것은 1만3,000년 전. 원주민들은 어머니 품에 안기듯 자연의 일부로 살았다. 수렵하고 채집하며, 돌고래들과 노닐며 살았을 것이다.
완벽했던 자연 공동체에 금이 간 것은 500년 전이다. 서구 제국주의의 물결을 타고 포르투갈 인들이 몰려와 개간이 시작되었다. 삼림은 베어나가고 원주민들은 내쫓겼다. 그럼에도 아마존은 끄떡없었다. 워낙 광대해서 인간의 개간은 어머니 대지의 털끝 하나 건드린 정도였다.
20세기가 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50년 전, 브라질 정부는 대대적 이주정책을 펼쳤다. 아마존 개간사업이다. 공짜 땅을 준다는 정부 광고를 보고, 개통된 도로들을 따라 수백만 주민들이 아마존으로 향했다. 도로가 뚫린 지역마다 삼림은 파괴되었다. 농지가 되고 목초지가 되었다.
이어 자본이 가세하면서 어머니 대지는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 다국적기업 등 거대자본들이 들어와 가공할 규모의 농업, 벌목산업, 목축업, 광산업을 펼쳤다. 우림은 무자비하게 훼손되었다. 8월부터 브라질 하늘을 연기로 메우고 있는 아마존의 거대한 불길들이 그 증거이다.
불은 아마존 개간의 필수 수단이다. 빽빽한 정글을 개간하려면 불을 내는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나무들을 베어내고, 그 아래 관목들이 마르기를 기다린 다음, 불을 내는 것이 삼림벌채의 3단계이다.
건기인 8월은 전통적으로 농부와 목축업자들이 불을 내는 달. 다음 농사와 축산을 위한 정지작업이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불이 많았다. 8월 한달에만 3만 여건으로 기록적이다. 삼림파괴가 갑자기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삼림보호 정책을 버리고 ‘아마존 개방’을 선언했다. 브라질의 가장 막강한 세력인 농업계 지지를 받은 그는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었다. 환경 대신 자본을 택하면서 삼림벌채는 배로 늘어났다.
아마존은 우리에게 물리적 정서적으로 멀다. 그 먼 땅의 불을 우리는 왜 걱정해야 할까?
아마존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열대우림인 아마존은 지구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의 20%를 생성한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이유이다. 아울러 삼림은 광합성 과정 중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한다. 울창한 초목의 증산과 습지의 증발작용으로 비를 만들어 기온상승을 막는 것 역시 우림의 역할이다.
열대우림 파괴는 이 모든 자연적 순환구조의 파괴를 의미하고, 그로인한 기후변화는 아마존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겪을 일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아마존 삼림파괴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는 주된 이유는 가축 사료용 대두 경작과 축산을 위한 목초지 개발이다. 브라질은 지구 역사상 최대의 쇠고기 수출국(연 60억 달러)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에 사는 포유류는 427종에 달하지만 그중 많은 것은 소떼이다. 삼림파괴로 조성한 땅의 80%를 5,000만 마리의 소들이 차지하고 있다.
유례없이 심각한 아마존 불길을 보며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맥도널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기업들에 아마존상품 수입중단을 촉구했다. 팀벌랜드, 반스 등 15개 패션 브랜드는 브라질산 가죽 수입 잠정중단을 결정했다. 핀란드는 유럽연합에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금지를 촉구했다. 국제적 압력에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60일 간 아마존 산불금지령을 내렸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고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말했다. 본 적없는 핑크 돌고래나 타마린 원숭이의 서식환경을 걱정하는 이유는 그들의 상황이 조만간 우리의 운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넓고 모르는 것은 많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브라질 고기 뷔페나 햄버거를 즐긴다면 자제할 필요가 있다. ‘불타는 아마존’은 남의 일이 아니다.
junghkw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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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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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비판만 할께 아니고 브라질에 전 세계에서 공기세를 드리면 되는일.무슨 기사만 뜨면 아주 그냥 날리들이야
지구온난화는 보수 꼴통들이 심각한 문제라는것만 인식해도 해결할수있었다. 허나 보수들은 아직도 지구온난화설이 거짓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석유 빵빵때고 플라스틱막 버리고 돈만 되는일이면 아마존 파괴하고 석유 송유관도 알라스카에서 미국까지 연결하고해서 인류는 서서히 자멸하고있다. 우리 후세들에게 미안할따름이다.
돈이 된다면 어떤일이든 서슴치않는 사람들의 욕심이 지구를 사람들의 영 을 건강을 망쳐놓는구나...ㅉㅉ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