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순환은 정직하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니 여름은 왔던 자리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DC의 뮤지엄들도 새로운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은 뮤지엄 별로 꼭 관람을 권하고 싶은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셔널 갤러리>
* Kaufman Collection
Kaufman 부부가 50년 동안 모은 초기 미국 가구 컬렉션 모음. 미국, 중국 및 프랑스 도자기를 포함하여 가구 및 장식 예술품 100 여 점으로 18-19세기 미국 가구의 정수를 보여준다.
* Alexander Calder Room
칼더의 방에 크고 작은 모빌 작품을 흥미롭게 설치하여 특별히 아이들에게 큰 관심을 받는 곳이다.
* Roof Top
2년 전 내셔널 갤러리 동관의 확장 공사 후 새로운 공간이 여러 곳 생겼다. 그 중 관람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루프 탑에 여러 점의 조각품이 설치됐다. 백남준의 작품도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뷰도 근사하다. 조각품 중 <푸른 닭>이 눈길을 끈다.
* Oliver Lee Jackson전
올리버 리 잭슨(1935-)은 현대 추상화에 표현의 모든 자원을 활용하면서 인물에 뿌리를 둔 복잡하고 독창적인 작업을 한다. 동적인 구성, 선명한 색상 및 다양한 재료의 표면이 관람객의 관심을 끈다. 지난 15 년 동안 작업한 작품 중 다수가 처음 공개되었다.
* Mark Rothko Room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내셔날 갤러리가 제일 많이 소장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로스코 전에 대여한 작품도 상당수에 이른다. 로스코의 작품만 감상하게 한 이 전시실은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새클러 갤러리>
* My Iran: Six Women Photographers
이란 출신 6명의 여성 사진작가들의 작품전. 억압 당하는 이란 여성의 현주소를 잘 담아냈다. 백 마디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전하는 효과가 얼마나 강력한 지 알게 된다. 아직도 남녀 불평등의 사회가 공존하는 곳의 사실적인 장면들을 담아냈다.
<허쉬혼 뮤지엄>
* Enrico David: Gradations of Slow Release
회화, 드로잉, 조각 및 설치물을 전통 조각기법으로 작업하는 엔리코 데이비드(1966-). 그는 1990년대에 패션 잡지에서 드로잉과 콜라쥬로 수놓은 캔버스에 기념비적인 자수 초상화를 제작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 몇 년 동안 다양한 매체에서 조각과 회화에 집중했고 최근작은 심리적 의미가 큰 대규모 초상화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의 첫 전시다.
* Mark Bradford: Pickett’s Change
원형의 허쉬혼 뮤지엄 건물 복도 벽을 이용한 전시다. 마크 브랫포드(1961-)의 대형 콜라쥬 작품전. LA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그의 작품은 미국은 물론 세계 여러 비엔날레에 초청되었다. 스케일이 크고 포스트모던적인 작품이 2층 복도 벽 전체에 걸렸다.
* What absence is made of
허쉬혼 소장품을 주제에 맞게 선별하여 전시하는데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허쉬혼의 자랑인 현대작품을 골고루 만날 수 있다.
<프리어 갤러리>
* James Macneil Whistler in Watercolor
휘슬러(1834-1903)는 미국 태생으로 유럽에서 활동한 화가다. 젊은 시절 파리에서 미술 교육을 받았다. 휘슬러의 그림은 궁정 화가들이 주류를 이루던 영국의 미술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다. 일본 우끼요에의 영향을 받아 초상화를 많이 그렸다. 이 전시는 휘슬러의 수채화만 보여준다. 런던과 파리에서 지냈던 날들의 추억을 음미하듯 수채화 특유의 분위기로 전한다.
* Peacoak Room
휘슬러의 동양적 취미의 애장품, 주로 자기류를 모아 놓은 피코크 룸. 당시 유럽에서 특별히 일본과 동양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 알게 된다. 한 공간에 디스플레이한 장식 디자인도 볼거리다.
<렌윅 갤러리>
* David Best’s Temple
1986년 래리 하비가 네바다 사막에서 여름맞이 파티를 열고 대형 나무 인형을 태운 것을 기원으로 하는 버닝 맨. 오늘날 7만여 명이 1주일간 참여하는 행사로 커졌다. 행사 마지막 날에 출품한 작품들을 태우는 전통을 이어간다. 자기 성찰과 기도의 공간으로 세운 이 <템플>은 2000년 이후 꾸준히 만들어져 일부는 버닝 맨에서 태워졌고 나머지는 렌윅 갤러리의 중앙 홀에 설치되었다. 나무 패널로 만들어진 이 작품을 실제로 보면 웅장함과 섬세함에 놀란다.
●도정숙
뉴욕, 서울, 워싱턴, 파리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짐. 세계 각지에서 국제 아트 페어와 200여 회의 그룹전 참가. 매거진 ART MINE에 미술 칼럼 기고 중. 저서로 <그리고, 글>이 있다.
<
도정숙 화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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