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50년 전에 역사상 최초로 인간이 달에 착륙했다. 3명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 에드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는 아폴로 11호를 타고 약 4일간 날아가서 달에 도달하였다.
미국의 상징 ‘독수리’로 명명된 달착륙선으로 몸을 옮겨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착륙한 장소는 ‘고요의 바다’로 불리어진 곳이었다. 인간이 달에 첫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순간을 세계인구의 20%가 경이로움과 흥분 속에서 TV 생중계로 보고 있었다.
달 표면은 아주 고운 먼지가루였고 첫발을 먼저 내디딘 암스트롱은 “이 순간은 한 사람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큰 도약”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하여 우주인들은 껑충껑충 뛰는 것처럼 달 표면을 걸어 다녀 선명한 발자국을 달 표면에 만들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올드린은 미리 준비해 가지고 간 성만찬을 달착륙선 안에서 들었고 며칠 뒤 지구로 돌아올 때 “우주, 달, 별들을 보니 하나님의 솜씨와 섭리를 봅니다. 인생이 무엇인데 그렇게도 생각하시나이까?”라고 하였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이들과의 역사적인 전화통화에서 “이 순간에 지구의 모든 사람은 하나가 되었다”라고 하였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약 21시간 달 표면에서 임무를 수행한 후 달착륙선에 다시 들어가 콜린스가 운행하여 달 궤도를 돌고 있던 우주선에 합류한 후 지구로 돌아와 태평양에 떨어졌다.
우주인들이 임무수행을 위해서는 멋진 우주복을 입어야 했다. 그들의 생명보호를 위해 절대 필요한 것이었다. 우주는 진공상태이기에 대기압이 작용하지 않고 있어 우주복 없이 우주 공간에 나가면 몸 안의 1기압과 우주의 0 기압사이의 압력 차로 몸이 터져버린다. 또한 기압이 낮아지면 액체의 끓는점이 낮아져 기압이 0인 우주에서는 상온에서도 사람의 혈액이 끓어오르게 되어 죽게 된다.
우주복의 내부 압력과 온도유지는 생명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태양열에 의해 생기는 수백도의 극 고온과 영하 수백도의 극한 환경으로부터 보호,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먼지와 각종 전자파 및 방사능의 위협으로 부터도 지켜준다.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며 우주비행사와 비행선과 통신을 이어주기도 한다. 우주복의 몸체부분은 열겹 이상으로 된 특수 재질이며 약 100kg나 되지만 우주공간에서는 무중력 상태이기에 어려움이 없다.
우주복을 입어도 멀미 증상은 힘든 일이었다. 사물들이 지구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배열되어 위아래가 없는 우주 공간에서 발생한 시각신호와 귀 안의 전정기관에서 발생하는 평형감각 신호들이 서로 다른 방향성을 나타내면서 신호들이 불일치하게 되어 혼란을 느낀 뇌는 어지럼증, 구토와 같은 증상을 일으켰다. 지상에서의 회전의자에 앉아 도는 훈련이나 멀미약, 특수 장치도 큰 소용이 없었고 결국 고통스런 시간이 흘러 적응 되어야만 하였다.
최첨단 과학의 결정판이었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사건은 재미있는 말을 탄생시켰다. “사람을 달나라에 보낼 수 있는데 왜 그들은 이러이러한 일들을 못할까?” 달 착륙의 대가는 적지 않았다. 우주계획에 쏟아 부은 돈은 천문학적인 액수였고 인종과 재정의 불평등에 대한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지난 50년이 지나면서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사람들 간의 관계는 더 서먹해지며 외로워지는 것 같다. 나는 역사적인 아폴로 11호 달 착륙을 보려고 초등학교 때 짝꿍이었던 춘미네 집 앞을 서성이고 있었지만 선뜻 초인종을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TV가 있었던 부잣집이었고 마침 같은 책상에 앉았던 짝이었으니 그 집에 놀러 갈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1주 전에 있었던 국어 받아쓰기 시험 때문에 그 아이하고 서먹해져 있었다.
선생님이 ‘장독’을 불러서 나는 자신 있게 ‘장독’이라고 쓴 후에 옆에 있던 춘미의 답안지를 보니 ‘장둑’이라고 써있지 않은가? 순간 혼동이 와서 ‘장둑’으로 고쳤다가 틀리고 말았다. 나는 춘미에게 부아가 치밀기도 하고 속으로 창피하기도 하여 그 아이에게 공연히 화를 내었다.
대문 앞에서 한참을 주저하다가 초인종을 눌렀다. 춘미가 나와서 반갑게 맞이하여 주는데 얼마나 신이 나던지. 흑백 TV에서 보이는 우주선과 우주인들도 신기했지만 나에게는 춘미가 가져다 준 맛있는 음식이 더 좋았다. 인류의 큰 도약보다도 한사람의 작은 따뜻함이 더 좋았다.
50년이 지난 지금 그 짝궁은 지구 어디에 살고 있을까? 장독도, 장둑도 아닌 김치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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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내과의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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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지구촌 난 이 말 이 참 맘에듭니다, 그런데 요즘 이 작은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더 작은 아메바 만도 못한 생각 행동 서로 물고 뜯고.. 한사람의 작은 따뜻함, 70년대 초에 내가 살았든 미국은 지금보다 이웃 끼리 서로 도우며 가찹고 따뜻하고 정겨웠었는데 그때가 그립군요, 언제나 나만 아는 이기주위 자들이 없는 이웃과 함께웃고 떠드는그런 행복한 지구촌이 될려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