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리버풀에 0-2…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 불발
▶ 케인 선발 투입과 초반 PK골 허용이 결정적 패인
리버풀 선수들이 챔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AP]
첫 챔스 결승에서 고배를 마신 뒤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손흥민. [AP]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 손흥민과 토트넘(잉글랜드)이 리버풀(잉글랜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8-19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은 경기 시작 직후 불운한 페널티킥으로 내준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리버풀에 0-2로 패해 분루를 삼켰다. 이로써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오른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반면 리버풀은 지난해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구단 사상 6번째로 유럽 무대 정상으로 등극했다.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불리는 2005년 결승 이후 14년 만이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의 왼쪽 날개로 선발 출장, 풀타임을 소화하며 2011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8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를 누빈 한국선수가 됐으나 팀 패배로 경기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불구,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 공격수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치며 분전했고 경기 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토트넘 공격수 가운데 최고평점을 받았다.
토트넘의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아약스(네덜란드)와의 4강전의 영웅 루카스 모우라를 벤치에 앉히고 발목부상으로 지난 50여일 동안 단 한 번도 실전경기에 뛰지 못했던 에이스 해리 케인을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했는데 결과론이지만 이것이 패착이 됐다. 케인은 확연히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이며 풀타임을 뛰고도 볼 터치가 전반 11번, 전체 26번에 그쳐 토트넘 선수 중 가장 적었을 정도로 경기 내내 거의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었고 경기 종료 직전 한 차례 슈팅이 이날 그의 보인 활약의 전부였다. 그가 아직 실전, 더구나 팀 역사상 최대 빅게임에 나설 몸 상태는 아니었음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부진한 케인과 함께 이날 토트넘의 발목을 잡은 또 다른 요소는 경기 시작 직후에 나온 페널티킥이었다. 킥오프 26초 만에 사디오 마네의 크로스가 무사 시소코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돼 모하메드 살라에게 2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것이 너무도 뼈아팠다.
경기 시작 직후 허무하게 실점한 토트넘은 이후 수비적인 경기를 한 리버풀을 상대로 높은 볼 점유율을 보이며 반격을 노렸지만 전반 슈팅이 단 2개,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이렇다 할 찬스는 없었다. 공격수 가운데선 오직 손흥민이 고군분투했지만 그 역시 퍼스트 터치가 불안하거나, 마지막 터치가 불운하면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특히 전반 10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개인기로 수비수 2명을 순식간에 제쳤으나 마지막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가 볼을 걷어낸 장면과 전반 20분 역습 상황에서 1대1로 맞선 마지막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제치려다 볼을 놓친 장면이 아쉬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으로 이동했고 토트넘의 공세는 더욱 강화됐으나 리버풀의 벽은 단단했다. 토트넘은 65%에 달하는 볼 점유율로 리버풀을 지속적으로 압박했으나 여전히 마지막 패스, 마지막 돌파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리버풀이 역습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후반 24분 제임스 밀너의 날카로운 왼발슈팅이 토트넘 오른쪽 골대를 스치듯 지나가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30분 다시 한 번 손흥민의 돌파가 번뜩였다. 상대진영 중앙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이 순간적인 스퍼트로 리버풀 수비수 3명 사이로 치고 들어갔는데 마지막 슈팅직전 반 다이크가 볼을 걷어냈다. 이어 35분엔 손흥민이 페널티아크 뒤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때렸으나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이 몸을 날리며 쳐냈고 1분 뒤 손흥민의 왼발슈팅은 빗맞아 골키퍼 앞으로 가고 말았다. 이어 40분엔 크리스천 에릭센의 왼쪽 프리킥이 역시 알리송의 선방에 막혔다.
계속된 토트넘의 공세에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리버풀은 후반 42분 오른쪽 코너킥에서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교체멤버 디복 오리기의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 2-0으로 달아나며 사실상 숨 돌릴 여유를 찾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손흥민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때린 것도 알리송이 몸을 날리며 쳐내 2골차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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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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