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베조스는 아마존의 창업자로 재산이 무려 1,250억 달러로 추산되는 세계 제일가는 갑부다.
내셔날 인콰이어러(National inquirer, 이하 NI)는 주간 황색지다. NI의 본사는 아메리칸 미디어 회사(AMI)인데 그 사장은 데이빗 펙커다. 펙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다. 그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트럼프와의 염문을 폭로하겠다는 플레이메이트 출신 여성의 글을 15만 달러에 사서 사장시켜 버렸었다. 펙커는 그 사건으로 연방검찰의 조사를 받던 중 증인으로 협조하는 조건으로 문책을 당하지 않는 거래를 해 놓은 상태였다.
NI가 2016년 대선 기간 중 ‘힐러리 클린턴은 6개월 밖에 더 못산다’ 그리고 ‘힐러리와 (그의 측근)은 감옥행이다’라는 제목의 톱뉴스(?)들을 특종 보도한 한 것만 보아도 그것이 많은 경우 거짓 뉴스 제조기이지 정상적인 신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 베조스와 NI의 대판싸움이 벌어졌다. 그 싸움은 6월 달에 베조스와 그 부인 맥켄지 터틀이 이혼하기로 한 시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 부인은 베조스와 1994년에 시애틀의 자기 집의 차고에서 아마존을 창업했을 뿐만 아니라 세 아들을 낳아준 조강지처였다.
갑자기 이혼한다고 해서 세계신기록의 재산분배가 될 것이라는 등 뒷이야기가 많은 가운데 베조스가 TV앵커였던 로렌 산체스와 불륜관계를 가져왔었다는 것이 이혼 근거라는 게 NI를 포함한 신문들에 보도됐다.
그런데 베조스가 유명한 사립탐정을 고용하여 NI가 베조스와 산체스의 간통관계만이 아니라 두 사람사이에 교환된 하반신의 사진들을 어떻게 입수 했는가를 조사하게 된다. 그러자 NI측은 변호사를 통해 베조스가 NI의 그런 보도는 정치성을 띤 것이 아니라고 발표하고 그 조사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 노골적인 사진들을 NI에 게재하겠다고 위협한다. 베조스는 그런 위협을 공갈로 규정하고 맞서 싸우겠다고 공언하게 된다. NI측에서 소유하고 있는 베조스와 산체스의 부끄러운 사진들이 게재되어도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반응이다.
베조스의 많은 회사들 중 하나는 워싱턴 포스트다. 그는 2013년에 포스트를 2억5,000만 달러로 전 발행인 그래함 가문으로부터 매입했다. 그러면서도 발행인 자리는 친구에게 맞기고 신문작성과 논조에는 일체관여를 하지 않는 자세를 취해왔다. 포스트에서는 베조스나 아마존에 관한 기사를 실을 때는 (포스트는 베조스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괄호 안에서 밝힌다. 그러나 트럼프가 뉴욕타임스 등 매스 미디어를 공격할 때 “아마존 워싱턴 포스트”라는 표현을 즐겨 쓰는 것만 보아도 트럼프의 반 베조스 정서를 읽을 수 있다.
베조스에 대한 포스트의 보도와 논평의 중립성은 베조스와 NI의 분규 취급에서도 잘 들어난다. 지난 9일자 사설에서 NI의 베조스에 대한 위협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질책하면서 포스트와 미국 미디어의 대다수는 그런 방식을 쓰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베조스가 포스트의 주인이 된 다음에 포스트의 취재방향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았으며 편집국의 기자들과 편집인들은 그런 노력이 있다면 단연 거절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같은 날에 실린 NI와 베조스의 싸움이 베조스에게 끼칠 영향에 대한 분석기사에서도 그가 경쟁자들을 가혹할 만큼 밟아오면서 정상에 오른 역사가 언급된다. 베조스가 평소부터 아마존 직원들에게는 개인들의 행동이 회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해왔는데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배신은 이율배반이 아닌가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NI와의 싸움에서 “포스트의 소유주는 아마도 가장 개인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게 일면에서 시작돼 안쪽으로 간 13면의 제호다. 그 기사 가운데는 현재가 베조스 제국의 위기라는 표현도 나온다.
연방정부와의 AWS(아마존 웹서비스)의 계약이 언급된다. AWS는 현재 CIA와 6억 달러짜리 계약을 가지고 있으며 펜타곤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100억 달러짜리 계약 경쟁에 참여하고 있단다. 또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이란 우주항공관계회사는 새로운 로켓개발을 위해 5억 달러짜리 계약을 공군으로부터 획득했다. 그러나 베조스가 포스트를 매입한 것이 재정난을 겪고 있던 그 신문을 살리고 저널리즘의 정도를 걷게 하겠다는 이타심에서 나온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없는 것은 아니다. 뉴 리퍼블릭이란 진보계 잡지는 베조스가 수억 달러를 들여 그 신문을 강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900여명의 저널리스트들을 고용하고 전 세계적으로 지국들을 운영하게 한 결과는 칭찬하면서도 그의 포스트 매입 동기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베조스는 포스트를 매입함으로써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다분히 전략적 목적에서 그리했다는 분석이다. 연방의회에서 아마존의 비즈니스 수법들을 검토하고자 하는 시점에서 포스트는 베조스나 아마존의 해자 또는 외호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의 2020년 대선 후보들 가운데는 아마존 같은 하이텍 거대회사들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베조스와 아마존의 앞날은 어찌 전개될까?
(301) 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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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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