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결혼식 식장 규모 줄이며 예산 절약
▶ 신부, 신랑 함께 손님맞고 드레스는 심플하게
스몰웨딩엔 부케도 중요 신부 얼굴형 고려를
스몰 웨딩에 어울리는 드레스는 심플한 게 특징이다. 귀여운 프릴 소매가 팔뚝을 가려주는 소녀풍의 드레스. 포마이시스 제공(첫 번째) .어깨부분만 레이스로 덮은 여신풍의 드레스. 요조드레스 제공 (두 번째). 과감하게 종아리를 드러낸 포마이시스의 크롭탑 드레스. (세 번째).
요즘 젊은 한인들 사이에서는 ‘결혼식이란 치러내야 할 목표가 아니라 만끽해야 하는 과정’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듯 하다. 바로 스몰 웨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생의 가장 중요한 사건임에도 주체는 소외되고 마는 관습과 격식에 얽매여 하는 의식에 대한 피로감과 경기침체기의 새로운 수요가 만나 이뤄낸 의미 있는 변화다. 그렇다고 일생에 한번 입는 여자의 로망, 웨딩드레스마저 포기할 순 없을터. 휘황찬란한 드레스는 아니어도 초라해 보일 수는 없는 법. 일생일대 가장 예쁜 순간으로 남겨줄 드레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스몰 웨딩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품만 팔면 작은 돈으로도 빌려 입을 수 있는 스몰 웨딩 전용 드레스샵도 있다. 반듯한 생각과 또렷한 주관을 돋보이게 해줄 작은 결혼식의 아름다운 드레스. 전문가들에게 제대로 고르는 노하우를 배워본다.
▶긴 예식… 심플한 드레스가 진리
스몰 웨딩은 어디서든 가능하다. 레스토랑, 재즈바, 갤러리, 소극장, 펜션 정도가 주요 웨딩 장소다. 아무리 많아도 하객 수는 양가 합쳐 150명을 넘기지 않는다. 대신 예식시간은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이런 점 때문에 드레스는 첫째도 심플, 둘째도 심플이다. 스몰 웨딩 드레스 디자이너들은 “예식이 길고 프리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웨딩드레스가 너무 길거나 거추장스러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식 내내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도우미 없이도 혼자서 입고 벗을 수 있으며, 모양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드레스여야 한다.
스몰 웨딩은 순서가 다르다. 먼저 예식 장소를 고르고, 진행방식과 스타일 등 구체적인 웨딩의 그림이 그려진 이후에 드레스를 보러 와야 전체적인 콘셉트에 맞춰 드레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예컨대 레스토랑 웨딩은 조명이 안쪽에서 간접적으로 비치기 때문에 소재는 실크처럼 심플하면서 고급스럽고 라인은 미니멈한 대신 큐빅이나 비즈 장식이 화려하게 반짝거리는 드레스가 좋다. 반면 야외 결혼식은 레이스 소재를 사용한 매우 페미닌한 소녀풍 드레스에 화관 등의 꽃장식이 잘 어울린다.
스몰 웨딩의 여주인공은 신부대기실에 앉아 있는 대신 신랑과 함께 하객을 맞으며 돌아다니기 때문에, 면사포와 트레인(드레스에서 길게 끌리는 옷자락)은 짧고 심플하게 한다.
베일은 정수리 부분이 아닌 뒤통수 중간에서 시작해 살짝만 끌릴 정도로 늘어뜨려 결혼식 본연의 분위기를 살리거나 아예 짧게 떨어지는 스타일로 하는 신부들이 많다.
▶긴 소매 레이스, 팔뚝 굵어 보여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가 입어 전세계적으로 유행시킨 긴 소매 레이스 드레스는 여전히 국내에서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팔뚝을 가려줘 날씬해 보일 것 같지만 막상 입어보면 제대로 소화하기 만만치 않은 드레스임을 절감한다.
레이스가 신축성 없는 소재인 데다 컬러도 화이트이다 보니 팔 라인이 둔탁하고 뚱뚱해 보이기 쉽다.
굳이 입고 싶다면 손목보다는 팔꿈치까지만 내려오는 엘보라인으로 고른다. 이 디자인의 드레스는 보통 어깨도 넓어 보이기 때문에 살짝 퍼프가 들어가 있는 게 좋다.
어깨 끝에서 0.5인치 들어간 지점에서 퍼프가 시작되면 팔도 여유있게 움직일 수 있고 날씬해 보인다.
허리는 조이고 엉덩이는 풍성하게 부풀리는 벨라인 드레스도 상체가 상대적으로 날씬해 보일 거라는 통상의 기대를 배반한다.
몸매가 글래머러스한 신부라면 절대 피해야 한다. 글래머 신부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는 무광택 실크 소재에 몸에 밀착된 디자인. 인어공주 스타일의 머메이드 드레스가 좋은데, 보통 무릎에서부터 퍼지기 시작하는 것과 달리 허리 밑 10인치 밑에서부터 퍼지는 디자인이 더 날씬해 보인다.
틀에 박힌 형식을 싫어하는 보다 과감한 신부들은 아예 원피스 스타일의 짧은 웨딩드레스를 입기도 한다. 한 드레스샵 관계자는 “무릎을 덮는 기장의 A라인 드레스는 활동적이면서도 어느 정도 격식을 차린 느낌이 나 레스토랑 웨딩에서 많이 입는다”고 말했다.
웨딩드레스와 원피스의 경계를 도발적으로 무너뜨린 디자인들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유행시킨 크롭탑을 흰색의 장식 없는 원피스 드레스에 덧입거나, 하의는 반바지로 된 투피스 드레스도 나왔다.
하지만 종아리를 드러내는 이런 과감한 드레스들은 키가 작은 신부에겐 실패 가능성이 높다. 종아리가 길어야 길쭉하고 시크한 느낌을 살릴 수 있는데, 단신의 신부에겐 달성하기 어려운 미션.
웨딩에서 신부에게 매치되는 부케 선택도 중요하다. 아담한 신부에게 어울리는 부케.
▶부케는 얼굴형에 맞게
‘심플’이 모토인 스몰 웨딩용 드레스에는 부케가 포인트로 더더욱 중요하다. 그렇다고 홀로 화려하게 튀어서도 안 된다. 예식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흰색의 심플한 드레스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요즘 스몰웨딩은 야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꽃다발 형태의 내추럴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신부들이 많다”며 “방금 꺾은 꽃을 손으로 그러모은 듯 꽃대가 자연스럽게 노출된 내추럴 핸드타이드(hand-tied) 형태가 대세”라고 말했다.
부케는 결혼식 장소와 신부의 체형ㆍ얼굴형을 면밀히 고려해서 골라야 드레스의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다. 얼굴이 긴 신부가 카라나 백합처럼 길게 만들어야 예쁜 부케를 들었다간 낭패다.
수국이나 작약, 리시안셔스처럼 적당한 크기의 동글동글하고 여린 느낌의 꽃을 고르는 게 좋다.
반대로 동그란 얼굴의 신부는 얼굴이 더 동그래 보이는 이런 꽃들을 피하고 튤립이나 히아신스 같은 너무 길지는 않을 꽃을 골라 부케를 만들면 된다.
체격이 큰 신부라면 작은 꽃들이 모여 덩어리를 이루는 수국이나 꽃송이가 큰 작약은 더욱 거한 느낌을 줄 수 있으니 피하고, 세이지나 베로니카, 델피늄, 무스카리처럼 가늘고 여린 느낌의 줄기가 긴 소재를 택한다.
아담한 체형의 신부는 반대로 왁스플라워나 미니 장미 같은 크기가 잘디잔 꽃 대신 수국이나 작약, 다알리아 같은 얼굴이 큰 꽃을 고르는 게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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