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모기지금리 4.13%까지 올라…4.5%로 오르면 대도시 매달 13만원 추가부담
▶ 주택구입 희망자 79% “금리가 부동산에 악영향”…日·韓 부동산 시장에도 여파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저금리와 함께 성장해 온 전 세계 부동산 시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금(모기지)과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대출금의 이자부담 상승을 부르면서 미국 국민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기지 상환이 가장 큰 부담이 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미국 가구의 부채 규모는 전 분기보다 0.5% 늘어난 12조3천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8조3천500억 달러가 모기지에 해당했다.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이미 대선 이후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책 모기지 보증 기관인 프레디 맥의 집계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지난주 4.13%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올해 7월 3.41%까지 내렸다가 이후 대선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버크셔해서웨이 홈서비스의 스티븐 필립 사장은 "모기지 금리가 대선 이후에 튀어 올랐고 연준의 결정으로 좀 더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조사업체 질로는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금리가 약 4.0%에서 4.25%로 오를 것으로 가정하면 미국 12개 주요 도시의 대출자가 매달 최대 13만원의 대출 이자를 더 내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출자 부담이 가장 커지는 지역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로, 매달 112달러(약 13만원)를 더 부담해야 한다.
이외에도 샌프란시스코 거주 대출자는 매월 95달러, 로스앤젤레스-롱비치-애너하임 거주자는 68달러를 추가로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관측 속에 미국 국민도 이번 연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해서웨이 홈서비스가 10∼11월 미국인 2천509명을 상대로 실시한 '주택 보유자 정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주택 보유자의 76%, 향후 보유 계획이 있는 이의 79%가 기준금리 인상이 오늘날 주택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벌인 조사 결과보다 각각 16% 포인트, 8%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다른 국가의 고민도 깊어진다.
당장 일본에서는 트럼프 랠리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10년물 국채 금리가 0.08%까지 올랐다.
10년물 국채 금리를 0%로 맞추겠다던 일본은행은 막상 손을 놓은 상태다.
시라이 사유리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일본은행이 지금 이 순간에 일본 국채시장에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일본은행이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를 0∼1%로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이달 초 주요은행들도 줄줄이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렸다.미즈호·미쓰비시도쿄·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은 현재 1.2∼1.3%인 모기지 금리를 최대 0.12%까지 올렸다고 일본 NHK는 전했다.
한국의 경우 부동산 시장이 최근 얼어붙기 시작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11·3 부동산 대책과 잔금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 주 대비 0.01% 상승했으며, 전셋값은 0.03%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서초, 강남, 송파구 등의 아파트 매매가는 0.05∼0.07%씩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얼마든지 생기면서 부동산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특히 한국은 1천300조 원 규모의 가계부채 문제가 늘 뇌관으로 지적돼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부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최근 집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에 달했다.
집계 대상인 42개국 가운데 스위스(127.7%), 덴마크(123.6%), 호주(123%), 네덜란드(111.3%), 캐나다(99.8%), 노르웨이(98.9%), 뉴질랜드(94%)에 이어 여덟 번째로 높은 국가로 꼽혔다.
부채 증가속도도 빠른 편이다.
2015년 2분기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5.7%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단 1년 사이에 부채 비중이 4.3% 포인트 올랐다.
최근 1년 새 증가 폭을 따지면 노르웨이(6.5%포인트), 캐나다(4.7%포인트), 중국(4.4%포인트)에 이어 한국은 42개국 가운데 4번째로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빠른 국가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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