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타운 노인센터, 요가·외국어 등 인기강좌 줄서기 경쟁
▶ 건립지원금 중 46만달러 상환도 고무적, 월 1만2,000달러 운영기금은 당면 과제
수강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한인타운 노인센터가 최근 한인 노인들이 가장 자주 찾는‘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16일 노인센터 요가 프로그램 수강생들과 박형만 이사장(앞 줄 가운데)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박상혁 기자>
요즘 LA 한인사회에서 가장 핫한 단체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한인타운 노인센터(이사장 박형만, 이하 노인센터)를 꼽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매일 수백여명씩 한 달이면 6,000여명의 한인 노인들이 북새통을 이루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어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LA 한인회와 운영권을 놓고 오랜 갈등을 빚어왔던 것과 비추어보면 놀라운 변신이다. 고질적인 갈등에 시달리던 노인센터가 지난 3년간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이제는 한인 노인들의 사랑방 수준을 넘어‘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한인 노인들 사이에서 수강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가 뜨거운 노인센터를 찾아가봤다.
■월 수강생만 6,000여명 북적
6일 오후 찾아간 노인센터에는 강당을 가득 메운 120여명이 한인 노인들이 요가 열공 모드에 빠져 있었다.
이번 학기에 개설된 30여개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히는 강좌다. 수강생이 넘쳐 신청 희망자들을 다 받지 못했지만 노인센터 강당이 비좁을 지경이다. 강당 바닥에 매트를 깔고 이영란 강사의 지도에 맞춰 요가 동작을 따라하는 노인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노인센터 강의시간에 맞추려고 아침이면 서둘러 도시락을 준비해 버스를 타는 것이 너무 즐겁다. 강의 시간마다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다. 내 권유로 노인센터 강좌를 듣게 된 친구만 다섯 명이 넘는다”70이 넘은 정 할머니는 노인센터 강좌를 이미 5개나 듣고 있어 매일 노인센터로 출근하다시피 하고 있다.
노인센터가 한인타운의 가장 핫한 장소로 떠오른 데는 센터측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들이 노인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만 이사장은 “새 학기를 앞두고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서로 인기 과목을 수강하려는 노인들이 수백명씩 줄을 서기도 한다”며 “한인 노인들이 원하는 짜임새 있는 강좌 프로그램 개설을 위해 노력한 것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중국어 강좌에 이어 올해도 수강생이 100명이 넘는 강좌만 스패니쉬, 영어, 라인댄스, 요가 등 4개나 되고, 스마트폰 교실도 여전히 큰 인기다.
박형만 이사장은 “노인센터에 등록한 한인 노인만 1만 5,000여명에 달하고, 한 달이면 총 6,000여명의 한인 노인들이 노인센터에서 각종 강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한인사회에서 노인센터만큼 한인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운 곳은 없다”며 “노인센터가 노인들의 배움의 터전이자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 봉사하는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뿌듯해 했다.
■LA시도 큰 관심… 한인 노인들 열기에 놀라
노인센터에서 강좌를 듣는 하루 수강생만 500여명에 달하고 매월 6,000여명의 한인 노인들이 오가는 커뮤니티 센터로서의 제자리를 잡아가자 노인센터를 바라보는 LA 시 관계자들의 시선도 크게 달라졌고, 이제 한인 노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지난 해 LA 시 교통국 고위 관계자들이 노인센터를 찾아 한인 노인들의 올림픽가 버스 이용 불편 민원 해결에 나선 것이 좋은 예.
당시 시 교통국 고위 관계자는 노인센터에서 공청회를 열어 한인 노인들의 생생한 민원을 청취하고 적극적으로 버스 이용 불편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해 노인센터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형만 이사장은 “연방 이민국에 이어 시 교통국 관계자까지 노인센터를 찾았던 것은 노인들의 사랑방에 머물지 않고 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커뮤니티 센터 역할까지 하게된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고 말했다.
10지구 허브 웨슨 시의원실도 노인센터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노인센터를 찾았던 이날도 시의원실 제이미 황 보좌관이 직접 나와 노인센터측이 요구한 ‘가로수 가지치기’ 민원을 열심히 청취하고 있었다.
박관일 노인센터 국장은 “노인센터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 허브 웨슨 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도 노인센터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노인센터의 역할이 앞으로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LA시 지원금 조기상환할 것”
노인센터가 지난 해 4월 45만 9,000달러의 LA 시 지원금을 상환한 것도 큰 화제였다.
건립 당시 LA 시 재개발국(CRA/LA)로부터 지원받은 190만달러 지원금 중 25%에 해당하는 45만 9,000달러를 단 3년만에 공식 상환한 것이다.
노인센터는 190만달러 지원금을 현금 상황이 아닌 봉사 서비스 형태로 상환하게 되어 있어 45만 9,000달러를 단 3년 만에 상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박형만 이사장은 “노인센터가 지난 2013년 10월부터 시작한 봉사 프로그램 실적을 계산한 것이어서 연간 갚게 되어 있는 19만달러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어서 당시 LA 시 관계자들이 매우 이례적이고 모범적인 실적이라고 놀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LA시에 연간 19만달러로 제한된 상환한도를 높여달라고 요청해 190만달러 빚을 조기에 상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노인센터는 건립 당시 LA 시로부터 현 부지를 년간 1달러씩 30년간 장기 대여를 받았고, CRA/LA를 통해 190만달러의 건립기금을 지원받았다. 지원금은 노인센터가 커뮤니티 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19만달러씩 10년간 LA시에 상환하도록 되어 있다.
■운영기금 확보가 가장 큰 과제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한인노인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노인센터가 현재 당면한 문제는 월 1만 2,000달러에 달하는 운영기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노인센터의 모든 강좌 프로그램들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수강료 수입이 전혀 기대할 수 없어 운영기금의 대부분을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어 노인센터가 앞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보다 항구적인 운영기금 확보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월 1만 2,000달러의 운영예산 중 기부금 형태로 받고 있는 임대수입 4,500달러를 제외하면 예산의 상당 부분을 기부에 의존하고 있고, 부족한 재정은 이사장이 부담하고 있는 실정. 박 이사장이 그간 운영기금으로 기부한 금액만 6만달러에 달한다.
박형만 이사장은 “그간 한인 교회, 단체, 기업들이 꾸준히 도움을 주셨고, 후원행사를 통해 모금활동도 벌였지만 여전히 운영기금 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며 “운영기금이 확보되어야 한인 노인들에게 유익하고 다양한 무료 강좌 프로그램들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센터측은 현재 운영기금 확보를 위해 노인센터 인근 도로에 정기적으로 파머스 마켓을 개설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후원회원 확보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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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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