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보라 서 변호사 17년째 소장 맡아 30개언어로 봉사 한인 이용자 2번째
▶ 올 280만달러 모금 곧 윌셔가로 이전
지난해 LA카운티 커미션 포 우먼이 선정한‘올해의 여성상’ 을 수상한 아태여성보호센터 데보라 서(앞줄 왼쪽 두번째) 소장이 이사진과 스탭진의 축하를 받고 있다.
1994년 여성폭력방지법(VAWA·The Violence Against Women Act of 1994)이 채택된 이후 여성 폭력은 엄연한 범죄행위로 규정됐다. 정부의 도움이 법으로 보장되었다는 의미다. 법의 도움은 커녕 소수계로, 이민자로 수치와 모멸을 참아야만 하던 시기 성폭력 피해자라는 나락에서 그들을 구해온 아태계 비영리단체가 있다. 데보라 서 변호사가 올해로 17년째 소장으로 39명의 스탭들과 3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끌어가고 있는 아태여성보호센터(CPAF)이다. CPAF는 웨슬리 타나카 이사장으로 중심으로 14명의 이사가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그 중 한인은 제이 정 변호사, 데보라 윤 존스 변호사, 이호건씨, 제인 리 콜 변호사가 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6년의 이사 임기를 끝내고 자문위원이 된 리사 배 변호사(2014년 이사장 역임), 문애리 UCLA 교수가 있다. 법과 정부가 보장해주는 도움을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 건설;을 목표로 아태계 여성들과 그 가족들의 특정한 문화와 언어적 요구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태여성보호센터(Center for the Pacific Asian Family)를 소개한다
■ 한국어 등 30개 언어로 24시간 핫라인 가동
“CPAF의 도움을 받는 아태계 여성들 중 한인이 두 번째로 많아요. 가정폭력 피해도 피해지만 직장이나 학교에서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들, 미국을 방문했다가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들도 있죠”17년 째 아태여성보호센터(CPAF)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데보라 서 변호사는 CPAF핫라인을 찾는 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한밤 중에도 집을 나선다. 경찰서에서 전화가 걸려오는 날이면 밤을 꼬박 새우기가 부지기수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18개 언어로 걸려온 응급 전화가 3,861회로 그 중 163명이 여전히 센터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UC버클리, 로욜라 법대 재학 시절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아 가정폭력과 인신매매를 전공했고 가정법 전문 변호사가 된 데보라 서 소장은 LA법률보조재단 아태부 담당으로 7년 가량 봉사를 하다가 1999년 아태여성보호센터 소장으로 부임했다. LA카운티 인권위원회 로빈 토마 사무국장이 남편이고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그녀는 CPAF 소장으로 일하면서 얻은 것이 정말 많다고 했다.
현재 CPAF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인 직원 9명을 포함해 39명의 스텝들이 30개의 아태계 언어로 서비스를 한다. 24시간 응급전화(핫라인) 서비스와 응급 보호소, 장기 보호소, 상담 프로그램, 상담, 성폭행 대응기관(SART), 안전계획과 위기관리,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 아동 및 청소년 대책 프로그램 등이다.
CPAF에 도움을 청하는 여성들이 많아질수록 서 소장의 책임과 의무는 막중해지지만 39명의 스텝들과 2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어 큰 힘이 된다. 서 소장은 “지금 8학년인 둘째를 낳고 키우면서는 정말 힘들었어요. 임신 8개월인가 경찰서의 전화를 받고 우왕좌왕했을 때는 한계를 느끼기도 했죠. 당시 부딪히는 현실이 성폭행 피해자를 돌보는 일이다보니 아들이 어릴 때는 공공화장실에 절대 혼자가지 말라고 당부에 당부를 했을 정도죠. 어린 소년들이 화장실에서 아동 성희롱을 경험하는 일이 많아요. 8명에 한명꼴로 남성들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통계가 있다”고 밝혔다.
■ CPAF 커뮤니티 센터의 한인타운 이전
“오는 12월14일 CPAF 커뮤니티 센터가 한인타운 한복판으로 이전합니다. 새로운 사무실은 지금보다 훨씬 공간이 넓어서 성폭력 피해를 방지하는 청소년 예방 교육,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계몽 캠페인에 더 치중할 계획입니다”아태여성보호센터(CPAF)는 지난 1978년 캘리포니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등 아태지역 언어로 가정폭력 및 성폭력, 아동학대 피해자들에게 상담과 도움을 제공하는 핫라인(1-800-339-3940)을 개설했다.
CPAF 설립자는 필리핀계 여성 닐다 리몬티로 강간 핫라인 개설로 시작된 서비스였다.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아시안 커뮤니티에는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고도 영어 구사의 어려움으로 신고를 못하고 문화적 차이로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하고도 누군가에게 호소하지 못하고 고통 속에 살아가는 아태계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4시간 응급전화 서비스를 확대해 보호소로 할리웃 센터를 개소했다. 1982년 3월26일자 LA타임스에 따르면 1981년 개소한 할리웃 센터는 13가정이 숙식 가능했다. 첫 해 정부 그랜트 7만5,000달러를 받아 운영에 들어갔지만 6월도 채되지 않아 운영비가 없어 전전긍긍했고 유태인 단체의 천사 기부로 유지할 수 있었다.
■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
“내년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 소수계와 여성, 이민자를 위한 정부 재정지원 프로그램에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몰라요. 올해 CPAF는 운영기금 330만 달러 중 정부 지원금이 70%를 차지합니다. 올해 정부로부터 3개의 그랜트를 받았는데 내년에는 그 중 2개를 받지 못하리라 각오하고 있죠”아태여성보호센터가 공개한 2014-2015 재무제표를 보면 정부 그랜트가 196만9,441달러로 총수입의 58%를 차지한다. 이어 기부 물품 및 서비스(26%), 재단기금(9%) 기부금 및 기타 수입(7%)으로 충당한다. 지출은 항목별로 보호소 프로그램 113만7,933달러(36%), 커뮤니티 프로그램 108만2,058달러(34%), 장기 보호소 프로그램 60만4,518달러(19%) 그리고 운영비 23만7,700달러(7%), 개발비 12만5,352달러(4%)순이다.
정보 그랜트가 줄어들면 당장 CPAF의 임시 보호소(13가정 지원)와 장기 보호소(7가정), 커뮤니티 센터(61가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지 모른다. 그렇지만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는다. 아태계 커뮤니티에 반드시 필요한 센터이고 소수계와 이민자 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업무이며 시간과 노력을 다해 자원봉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특히 서 소장은 내년부터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성폭력 예방 교육과 계몽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차세대 리더들을 양성해서 이들이 변화시킬 세상을 기대해보고 싶어서다.
“CPAF는 매년 가을 갈라 행사를 통해 기금 조성을 하고 있어요. 올해 38회째 갈라가 열렸는데 281만여달러를 모금했죠. 처음 소장으로 부임해서 모금한 액수가 약 3만 달러였으니 100배 많아진 액수죠. 변함없이 CPAF를 후원해주는 개인과 기업체들 덕분입니다”오는 12월14일 새로 이전하는 CPAF 커뮤니티 센터 주소 3424 Wilshire Blvd., Suite 1000 LA CA 90010 홈페이지 nurturingchange.org 핫라인 (800)339-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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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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