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론을 강의하던 날이 마침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라 학생들의 관심은 새 대통령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필자가 강의하는 곳은 5명의 하원의원, 2명의 상원의원, 시장, 주지사 모두가 민주당인 곳이라 많은 수의 학생들도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응원하고 있는 듯 보이고, 선거날의 뉴스도 90% 이상의 확률로 힐러리가 당선될 것이라는 보도로 기대들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 수업시간에 나온 선거결과는 트럼프의 당선이었는데도, 힐러리를 지지한 학생들의 기대(?)와 달리 미국 주가 지수가 오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학생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는데 왜 주가가 오르느냐고 시비조(?)로 질문을 하여왔다.
그래서 필자는 트럼프만을 볼 것이 아니라 이번 선거 전반을 봐야한다. 특히 이번에는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이 대통령 뿐 아니라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이겨 공화당이 행정부와 입법 양부를 모두 장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2차 대전 이후 미국 증권시장은 하원과 상원이 서로 다른 당이 장악하고 있을 때는 연평균 6.7% 상승하였지만 이번처럼 대통령과 양원을 같은 정당이 장악한 경우는 그 보다 60% 이상 높은 10.9%씩 올랐다. 이러한 결과로 이번 선거후에는 증권시장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미국의 역대 공화당 대통령 중에서 증권시장을 가장 많이 끌어 올린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인데 재임 기간 중 증권 시장은 118% 상승을 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증권시장은 매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더니, 그동안 평균 150일 정도 걸리던 다우 1000포인트 상승을 불과 12일 만에 이뤄, 2014년 다우 1만8000 고지를 넘은 후 거의 500일 동안 이루지 못한 다우 1만9000 달성을 이룬 것이다.
이러한 금융호황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예측한 17년 주기설과 맞물려 있다. 버핏은 1964년부터 1981년까지인 처음 17년간은 미국 증권시장이 거의 변동이 없더니 그 다음 17년간인 1999년 까지는 1,000%의 성장을 이뤘고 다음 17년이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낮은 증가를 보였으니 그 다음 17년간은 다시 한번 1980-90년대의 증권 호황을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학생은 트럼프가 멕시코와의 국경설치, 자유무역협정 철폐 등 보호무역적인 선거 구호가 많았던 탓에 많은 외국 학생들이 자국의 경제를 걱정하는 질문들을 하였다. 멕시코 학생의 경우 작년에 미국 1달러를 15멕시코 페소에 살 수 있었는데, 트럼프 당선 후 급격히 멕시코 환율이 떨어져 지금은 21페소를 줘야 1달러를 살 수 있으니 유학 비용이 많이 늘어나는 걱정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멕시코 정부는 금년 들어 이자율을 거의 두배로 올렸지만 그래도 멕시코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은 반으로 줄어들고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거기에 트럼프가 GM등 많은 자동차를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회사들에게 미국 고용 창출을 위해 미국으로의 생산거점을 옮길 것을 권고하고 있으니 많은 변화가 올 것이다. 한국인에게 인기 좋은 BMW나 벤츠는 내년 미국 판매 자동차의 100%를 미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나 아직 독일계의 폭스바겐은 미국내 생산 비중이 20%도 안되니 수익률 저하로 나타날 것이다. 폭스바겐은 도요타 등의 자동차 회사들의 평균 이윤률인 6%보다 훨씬 높은 18%를 기록하고 있는 포르셰 자동차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정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애플의 아이폰 도입시기와 비슷한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제조업 고용비중이 50% 가까이 늘어나 중국 전체 고용의 20%를 차지하는 동안 미국 제조업 고용은 비슷한 비율로 감소하여 지금은 미국 전체 고용의 10%로 내려온 것이다.
그리하여 자동차업체들의 미국내 생산을 독려하고 심지어 중국에서 전량 생산되는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도 고려하게끔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항하려는듯 중국은 유안화의 가치를 낮춰서 트럼프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자국 생산품을 미국에 더 싸게 공급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는 듯 보인다.
지금 생산되는 아이폰의 생산 원가가 225달러 정도인데 만약 미국에서 생산하려면 인건비 차이 등으로 80여달러가 더 든다니 어쩌면 더 비싼 가격에 아이폰을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 트럼프가 강조해 왔듯이 규제 완화로 금융업 주식들이 혜택을 받고, 1조 달러를 건설 경기에 투자한다고 하고 오바마케어를 개혁하여 헬스케어 회사들 수익을 더 좋게 하겠다고 하니 새대통령의 취임은 미국경제에 많은 변화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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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래 브릿지포트대학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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