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행동은 1
가끔 세일 고가업소와 저가업소 중 선호도는
●소비자 행동은 2
가격 우선-상품 우선
제품 사는 사람은 누구
●소비자 후회하는 경우
내가 산 옷이 세일하네
원하던 아이템 동 났네
●자라의 성공 매직
스타일 바꿔 소량 생산
패션 선도자들에 인기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경영학과 교수들도 그편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이윤을 늘리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견해에 동의했다.
이들은 소매업계의 전략변화가 소비자의 정서, 특히 후회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풀이했다.
MIT-텍사스대 보고서의 공동저자 가운데 한 명인 캐런 쳉 MIT 슬로안 경영대학원 조교수는 샤핑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후회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 말했다.
옷을 예로 들어보자. 첫 번째 타입의 후회는 비싼 옷을 구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구입한 것과 똑같은 아이템이 할인가격에 세일품목으로 진열대에 걸려있는 것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된다.
두 번째 후회는 세일을 기다리다가 원하는 옷을 놓쳤을 때 생긴다.
세일기간이 시작되자마자 득달같이 매장으로 달려가 마음속에 찜해두었던 드레스를 집어 들긴 했는데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이미 동이 나버린 사실을 깨닫는 순간 소비자는 후회감에 사로잡힌다.
쳉 교수는 “이런 경우 대부분의 소비자는 ‘처음 봤을 때 그 옷을 샀어야 했다’는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며 “사람들은 특정한 상품의 예상 판매속도를 실제보다 훨씬 빠르게 잡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품절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샤핑객들은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보는 순간 매매가격을 그대로 지불하고 서둘러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샤핑습관이 소매업체의 이윤을 10% 가량 올리는데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물론 고가전략이 무조건 먹히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값싸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T-셔츠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사기 위해 세일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버티는 소비자는 아예 없거나 극히 드물다.
반면 네임밸류가 있는 브랜드 의상은 미래의 후회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유발시킨다.
첸 교수는 “유행을 타는 트렌디한 아이템일수록 ‘시간적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 옷을 언제 입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어떤 의상은 여름철 끝자락보다 초여름에 입어야 더욱 가치가 있다.
일부 브랜드 업체들은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정가판매에 능한 면모를 보인다. 대표적인 본보기가 의류업체 자라(Zara)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최근호의 사례연구로 자라를 집중 분석한 뉴브룬스윅 대학의 선임 조교 대니얼 도이론은 “자라의 매직(magic)은 타이트한 공급망과 상당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트한 공급망 덕분에 자라는 옷을 소량으로 만들어 신속하게 매장에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재고가 쌓이지 않고 ‘스타일 회전’이 빨라진다.
도이론에 따르면 희소성은 소비자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재고도 쌓이지 않고 늘 새로운 옷이 진열대에 걸리게 만든다.
패션에 민감한 샤핑객들이 다투어 풀 프라이스(full price)를 지불하며 자라의 옷을 사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은 손놓고 세일을 기다리다간 그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물론 실현가능성이 매우 큰 두려움이다. 실제로 자라는 다른 경쟁업체들에 비해 세일 횟수가 적다.
가격이 인하되는 자라 제품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도이론은 “이것이 바로 자라의 성공비결”이라고 밝혔다.
이런 식의 전략은 앞으로 몇 년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자라의 모기업인 스페인 의류 유통 전문업체 인디텍스(Inditex)는 최근 분기 수익보고서에서 매출과 순익 모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이라면 사업수완 좋은 브랜드들이 그들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서둘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이겨내기 힘들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두 가지와는 전혀 다른 타입의 후회로부터 소비자를 지켜낼 전략이 하나 있다. 필요 없는 것에 쓸데없이 돈을 낭비했다는 때늦은 후회를 미리 막아낼 수 있는 대단히 효율적이면서도 간단한 전략이다.
눈에 띄는 아이템을 찬찬히 뜯어보거나 입어보기 전에 가격표부터 먼저 보라는 것이다.
최근에 실시된 연구는 상품을 먼저 살펴본 후에 가격표를 들여다본 소비자는 그 아이템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가격을 먼저 들여다본 소비자는 문제의 상품이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꼼꼼히 점검하려든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이자 첸 교수와 함께 보고서를 공동작성한 우마 카르마카르는 “일반적으로 가격을 먼저 보면 구매가치를 더욱 면밀하게 검토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지고, 가치를 집중적으로 고려하면 상품의 가치를 더욱 꼼꼼하게 따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단서조항이 있긴 하다.
카르마카르는 “가격표를 보고 실리적인 쪽으로 생각이 기우는 경향은 소비자가 물건을 살까말까 망설일 때에만 나타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미 어떤 모자나 셔츠에 맘을 뺏긴 상태라면 이런 경향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매장엔 희소식, 지갑에 슬픈 소식이다
<
김영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