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단계별로 투자 전략 조정
▶ 퇴직 5년 전, 보수적 전략 전환
▶ 15~20년 전, 타겟 데이트 펀드
▶ 젊은층, 소규모·장기 투자 시작

최근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퇴 자금 투자자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공포감을 피하고 은퇴 단계별로 투자 전략을 조정할 시기라고 조언한다. [로이터]
최근 401(k) 계좌를 확인한 투자자라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새 행정부의 불안정한 관세 정책과 물가 상승 우려,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인해 주식 시장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이 장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갑자기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 투자자들이 공황에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형 금융 서비스 업체 찰스 슈왑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은 투자자들에게 ‘매우 좋은 해’로 평가된다. 작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3% 이상 상승했는데, 주식 시장 역사상 연간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해는 작년을 포함해 두 번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재정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을 예측하는 일은 전문가조차 쉽지 않으며, 불확실성이 나타나면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최근처럼 주가가 급락할 때 은퇴 준비 단계별로 알아두면 좋은 투자 전략을 알아본다.
▲ 퇴직 후: 불필요한 불안감 금물
퇴직 후 401(k) 등 퇴직 연금 포트폴리오 수익에 의존해 생활하는 은퇴자들은 주식 가격이 하락할 때 불안감을 더욱 크게 느낀다. 하지만 개인 재정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조정에 너무 위축되지 말고, 특히 퇴직 초기라면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재정 관리 및 투자 자문 회사 리톨츠 자산 관리의 캘리 콕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강하게 버틸 수 있는 기업을 고려하고, 고정 수익률을 확보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며 “이러한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여전히 넓기 때문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 데이터 분석 회사 모닝스타의 크리스틴 벤츠 은퇴 계획 부문 디렉터는 “퇴직 연금 포트폴리오에서 자금을 적극적으로 인출하고 있다면,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벤츠 디렉터는 “은퇴자들이 주식 시장 하락에 대비해 현금과 신용 등급이 높은 안전 채권 등으로 7~10년 치 포트폴리오 자금을 준비하면 안전하다”고 제시했다. 만약 은퇴 연금 계좌 인출률이 낮은 편이라면,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벤츠 디렉터는 “주식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 포트폴리오 수익률 회복도 훨씬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퇴직 5년 전: 보수적 전략으로 전환퇴직까지 5년이 남았다면, 보수적인 투자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신용 등급이 높은 안전 채권을 중심으로 한 전략이 중요하다. 동시에 수익률 성장을 위한 투자가 병행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디지털 투자 자문 회사 베터먼트의 코빈 블랙웰 재정 계획 선임 매니저는 “퇴직을 몇 년 앞두고 있다면 이미 퇴직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대부분 은퇴자는 수십 년간 지출할 은퇴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투자 시간의 경과’(Real-Time Horizon)를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50대 이상의 직장인들도 갑작스럽게 실직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보수적인 접근은 피하고, 현금과 채권 등 안전 자산을 일부 보유하는 것이 현명한 은퇴 자금 투자 전략으로 여겨진다. 벤츠 전략가는 신용 등급이 높은 안전 채권 중 단기 및 중기 채권 보유 비율을 25%에서 30%로 할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 퇴직 15~20년 전: 타겟 데이트 펀드퇴직을 15~20년 앞둔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529 대학 학자금 저축 계획’에 투자한 학자금 저축자들이 주식 시장의 변동성에 민감해지고 있다. 하지만 나이에 따라 투자 비율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529 펀드에 가입한 학자금 저축자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529 학자금 펀드는 은퇴 준비를 위한 ‘타겟 데이트 펀드’와 유사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자녀가 18세가 되기 약 4~5년 전에 보수적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 리톨츠 자산 관리의 토니 아이솔라 어드바이저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529 학자금 저축 계획과 같은 펀드가 은퇴 연금을 직접 관리하는 펀드보다 안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의 하락에 따라 모든 자산을 현금이나 채권 등 안전 자산으로 이동한 투자자들도 많다. 이들 중 일부는 은퇴 시점이나 자녀의 대학 학자금 인출 시점까지 몇 십 년이 남아있는 사람들도 있다. 블랙웰 재정 계획 전문가는 “시장 변동성이 심한 시기, 투자 자금을 안전 자산으로 옮기는 것이 안심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 하락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시장은 회복하는 경향이 있으며, 하락기에 자금을 인출하면 손실을 확정짓고 반등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은퇴 연금 초보 투자자: 장기 투자 계획주식 시장의 급락을 보면 투자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매도세를 경험한 후 회복하는 데 5~6년이 걸린 사실을 떠올리면,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 특히, 젊은 투자자라면 ‘시간이 내 편’이라는 점을 믿고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을 견디고 성장할 기회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은퇴 자금 투자에 앞서 긴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 자금을 먼저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 투자를 하지 않는 경우: 여유 자금으로 소규모 투자 시작여론 조사 기관 갤럽이 작년 실시한 ‘연례 경제 및 개인 재정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2%만이 개별 주식, 주식 뮤추얼 펀드 또는 은퇴 저축 계좌를 포함한 주식 시장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개인 재정 전문가들은 여유 자금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콕스 개인 자산 관리 전문가는 “처음에는 소규모로 시작해 조금씩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하락장은 더 나은 가격으로 장기적으로 자금을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해외 시장의 가치 평가가 미국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글로벌 분산 투자를 시도하는 것도 현명한 은퇴 연금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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