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자동차의 힘은 개솔린을 태운 에너지에서 나오지만, 요즘 전기 차들이 많아지면서 주차장에 전기를 꽂아놓은 차들을 종종 본다. 개솔린 또는 전기는 잘 정제되거나 한 가지 성분만 있기 때문에 깨끗한 연료라고 느껴진다. 우리 주위에 있는 식물이나 미생물, 동물들도 모두 제각기 나름대로 에너지를 얻어서 살아간다.
생명체들이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대장균은 산소를 사용하여 유기물에서 영양과 에너지를 얻는다. 설포로부스라는 세균은 옐로우스톤의 뜨겁고 강한 산성 연못에서 황산화물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어 생존한다. 어떤 세균은 메탄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는데 온실효과의 주범인 메탄을 엄청나게 소비해주니 고맙다.
또, 시아노 박테리아는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산소를 발생시킨다. 극도로 작은 세균 안에 에너지를 얻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짜여져 정교한 생체기계가 돌아가는 것이다. 가장 작은 박테리아인 마이코 플라즈마 안에는 생존을 위한 분자기계가 약 200개, 유전자가 689 개라고 한다.
식물들은 흔하게 있는 탄소와 물과 빛이 있으면 초록색 엽록소 공장에서 광합성을 통해 탄수화물을 만든다. 인간은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 놓은 곡식이나 열매를 먹음으로 영양과 에너지를 얻는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은 입에서 식도로 넘어가 위를 지나면서 분해되어 마침내 소장에서 작은 단위인 포도당, 지방산, 아미노산으로 흡수 된다. 흡수된 포도당과 영양소는 혈액을 통해 세포로 전달된 후 세포 안에서 각종 효소에 의한 반응을 거쳐 ATP 라는 농축된 에너지 형태로 저장된다.
필요시 ATP는 에너지를 방출하여 우리 몸이 사용하도록 해준다. 에너지를 방출할 때 우리는 산소를 사용하고 탄소를 배출한다. 배출된 탄소를 식물은 다시 이용하여 탄수화물이라는 음식으로 바꾸어주니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
음식을 섭취하는 첫 번째 관문은 입이다. 구강에서 음식을 잘 씹어서 인후 쪽으로 밀고, 인후에서 무의식적인 반사작용으로 기도 쪽으로 들어가지 않게 하면서 식도로 음식을 삼키게 된다. 뇌에 있는 삼키는 중추의 조절을 받아 다섯 종류의 뇌신경과 목과 머리에 있는 많은 수의 작은 근육이 1초 내로 음식을 넘기는 역할을 한다. 식도로 넘어간 음식은 식도의 근육에 의해 밀려 내려간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각종 질환들 때문에 삼키는 데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진다. 치매가 생기기 시작하면 음식을 입에 물고 있고 인후 쪽으로 음식을 밀지 못한다. 작은 중풍이나 파킨슨 병, 각종 근육이 약해지는 질환, 목 척추질환은 음식을 삼키는데 지장을 초래한다.
음식이 인후를 지나서 식도로 갔다 하더라도 식도에 병이 있으면 음식이 내려가지 못하여 가슴이 아프거나 음식이 튀어나올 수가 있다. 이런 과정의 어느 하나라도 지장이 있어 입, 목구멍에 있는 음식이 기도로 들어가면 폐렴을 일으키게 된다.
65세 이상 성인의 약 40%가 음식을 삼키는데 지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키지 못한 음식이나 구강내의 세균이 기도로 들어가서 발생하는 폐렴은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환자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음식을 먹는 중 자주 기침이 나거나 목이 메거나 코로 이물질이 나오거나 하면 삼키는 작용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보아야 한다.
바쁘게 살아온 우리는 항상 음식이 목구멍으로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것을 당연시 한다. 그러나 그 일에는 매우 정교하게 되어있는 근육과 신경의 정확한 박자에 따른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우리가 음식을 앞에 두고 감사의 기도를 올려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물을 삼킬 때마다 하늘을 우러러보는 병아리는 매번 하늘에 감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모금의 물도 감사할 줄 아는 작은 병아리는 삼키는 기능의 신비를 일찍이 알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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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내과의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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