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일 경우 가족 생각한다면 가입은‘선택 아닌 필수…본인 죽으면 가계수입원 중단
▶ 실질적 도움 기대할 곳 없어…가계재정 파탄 유족들 고통 가입 늦출수록 보험료 올라
최근 필라델피아의 한 남성이 유명 재정설계 전문가에게 보험에 관해 문의를 했다. 자신의 이름을 델이라고 밝힌 이 남성은 자신의 생명보험 가입 여부를 놓고 아내와 말싸움을 벌이는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마크가 밝힌 바에 따르면 두 명의 자녀를 둔 33세 동갑내기 부부인 이들은 적지 않은 모기지와 상당액의 학비융자금을 껴안고 있다.
맞벌이부부라고는 하지만 파트타임 일을 하는 아내의 연 소득이 고작 1만8,000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마크가 거의 혼자 힘으로 가계를 꾸려간다.
이런 상황에서 아내는 부득부득 마크에게 생명보험에 가입하라고 조른다.
하지만 마크는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두사람의 학비융자금과 모기지를 갚아 나가는 것만으로도 힘에 벅찬데 “쓸데없이” 보험료까지 지불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서다.
물론 보험료는 그다지 비싸지 않다. 그가 아직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생명보험에 가입할 경우 월 납입액으로 65달러만 내면 된다. 마크는 아내의 친정 형편이 비교적 넉넉하기 때문에 설사 지금 당장 자신이 죽는다해도 두 아이와 아내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 고 주장한다. 내심 믿는 구석이 있는 셈이다. 그는 둘 가운데 어느 쪽의 의견이 옳은지 전문가의 입장에서 판단해 달라며 USA투데이의 독자상담 담당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재정설계전문가이자 작가 겸 라디오 토크쇼 호스트인 피터 던은 두말없이 마크 아내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마크의 생각이“ 틀려도 한참 틀렸다”고 말했다.
던은 “믿기 힘들지 몰라도 그동안 재무설계사로 활동하면서 최소한 25명 이상의 남성들로부터 ‘보험가입 문제로 부부싸움을 벌였다’는 고백을 들었다”며“ 그때마다 나는 아내의 의견을 따라 정기 생명보험에 가입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은 운전자들이 의무적으로 구입하는 자동차 보험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자동차의 경우 손실이 발생하면 소유주인 운전자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자동차보험은 운전자가 구입여부를 선택할 수 없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법이 정한 의무다. 반면 생명보험은 법에 의해 강제되지 않는다. 또 차량보험과 달리 본인이 죽은 다음에야 보험금이 나온다. 가입자가 직접적인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보험외판사원들은“ 생명보험은 구입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팔려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알아서 구입한다. 하지만 그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무용지물”로 간주해 외면하기 마련이다.
던을 비롯한 금융전문가들은“ 생명보험은 법적 구속력을 지닌 의무 규정도 없고, 본인 자신이 직접 혜택을 누릴 수도 없지만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팔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마크의 상황을 찬찬히 뜯어보자.
그는 생명보험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다. 만약 필요성을 이해했다면 당장 보험을 구입했을 터이다. 객관적인 눈으로 볼 때 그의 구입 반대 논리에서 세 가지의 결함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그가 사망한다 해도 아내는 계속 현재 의 집에서 지내면서 학비융자금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녀들의 교육비와 자신의 은퇴를 준비할 수 있을까? 마크는 이 문제를 간과했다. 주된 가계수입인 그의 봉급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과연 가능할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남편 없이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하려면 줄잡아 수십만 달러가 필요하다. 가장의 사망은 레이더에서 깜빡이 신호 하나가 꺼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재앙적 사건’이다. 한 가정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이제 막 믿고 의지해온 사람을 떠나보낸 유족들은 사실 그들의 미래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유족의 재정상태를 우려하는 사람은 제법많을지 몰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게 인간세상이다. 다행히도 이 문제는 고인이 사망 전에 미리 손을 써둘 수 있는 유일한 사안이다. 메츠 라이프의 앤 지그문드는 “생명보험의 중요성과 가치가 바로 여기서 나온다”고 말한다.
둘째, 보험가입을 거부하다 뒤늦게 마음을 바꾼 신청인은 만만치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보험 프리미엄(납입료)은 나이와 건강에 기초해 결정된다.
생명보험을 너무 늦게 구입하는 것은 늘 더 큰 문제를 불러온다.
마지막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하면 자녀를 보살피고 뒷바라지 하는 일을 아내 이외의 제 3자, 혹은 장인과 장모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다. 마크는 아내의 친가가 부유하다고는 하지만 장인장모의 실제적이고도 구체적인 재정형편을 알 도리는 없다.
“한 사람의 풍요는 다른 사람의 빈곤”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재정형편을 평가할 때 우리는 상대적 비교개념을 끌어들인다. 아마도 장인?장모는 자녀가 둘이나 있고, 학비융자금을 잔뜩 지고 있으며 갚아야 할 모기지가 적지 않은 마크 부부보다 형편이 더 나을수 있다.
조금 더 공정하게 말하자면 50대와 60대의 살림살이는 돈 쓸 곳이 널린 30대에 비해 대체로 풍요롭다. 그렇다고 그들이 별개의 가정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정도로 부유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웬만큼 여유가 있다고 해도 한꺼번에 두 집 살림을 이끌어가기 힘들다. 아내의 부모가 부유하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들이 평소 현명한 결정을 내린 결과일 것이다.그러나 사위가 요절할 경우에 대비해 딸과 손녀를 보호하기 위한 준비가 이들의 현명한 결정에 포함되었을 것 같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생명보험에 대한 일반의 그릇된 인식에 변화가 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에 따르면 생명보험은 본인이 살아있을 때 어떤 혜택을 받기위한 것이 아니다. 본인이 사망한 후 분명히 따라올 혼란을 줄이려는 것이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주된 이유다.
던은 “푼돈을 아끼려들다가 가족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부담과 상처를 안겨주게 된다”며 “보험은 미래를 향한 현재의 가치 있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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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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