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 &M-발망 손잡으며 ‘솔드아웃’ 광풍
▶ 유니클로+에르메스까지 가세 인기 촉발, ‘럭서리도 비싸면 싫다’합리적 패션 소비
유니클로와 에르메스 디자이너 출신 크리스토퍼 르메르의 콜래보레이션
패션에 있어서도 럭서리는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다. 당연히 럭서리를 원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실속시대에너무 비싼 것도 싫다. 럭서리가 좋은데 흔한 것도 싫다.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채고 등장한 것이 바로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발망(Balmain)과 중저가 브랜드 H&M의 콜래보레이션이다.
전 세계가 열광한 발망과 H&M의 콜래보레이션은 럭서리를 대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자세를 보여준다. 몇 달치 월급을 몽땅 쏟아 붓고라도 사고야 말겠다는 기세로 럭서리 제품에 달려드는 애티튜드는 이제 더 없이 촌스러워졌다‘. 살 수있는 것만 엄선해서 반드시 산다.’ 콜래보레이션이 럭서리 패션의 정의를 새로 쓰고 있는 것이다.
■ 구매 가능한 럭서리가 화두
여기저기서 콜레보레이션이다. 참신한 조합과 흔해빠진 조합, 파괴력 있는 디자이너와 이름만 빌려주는 연예인까지 다종다양한 합종연횡이 콜래보레이션이라는 코드로 패션계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콜래보’라고 다 같은 콜래보가 아니다. 도대체 저런 걸 왜 했나 싶은 콜래보는 어느 틈에 소리 소문 없이 묻히고 사라진다.
패셔니스타 연예인들이 디자인에 참여한 컬래보는 특히 시큰둥하다. ‘입은 게 예쁘다는거지 만든 게 예쁘다는 거 아니거든.’ 패션 피플들을 양산하며 ‘발망 대란’을 일으킨 H&M의 콜래보레이션처럼, 대중 브랜드와 럭서리 브랜드 디자이너와 만났을 때 대중들은 가장 뜨겁게 반응한다. 접근 가능한 럭서리(accessibleluxury), 구매 가능한 럭서리(affordable luxury)가 작금의 패션 화두다.
■ 성공적인 H&M의 콜래보
세계적으로 첫 시도였던 H&M의 콜래보레이션은 2004년 우연히 시작됐다고 한다. 스웨덴브랜드인 H&M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특히 중요한 브랜드. 시즌을 앞둔 어느 날 본사 디자인실에서‘ 고객에게 깜짝 놀랄 만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는 컬렉션이 뭘까?’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누군가 ‘누구나 원하는 유명한 디자이너가우리 고객을 위해 디자인을 해준다면 어떨까?’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오호라!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에게 제안했다. 놀랍게도 흔쾌한 동의가 떨어졌다.
이때 라거펠트는 패션 어록에 오른 유명한말을 남겼다.“ 디자인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스타일의 문제다.” 그렇게 시작된 H&M의콜래버는 스텔라 매카트니, 로베르토 카발리, 꼼데 가르송, 소니아 리키엘, 베르사체, 이사벨 마랑, 알렉산더 왕을 거쳐 발망에까지 이르게 됐다.
콧대 높은 뉴욕의 패션 피플들도 한겨울 매장 앞에 줄을 서도록 만든 성공적 콜래보레이션은 H&M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앤-소피 요한손 H&M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는“ 우리의 콜래보레이션은 패션의 축제라고 생각한다”며“ 소유할 기회가 없었던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H&M을 통해 경험해 볼 수 있는 세상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패션을 오픈해 전 세계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패션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노력은 물론H&M과 디자이너에게도 윈윈이 되는 작업이다. 디자이너는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높임과동시에 자신의 디자인이 얼마나 대중적으로다가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볼 수 있고, H&M은 저렴한 스트릿 패션이라는 정체성 위에디자이너 브랜드의 럭서리한 이미지를 얹을수 있다.
■ 유니클로도 콜래보 가세
콜래보레이션 전략은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에르메스의 여성복 디자이너였던 크리스토퍼 르메르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편안하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의 니트와 아우터를 선보였던 유니클로는 최근에는 보그 파리 편집장 출신의 패션 브랜드 컨설턴트 카린 로이펠트와호피무늬 퍼코트, 슬림핏의 오피스룩을 대거 선보였다.
에르메스 스타일을 일상복 가격으로 살 수있는 르메르와의 콜래보레이션은 한국 등에서순식간에 품절됐을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얻기도 했다.
■ 중간가격대 가방 뜬다
최근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중간 가격대 가방이 뜬다’는 제목의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고가인 샤넬이나 에르메스 대신1,000달러 미만의 중간 가격대 럭서리 핸드백이 인기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장 패셔너블한가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방가격의 끝 모를 인플레이션에 대한 피로감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 불황이빚어낸 새로운 패션 감각이라며 마이클 코어스나 코치 같은 브랜드를 예로 들었다.
러시아 부호의 아내이자 유명 패셔니스타인 엘레나 페르미노바가“ 에르메스 버킨 백은너무 비싸서 갖고 있지 않다”고 쿨하게 말하는 게 더 없이 세련된 태도로 받아들여지고있으며 구찌나 루이비통, 생로랑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도 낮은 가격대의 엔트리군 제품을대거 늘리며 이 같은 기류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
■ 지금 럭서리는 변화 중
H&M과 발망의 콜래보레이션은 한마디로 대란이었다. 여기저기서 발매 후 순식간에 ‘솔드아웃’ 사인이 붙었다. 이런 대란은 한국, 영국등 많은 국가에서 발생했다.
영국에서 체류 중인 한 한인은 “런던 H&M매장 앞에 16시간 동안 줄을 섰다가 발망 재킷과 티셔츠 등을 구입했다”며 “어림짐작에1,000명 정도는 줄을 서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도 발망 대란이라고 불릴 만큼 대단했다”며“ 발망은 브랜드가 가진 색깔이 뚜렷한데 그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디자이너 브랜드의 신념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콜래보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착한 럭서리를 줄 안 서고도 살 수 있게 대량 출시해 주면 안 될까. 하지만 H&M 측은“ 콜래보래이션을 통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샤핑시간을 나누고, 각 아이템 중동일한 제품은 한 피스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콜래보레이션의 인기가 이토록 높은 데에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특수성도 중요한요소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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