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소득 4만7천 못 받아
▶ ‘자유로운 영혼’ 카우보이 연봉 고작 1만9,060달러
【‘빛 좋은 개살구’형 직업들】
세상에는 네 가지 유형의 직업이 있다.
첫째는 “보기도 좋고, 맛도 있는 꿀떡” 같은 일자리다. 내용물도 좋지만 포장도 근사하다. 두 번째는 거무튀튀하니 겉보기는 시원치 않은데 맛은 제법인 ‘김밥’형이고 세 번째는 겉만 멀쩡할 뿐 들어가 보면 ‘꽝’인 ‘빛 좋은 개살구’형이다.
물론 최악은 볼품도 없고, 실속도 없는 ‘한심동체’형. 대부분의 직장인은 자신이 이 부류의 직장에 다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소속 종업원들에게 가장 큰 멍을 안겨주는 유형은 ‘빚 좋은 개살구’형이다.
- - -
캐시어라든지, 식당의 설거지 담당 허드레 일꾼, 생선을 씻고, 고기를 토막치는 등 식자재를 준비하는 주방 일손 등은 솔직히 큰돈을 벌지는 못한다. 그러나 일자리에 대한 종업원들의 기대치와 현실적인 만족도 사이에는 일종의 안정된 균형감이 존재한다. 기대와 만족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이 기준만 들이댄다면 ‘빛 좋은 개살구’형 직장이야말로 소속원들을 미치고 팔짝 뛰게 만드는 일자리다.
보기엔 그럴듯한데 실속은 영 아닌 대표적인 직업으로는 여객기 승무원, 소방관, 모델, 카우보이 등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은빛 날개를 반짝이는 비행기를 타고, 푸른 하늘을 가로질러 세계를 누비는 여객기 승무원은 그 자체로 ‘지·덕·체’를 두루 갖춘 살아 있는 종합선물세트 대접을 받는다.
소떼를 몰고 다니는 카우보이는 자질구레한 일상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일 법하다. 직장에서 눈칫밥을 먹는 것보다 백배나 배짱이 편한 직업처럼 보이기도 한다.
종종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방관은 영웅적인 이미지가 따라붙는 직업이다. 불타는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 불기둥을 헤치고, 귀중한 생명을 구해내는 이들의 활약은 뭇 사람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그러나 여객기 승무원과 카우보이, 소방관 등이 받는 임금을 확인하는 순간 환상은 깨져나간다. 이들의 연 평균소득은 미국인의 평균 연봉인 4만7,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객기 승무원
“세계를 여행하며 돈을 번다”.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무대 뒷면은 초라하다. 매일 밤 낯선 도시에서 잠을 청하는 게 그리 편안하고 유쾌한 일은 아니다.
흥미로운 사람들과 매일 접하게 된다지만 그들은 교제와 잡담을 나룰 상대가 아니라 깍듯이 모셔야 할 성가신 고객들일 뿐이다.
매년 항공편을 이용하는 미국인의 수는 연 평균 6억7,000만명. 숫자만으로도 중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높디높은 허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이들의 시중을 도맡아야 한다.
그렇다면 보수는 어떨까?물론 카우보이나 모델의 평균 임금에 비하면 윗길이다. 그러나 많은 일반인들이 오해하듯 6자리 수의 연봉을 챙기지는 못한다.
이들의 연 평균소득은 4만2,290달러. 미국인 전체 평균임금인 4만7,0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게다가 이들은 비행기가 떠 있는 동안에만 시급이 가산된다. 기체가 이륙 지연으로 활주로에서 몇 시간째 발이 묶여 있다거나, 행여 늦을세라 일찌감치 공항 근처로 나와서 대기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물론 이런 로스타임에는 오버타임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의 임금시계는 무조건 공중에 떠 있을 때에만 작동한다.
▲모델
잘 나가는 모델을 보면 부러운 느낌이 들 것이다. 멋들어진 옷을 걸친 채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율동감 넘치는 워킹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모델은 인물 되고, 몸매 되는 선남선녀의 대표주자쯤으로 추앙을 받는다. 어쨌건 일반인과는 뭔지 다르다.
그러나 1900년대 초반 캣웨이를 주름잡았던 제니스 디킨슨, 신디 크로포드, 에블린 네스빗 등에 버금가는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스스로 판단되면 허망한 꿈에서 일찌감치 빠져나오는 것이 상책이다.
대중이 이름을 아는 수퍼모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름도, 얼굴도 없는 ‘걸어 다니는 옷걸이’ 취급을 받는다.
모델들의 평균 연 수입은 1만9,970달러로 근로 저소득층에 해당한다.
종종 임금을 현찰로 정산 받지 못할 때도 있다. 이 경우에는 주로 행사에 쓰였던 옷과 액세서리 등 현품을 받게 된다.
시크한 이미지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살풍경이 아닐 수 없다.
▲소방관
이들은 끊임없이 인명구조와 위기대응 훈련을 받는다. 업무의 성격이 그만큼 막중하다. 그러나 보수는 미국인의 평균임금에 미달한다.
소방관은 연례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미국에서 가장 섹시한 일자리’로 꼽힌다. 말은 그런데 실제로 받는 임금은 연평균 4만6,000달러를 살짝 밑돈다.
너나없이 박수를 쳐주고, 응원을 해주지만 본인 스스로 뛰어들기에는 어딘지 부담스런 직업이다.
지갑이 두껍지 않은 섹시한 남성. 남편감으로서 이들의 점수는 과연 몇 점이나 될까.
▲카우보이
미국의 남북전쟁이 끝나갈 무렵, 미국에는 500만명의 카우보이가 있었다. 오늘날 그 수치는 3만1,540명으로 줄었다. 연간 집으로 가져가는 소득은 평균 1만9,060달러.
소들과 입씨름을 벌일 필요는 없지만 업무내용이 만만한 것도 아니다. 우선 체력소모가 대단히 심하다. 하루 종일 말을 달리며 소떼를 통제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피곤하다. 게다가 소떼가 우르르 한 방향으로 질주하며 중간에 거치는 것을 모조리 짓밟아 버리는 이른바 ‘스탬피드’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어디건 산업재해와 직업병의 위험은 있게 마련이다.
▲시급 15달러 미만 일자리들
뉴욕시는 최근 패스트푸드 근로자들의 최저시금을 향후 5년에 걸쳐 15달러로 총 71%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LA에 뒤이어 내려진 결정이다. UC계열 근로자들의 최저시급도 같은 궤도를 그리게 된다.
뉴욕시는 15달러의 시간당 최저임금 적용대상을 패스트푸드점 근로자들로 제한했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들과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15달러 미만의 시급을 받는 근로자는 패스트푸드점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우선 대형 창고형 매장이나 식품점에서 자재를 운반하는 지게차 기사의 중간시급이 9.44달러고 너싱홈 직원이나 가정 건강도우미 시급은 9.72달러다.
리셉셔니스트와 안내 데스크 직원(10.45달러. 이하 중간시급), 제빵사(9.84달러). 은행 창구직원(10.64달러), 택시기사/자가용 기사(9.30달러), 농장근로자(8.31달러), 텔레마케터(8.33달러), 세탁업소 직원(8.72달러) 등도 15달러 미만의 시급을 받는 클럽에 속한다. 물론 이들은 ‘언더 $15 클럽’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김영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