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 샘 선물’ 현명하게 쓰는 법]

연방 개인소득세를 신고한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엉클 샘’의 수표를 눈 빠지게 기다린다. 국세청(IRS)에 따르면 개인 소득세 신고마감일인 지난 4월15일 이후 연방 재무부가 지불한 납세자 1인당 평균 환불액은 3,120달러. 서민들에겐 제법 묵직한 여유자금이다.

하지만 환불된 세금을 ‘공돈’으로 여겨 샤핑이나 여행경비로 곧바로 탕진하는 소비자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1년에 한 번씩 접수하는 ‘엉클 샘의 선물’을 보다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1. 비상자금 확충

재정 어드바이저들은 최소한 6개월분의 경비에 해당하는 비상금을 비축해 두라고 강추한다. 실직이나 배우자 사망 등 예기치 못했던 돌발사태에 대비해 이 정도의 안전망은 갖춰두어야 한다.

‘세이지 퓨처 파이낸셜’의 오너이자 ‘조이 오브 파이낸셜 시큐리티’의 저자인 공인 자산관리사 도나 스킬스 사이건은 “운 좋게 세금환급을 받게 되면 두 눈 딱 감고 무조건 절반을 저축하라”고 권한다.

현재 미국인의 4분의 1 이상은 안전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곡예를 하고 있다.


2. 빚을 줄여라

50세 이상의 납세자라면 신용카드 빚이건 자동차 론이건, 아니면 학비 융자금이건 기회와 힘이 닿는 대로 갚아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65세 이상의 ‘만년 채무자’에겐 수십년이 지나도록 갚지 못한 학비 융자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 회계감사원(GAO)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65~74세 연령계층에서 연방 대출금을 완전히 상환하지 못한 채무자는 전체 빚쟁이 인구의 4%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부채 총액은 무려 182억달러에 달한다.


3. 개인 은퇴계좌 개설

개인 은퇴계좌(IRA)에 여유자금을 집어넣으면 납세액을 줄일 수 있으며 노후보장에도 도움이 된다.

2015년 한 해 동안 Roth IRA 혹은 전통적인 IRA에 넣을 수 있는 적립금은 소득 정도와 결혼여부 및 가족사항 등에 의해 구분되는 세금신고 신분(tax filing status) 등에 따라 최고 5,500달러까지 허용된다. 50세 이상 싱글이면 여기에 1,000달러의 추가 적립이 가능하다.

또 전년도 소득세 신고 마감일인 4월15일 이전에 IRA에 돈을 넣으면 택스 리턴에 반영이 된다.


4. 모기지를 갚아라

모기지만큼 부담스러운 페이먼트도 드물다. ‘크레이머 & 로체거’의 은퇴전문가 스캇 크레이머는 “모기지 빚에서 지금 당장 탈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매년 환불된 세금을 주택융자금 원금 상환에 사용한다면 결과적으로 엄청난 액수의 이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5. 주택을 보수하라

2009년 연방환경청(EPA) 자료에 따르면 단독주택의 연간 에너지 경비는 대략 2,200달러 선이다.

환급받은 세금으로 거라지, 다락, 지하실 등으로 연결된 냉난방시설의 배관을 밀봉하는 소소한 손질만으로도 에너지 손실을 막아 적지 않은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태양광 온수기를 구입해도 택스 크레딧을 받는다. 설사 세제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에너지 효율화에 환불금을 사용하는 것은 현명한 투자이다.


6. 자선단체에 기부하라

돈 쓸 곳이 따로 없는 사람은 ‘축복 받은 소수’다.

이들처럼 지금 당장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기부를 할 때에는 반드시 IRS로부터 501(c)(3) 승인을 받은 단체인지 확인하고, 영수증을 챙겨 두어야 다음해 세금보고 때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7. 529 플랜을 개설하라

529는 자녀 혹은 손자손녀의 대학 학비조달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저축플랜이다.

한 해가 멀다하고 무섭게 치솟는 학비에 대처하려면 가능한 모든 자금 확보책을 세워두어야 한다.

세이빙포칼리지닷컴(Savingforcollege.com)에 들어가면 529 플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온라인 계좌개설도 가능하다.


8. 커리어에 투자하라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에 등록하라. 자신이 속한 업종과 관련된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것도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된다.

트레이드 그룹의 연 회원권을 구입해 인맥구축과 커리어 전망 개선을 시도하는 것 역시 세금환불금을 선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런 노력을 통해 현 직장 내 위치를 공고히 하거나 커리어의 2막을 올리는데 필요한 정지작업을 할 수 있다.


9. 연간 경비를 선지급하라

자동차 보험, 셀폰 서비스 사용료 등을 매월 지급하지 말고 택스 리턴을 이용해 한꺼번에 한두 개의 고정경비를 일괄 선지급하면 올해의 남은 기간을 홀가분하게 보낼 수 있다.


10. 내년도 예납세액으로 돌리라

늘 세금을 과소 납부해 벌금을 무는 납세자라면 소득세 환불금의 전액 혹은 일부를 다음해 신고분에 대한 예납세액(estimated tax payment)으로 돌릴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예납제란 과세 대상기간 중간에 다음해 납부해야 할 세액을 추정해 이 가운데 일부를 미리 납부하는 제도를 말한다.

원래는 과세 대상기간이 경과한 후 확정된 소득금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나 납세자의 부담을 분산하고 정부의 조세 수입을 조기 확보하는 등의 목적으로 이 제도를 두고 있다.

예납을 하게 되면 다음 해 세금보고 때 과소납부에 따른 벌금을 피할 수 있다. 소득세 환불금을 예납세로 돌리고 싶다면 IRS 1040 개인 소득세 보고양식의 77번 라인에 원하는 예납액을 기입하면 된다.

<김영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