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 가능성과 대처법]

세금보고 시즌이 막을 내리면 대다수의 납세자들은 세금환불액을 어디에 쓸 것인지 궁리하거나, 추가 납부액을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세금보고를 마쳤다고 국세청(IRS)과의 한해 거래가 끝났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불성실 신고의 흔적이 드러나면 국세청으로부터 회계감사 통고가 날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 감사확률 1% 미만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실제로 납세자가 회계감사를 받을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1040, 1040-A, 1040-EZ 등 세금보고서 양식을 작성해 개인 소득세를 신고한 1억4,000여만명의 납세자들 가운데 감사에 회부되는 사람들의 비율은 116분의 1로 1% 미만이다. 그나마 전체 감사의 4분의 3은 우편을 통해 이뤄진다. 우편감사에서는 감사관과 1대1로 마주앉아 조사를 받는 게 아니라 의문점을 풀어줄 소명자료를 챙겨 IRS 사무실에 우편으로 발송한다.

사업소득, 부동산 임대소득이나 종업원 소득공제 경비, 혹은 근로소득 크레딧(earned income credit) 수입 등과는 무관한 납세자가 감사를 받게 될 확률은 116분의 1보다 훨씬 낮은 300분의 1로 뚝 떨어진다.

IRS의 개인 소득세 신고자들에 대한 감사율은 예산문제로 지난해 10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에는 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설사 감사에 걸렸다 해서 모두가 세금을 추징당하는 것은 아니다. IRS는 감사에 투입하는 비용 1달러 당 평균 4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사를 무사히 통과해 연방 재무부로부터 세금환불을 받는 납세자들의 수도 무시 못한다. 지난해에도 회계감사에 회부된 납세자들 가운데 4만명이 불성실 신고 의혹에서 벗어나며 정부로부터 총 8억3,000만달러에 가까운 세금을 환불받았다.

또 같은 해 현장 회계감사를 받은 납세자들의 9%와 우편감사를 받은 납세자들의 14%가 세금 신고액이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IRS가 회계감사 대상자를 무작위로 추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세금보고 기한인 4월15일을 기점으로 향후 3개월간 IRS는 1억4,000만명이 신고한 세금보고서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 소득수준과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납세자들의 개인 소득세 신고액에 의심스러울 만큼 큰 차이가 있는지를 살핀다.

이런 과정을 거쳐 뽑아낸 세금보고를 IRS 담당자가 재검토해 감사에 회부할 것인지 여부를 최종결정한다.

컴퓨터 검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안전지대로 완전히 옮겨간 것은 아니다. 일부 세금보고서에 대한 검토과정에서 세금 도피처(tax shelter)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의심스런 정황이 포착되면 감사를 피할 수 없다.

누군가 불성실 신고, 혹은 세금사기로 고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RS는 고발내용이 사실로 드러나서 추가세금을 징수했을 경우 고발자에게 포상금을 제공한다.


▲ 세금보고 이후 3년 내 감사 가능

감사를 당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건 IRS의 회계감사 통고를 받으면 겁을 집어먹게 마련이다. 게다가 감사대상이 가장 최근에 신고한 세금보고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 IRS는 세금보고 마감일을 기준으로 3년 내에 해당년도 세금보고 감사에 착수할 수 있다. 예컨대 2014년도 세금보고에 대한 감사는 2018년 4월15일 이전에 언제든 할 수 있다.

IRS는 서신을 이용해 해당 납세자에게 감사계획을 통보한다.

단순한 우편감사일 때에는 관련 입증문서를 IRS로 우송하면 되지만 현장감사일 때에는 1대1 면담을 거쳐야 한다. IRS의 요청에 따라 감사 대상자가 IRS 지역 사무실을 찾아가 조사에 응하는 경우도 있다.

감사 준비기간으로 최소 2주 정도가 주어진다. 시간이 더 필요하면 IRS에 전화해 스케줄 조정을 요청해야 한다.

서면감사 통지서에는 문제가 된 세금보고 내용이 무엇인지, 또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를 대충 알려준다.

IRS 사무실을 방문해 조사를 받는 오피스 오딧은 대개 두어 가지 이슈로 초점이 국한되기 때문에 세금보고와 관련된 모든 서류뭉치를 갖고 갈 필요는 없다.

면담에 앞서 사전 연습을 해두면 큰 도움이 된다. 문제가 된 보고내용에 대해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할 서류를 살펴가며 답변을 준비한다.

서류가 충분치 않다고 미리 백기를 들 필요는 없다. 만일 감사 해당연도 세금보고서를 갖고 있지 않다면 IRS에 연락해 카피를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의혹을 벗겨줄 서면증거가 충분치 않을 때는 구두설명으로 대체해도 된다. 어떤 근거로 문제가 된 특정 과세 공제액을 요청했는지 합리적인 설명을 제시해 감사관을 납득시켜야 한다.

만약 세금보고서를 제3자가 준비했다면 당사자에게 감사에 관해 알려주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다만 세금보고서 작성자의 도움을 빌릴 경우 추가 경비가 든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피스 감사는 대개 한 번의 미팅으로 끝나지만 감사과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시간이 더 필요할 경우 또 다른 미팅을 잡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미리 감사관과 싸울 작정을 하고 들어가서도 안 되지만 어줍지 않게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려 시도하는 것도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감사관과 면담을 할 때는 감사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말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전에도 문제된 항목을 공제 받았다거나 아들이 대학을 중퇴했다는 등등의 발언을 했다가 과거의 또 다른 세금보고까지 문제가 되거나 부양가족 공제가 취소되기 십상이다. 감사관 앞에서 가족단위 미 대륙횡단 여행을 했다고 자랑했다가 자동차 마일리지의 비즈니스/사적 용도 비율이 재조정된 적도 있다.

감사관의 결정에 승복하는 납세자는 예상보다 적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40만명에 가까운 피감사자들 가운데 3만3,000명이 총 141억달러의 추가 징세 결론에 불복했다.

어쨌건 싸움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 감사관의 상관에게 비공식 어필을 하거나 미팅을 요청해 추가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IRS 지역 오피스에 어필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김영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