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은퇴 전 누렸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퇴 직전의 80%에 해당하는 수입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입을 얻는다고 해도 충분히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80% 룰’ 지키지 않아도 되는 이유]
은퇴 후에는 은퇴 직전 수입의 80%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일을 하지 않고 이 정도 수입을 얻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보다 적은 수입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은퇴생활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경제 전문 사이트 마켓워치가 80% 룰을 지키지 않아도 편안히 살 수 있는 이유 3가지를 소개했다.
❶ 자녀 양육비 안내도 돼
대학 등록금 부담 사라져 여유
❷ 저축률 높이기의 효과
씀씀이 줄어 돈 써야 할 곳 줄어
❸ 모기지 페이오프
가장 큰 빚 사라져 건강만 챙겨
노후 재정계획을 잘 세워 놓은 미국인들은 많지 않다.
T. 로위 프라이스 그룹이 최근 은퇴한 사람 1,507명을 대상으로 2014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의 중간 자산가치는 47만3,000달러였다. 이에 따르면 이들의 은퇴 후 수입은 은퇴 전 수입의 평균 66%에 그쳤다. 80%룰을 지키지 못했다.
그런데 이들 중 절반을 조금 넘은 57%는 오히려 은퇴 전보다 더 편안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85%는 “은퇴 후에는 은퇴 전처럼 돈을 쓸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사실 은퇴 전에는 은퇴를 대비해 돈을 모으느라 모든 수입을 생활비로 다 써버리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5~10%를 모아두지만 은퇴를 하고 나면 돈을 모아둘 필요도 없다. 또 봉급에서 떼어지는 소셜시큐리티와 메디케어 세금 7.65%도 더 이상 필요가 없다.
연방 소득세율도 낮아진다. 65세 이상자는 표준공제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항목별 공제를 신청할 때도 일반 및 치과비용이 수입의 7.5%를 넘으면 항목별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일반인은 10% 이상이다.
또 소셜시큐리티 이외에 별다른 수입이 없다면 소셜시큐리티 베니핏도 연 소득에 따라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면세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건강비용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게 되는데 이렇게 절약되는 세금은 결국 늘어나는 의료 경비로 사용하면 된다. 그렇다고 80% 룰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장기 간병 등 다양한 상황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은퇴 후 보장된 수입을 만들어놓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은 80% 룰을 지키지 않아도 안락한 은퇴를 즐길 수 있는 3가지 이유를 마켓워치 보도를 인용해 정리한 것이다.
▲ 자녀 양육비용 종식
연방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산층 가정에서 자녀를 17세까지 키우려면 24만5,000달러가 필요하다. 또 대학을 간다면 공립대냐, 사립대냐에 따라 10만달러 또는 20만달러 이상은 더 들어간다. 졸업을 해도 직장을 다니고 안정된 생활을 하기 전까지 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
이런 돈들이 지나치게 많이 나가면 결국 부모의 생활비는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 이는 곧, 은퇴자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나 보스턴 칼리지의 은퇴연구센터 앤소니 웹 수석 경제연구원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이론적으로 맞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자녀가 집을 떠나면 덜 쓰고 더 모을 것 같지만 많은 부모들은 오히려 여행을 즐기고 좋은 식당을 찾아가면서 돈을 더 쓴다”고 말했다. 돈을 더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나 같아 어찌 보면 부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급 식당이나 여행을 갈 수 있을 정도라면 이것만 줄이면 충분히 은퇴자금을 더 모아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 10% 이상 모으기
경제 분석국에 따르면 2014년 미국인들은 가처분 소득의 4.8%를 저축했다. 하지만 이것은 평균치이고 수입의 20%를 정기적으로 모아두는 미국인들도 많다. 또 많은 사람들이 고용주가 보조해 준다면 401(k)에 최대 금액을 적립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많이 모을수록 은퇴 후 자금이 덜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만일 수입의 10%를 모은다면 은퇴 후 안락한 생활을 위해서는 은퇴 전 수입의 80%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25%를 모은다면 65%만 가지고도 편안하게 생활한다. 돈을 모으려면 씀씀이를 그만큼 줄여야 하므로 은퇴 후에도 줄인 씀씀이로 생활하기 때문에 돈이 덜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 모기지 페이오프
은퇴 후에까지 모기지 부채를 갚아나가는 은퇴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2013년 소비자 재정 설문에 따르면 65~74세 세대주 가정의 42%는 주택 모기지 부채를 가지고 있었다. 2004년에는 32%였다.
그러나 많은 시니어들이 은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기지 부채를 모두 갚고 있어 모기지를 갖고 있는 75세 이상 가정은 20%로 떨어진다.
결국 모기지 부채가 없다면 부담이 줄어들어 더 안락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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