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은 상승세가 있으면 하락세가 있게 마련이다. 하락세 즉, 베어마켓이 눈앞에 보인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언젠가는 다시 불 마켓으로 돌아선다.
■ 시장은 사이클
호황→위험 증가→불황
재정위기는 정상적 기능
두려워할 필요 없어
■ 투자의 역설
불안정해도 언젠가 회복
채권도 투자 위험분산
과거 기억 살려 기회로
[베어마켓 임박 -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증권시장의 베어마켓이 벌써 7년이나 지났다. 증시 사이클로 본다면 베어마켓이 임박했음이 거의 확실시 되지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하락세에 들어서면 약 20%는 빠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겁을 먹고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건가? 월스트릿 저널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신문은 불마켓과 베어마켓 사이클의 원인을 설명하면서 낮아지면 언젠가는 올라가므로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고 보도했다.
증권시장은 항상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고 경제학자 하이만 민스키는 예측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경제는 근본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이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극심한 불황과 재정 위기는 정책 실패나 전쟁 또는 오일가격의 폭등과 같은 외부 충격에 의해 변칙적으로 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96년 작고한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 대학 경제학자 민스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1976년 발표한 ‘시스템 취약성 이론’이라는 논문을 통해 경제위기는 “우연히 찾아오는 것도 아니요, 경제 실패 때문도 아니다”면서 “단지 경제의 정상적인 기능의 결과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줄여 말하면, 민스키는 안정된 경제가 낙관론을 가져오고, 낙관론은 과도한 위험부담으로 연결되며, 이 과도한 위험부담이 커지면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고 믿었다.
그는 “성공적인 장세는 실패의 가능성을 무시해 버린다”면서 비즈니스가 붐을 이루고 “일정 기간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이 없으면 ‘행복감에 도취된’ 경제를 유발하게 되고 소비자와 비즈니스들은 이익 추구를 위해 빚을 지는 것에도 점점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과정들은 낙관적인 은행들이 빚을 되갚을 것 같지 않는 불량 고객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주는 것을 중단하지 않는다. 이때가 바로 재정위기가 시작되는 시기다.
민스키 교수 연구의 중점은 재정위기 없이 잘 나가는 시기가 다음 위기를 초래하는 씨앗을 심는 때라는 것이다. 안정 그 자체가 바로 불안정이 될 수 있다.
그의 이론으로 왜 증권시장이 붐을 이루다가 쉽게 붕괴되는 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고 경제학자들은 주장했다.
▲ 마켓은 사이클
과거처럼 주식이 안정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세상을 한 번 상상해 보자. 주식이 매달 1%씩 늘고 또 스위스 시계처럼 믿음직스럽게 매달 오른다고 상상해 보자.
세상에 무슨 일이 생길까.
아무도 투자수익이 적은 현금이나 채권을 가지려 하지 않을 것이다. 주식에 투자하면 안정되고 더 높은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가격은 급등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주식가격이 상승하면 주식의 미래 수익 요인이 하락하게 돼 있다. 배당수익을 예로 들어 보자. 주식이 올라가면서 여러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당연히 회사의 이익 배당금 비율은 낮아지게 된다. 이유는 여러 사람이 파이를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이 안정적으로 매달 1%씩 오른다면 투자자들은 주식이 현재 0%에 가까운 연방 정부 보장 세이빙 어카운트의 잠재적 수익률이 될 때까지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다. 수익률이 0%에 가까워질 때까지.
물론 이렇게 안정적으로 수익이 올라가는 보장상품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1990년대 닷컴 버블의 종식을 생각해 보자. 세상은 부정확한 예측이나 기만, 불황, 불운, 감정, 잘못된 판단, 실수 등등 다양한 악재들로 뒤섞인다.
이같은 불행한 사태들이 발생하면 완벽한 수익보장으로 잘못 계산된 주식들은 그냥 놓아두어도 곤두박질치게 돼 있다. 2000년대 닷컴 주식들도 이런 현상의 부산물이었다.
만일 증시가 결코 붕괴되지 않거나 투자자들이 결코 붕괴되지 않은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다면 주식가격은 분명 올라갈 것이고 이렇게 되면 새로운 붕괴가 거의 확실시 된다는 것이 투자에서의 역설처럼 돼 있다.
민스키 교수가 전체적인 경제상황을 묘사했듯이 주식시장의 안정성은 불안전하게 변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왜 증시가 항상 때때로 붕괴되는지에 대해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베어마켓이 온다 해도 그다지 걱정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비를 잘 하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 투자 이론을 잘 이해한다.
역사적으로 주식이 현찰이나 채권과 같은 금융상품보다 더 투자수익이 높은 이유는 주식이 불안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붕괴되기 때문이다. 붕괴된다는 말은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불안정하다고 해서 마켓이 붕괴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 붕괴됐을 때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다.
다시 말해 주식 투자는 수익을 많이 창출할 때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주식이 불안정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금이나 채권은 수익 변동이 심하지 않아 덜 불안하지만 주식처럼 높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한다.
▲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모든 사람이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은퇴에 가까운 연령대이거나 은퇴자들은 이런 위험성을 감수하지 못한다.
자산관리 컨설턴트 회사인 ‘오캠 파이넌셜 그룹’의 컬린 로치는 “장기적으로 언젠가는 증권시장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것은 장기적으로 기다릴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모아둔 돈들이 그네를 타듯 크게 올라갔다가 내려간다면 당장 금전을 마련해야 하는 은퇴자들로서는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알맞게 유지하면 적당한 수익도 올릴 수 있고 위험을 감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뱅가드 밸런스 인덱스 펀드(Vanguard Balanced Index Fund)는 60%를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 40%는 다양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 상품으로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과거 10년간 6.95%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 기간 S&P 500은 연간 7.7%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손실 폭은 훨씬 적었다. 이 뱅가드 펀드는 2007년 10월9~2009년 3월9일 36% 투자 손실을 기록한데 반해 S&P는 55%가 빠졌다. 이 펀드의 연 수수료도 0.24%로 낮아 1만달러당 24달러를 부과한다.
▲ 과거 경험을 살린다.
지난 6년간 장기간의 활황세에 젖어 있을 때는 사실 불안전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게 마련이다.
특히 앞으로 마켓이 하락세에 돌입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려면 과거에 어떻게 대처 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과거의 대처가 미래의 행동에 큰 도움이 된다.
2008년과 2009년 주식시장 붕괴 때 공포감에 휘말려 주식을 팔았다면 아마도 위험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일 것이다. 이런 성격이라면 지난번 붕괴 당시 때보다 주식 투자비율을 더 줄이고 다양한 채권 또는 현금시장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좋다. 만일 별로 개의치 않았다면 그냥 놓아두어도 된다. 다시 회복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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