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배터리 용량 - 대용량·장시간 비행해야 ② 배달위치와 낙하 - GPS 오류 등 걸림돌
▶ ③ 안전성 규정 - 충돌방지 기술 입증해야 ④ 당국 규제 - 1대 당 조종사 1명 요구
[당국 시범운영 허가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 많아]
배달문화가 사람에서 무인기로 바뀌고 있다. 아직은 시험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섰다. 얼마 전 연방 정부는 아마존이 요청한 딜리버리용 무인기 비행을 승인했다. 물론 시험운영을 승인한 것이다. 문제는 안전이다. 연방 정부도 안전을 전제로 시범운영을 허가했다. 업체들의 고민도 바로 이것이다. 무인기를 사고 없이 안전을 보장하며 배달에 이용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월스트릿 저널은 무인기를 이용해 작은 물건을 배달하려는 회사들이 무인기의 배터리 수명과 날씨 등 연방 정부가 제시한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기술적 장애에 봉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마존 닷컴, 알리바바그룹 홀딩, 도이치 포스트 DHL AG와 같은 소매업체 또는 운송회사들은 무인기를 이용한 배달 시스템 도입을 모색하고 있지만 뜻하지 않은 장애로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고민은 배터리 수명과 정확한 배달 위치확인이다. 특히 날씨와 같은 변수나 새들의 공격, 또는 장난기 심한 주민들의 총격도 해결해야 과제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지금과 같이 페덱스나 UPS 트럭을 이용한 배달 시스템이 계속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문제해결에 수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혀 당장 무인기 배달의 상용화는 어렵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구글 드론 배달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니콜라스 로이 MIT 로봇전공 교수는 “배달용 무인기는 확실히 실행가능한 기술이긴 하지만 넘어야 할 기술적 장애가 많다”며 “초기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 배달업계의 대표주자 2곳도 당장 무인기 배달을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페덕스와 UPS는 아직 무인기를 이용한 배달기술이 당장 상용화를 하기에는 무리가 많다고 말했다.
UPS는 지난달 “현재로서는 무인기가 왜 믿을 수 있는 배달기술을 갖지 못하냐에 대한 수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 배터리 용량
무인기 배달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배터리의 힘이다. 랩탑이나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생산업체처럼, 무인기 역시 소형 배터리에 어떻게 많은 용량의 에너지를 담아내느냐가 관건이다. 무인기에 있어서는 절대적이다. 배달물품이 크면 클수록 비행을 위해서는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5파운드 물건을 달고 왕복 20마일을 비행할 수 있는 무인기를 원하고 있다. ETH 취리히 공과대학의 로봇전공 교수이자 아마존 물류센터 자동 분류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 라파엘로 단드리아는 2013년 말 아마존이 선보였던 8륜 무인기로는 이런 비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구글은 아마존의 고민을 덜어줄 대체 무인기를 지난 8월 공개했다.
이 무인기는 프로펠러 추진과 비행기와 같이 할강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으로 비행거리가 더 늘어났다.
그러나 이 디자인은 찹터형 무인기보다 바람의 저항을 더 받고 민첩하거나 믿을 만하지도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구글은 이번 달 조정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첫 디자인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 안전 문제
아마존은 지난주 연방 항공청(FAA)으로부터 야외 무인기 시험운행을 승인 받았다. 아마존은 프라임 에어프로젝트의 하나로 10대 가까이 개발해 놓은 상태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의 거 김치 부사장은 “현재 무인기의 비행능력을 시험해 보고 있다”면서 “안전하게 운영하기 전까지는 프라임 에어를 공식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거의 100% 사고 없이 드론이 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개발업자들은 배달 무인기의 가격이 상업용으로 보편화 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야 하고 연방 항공청의 비행기준과 지방 정부의 운영기준을 통과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 MIT 로봇전공 교수는 “일반 공원에서 취미삼아 날려 보내는 장난감 무인기가 아니라 1년 365일 24시간 물건을 달고 고속도로 위를 날아다니는 배달용 무인기로 제작하고 디자인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 낙하문제
비행에 관련된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달 현장에 도착해서 어떻게 물건을 낙하할 것인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부 회사들은 고객의 집 문 앞에 배달하는 방법을 시험해 보고 있는가 하면 다른 회사들은 물건을 끈을 이용해 내려놓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집을 잘못 찾을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GPS 시스템의 데이터의 오류가 발생하면 집을 잘못 찾아 배달할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수영장에 물건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
아마존 연구를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배달을 단순화하기 위해서는 아마존의 무인기들이 고객에게 보내는 부호를 통해 접근하는 물건 보관 장소에 배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배달용 무인기들은 주변환경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장 센서와 소프트웨어가 장착돼 스스로 항로를 쫓아가도록 한다.
하지만 이같은 기술은 아직 준비단계에 있다. 인텔이나 퀄컴과 같은 일부 칩 제작회사들이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들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다고 해도 연방 정부는 무인기 배달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달 FAA는 무인기 한 대당 조종사 1명이 있어야 하고 조종사의 시야에서 무인기가 벗어나면 안 되며 행인들 머리 위에 비행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제안했다. FAA는 이 규정이 내년에 법제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과도한 무게’의 물건을 운반하는 무인기는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FAA는 또 무인기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신뢰할 만한 충돌방지 기술을 입증한다면 조종사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무인기 운행도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FAA가 이들 회사들이 목표하는 대로 몇명의 조종사가 많은 자가 비행 무인기를 작동하도록 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 시험운영 중
현재 아마존과 구글은 30분 이내 거리에서 배달을 할 수 있는 무인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DHL 무인기는 북해의 작은 섬에 의약품을 배달했으며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지난달 무인기로 마시는 차를 배달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 경영자는 지난해 “기술이 매우 어렵기는 하지만 모두 가능한 일이다”고 자신했다. 단드리아 로봇전공 교수는 다량의 무인기 배달 술 개발에 5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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