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 대부분 처리 서부... 항만노조 파업에 신물,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거리 멀더라도 우회
▶ 걸프코스트·캐나다 등 수출입 루트 전환... LA항 물동량 뚝 줄어
서부 해안 항구의 노동쟁위가 빈번해지고 이로 인한 물류운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서부를 피해 동부 항구를 이용하는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다.
[‘뿔난’ 대형 유통업체들]
롱비치와 LA등 서부 해안 항구들의 지겨운 노동쟁의가 막을 내렸지만 그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지난주 보도했다. 신문은 수차례 반복돼 온 노동쟁의로 신물이 난 대형유통업체들이 그동안 이용해 오던 서부 무역항로를 동부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릿에 따르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화물의 절반이 서부 연안 항구를 통하고 있다. 이들 화물은 대부분 아시아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운동화까지 매우 다양한 수입상품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제항만 및 창고노조’ (International Longshore and Warehouse Union)와 ‘태평양 해양운송협회’ (Pacific Maritime Association) 간의 노동쟁의로 인한 수입화물 하역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형 소매업체 등 유통 공급업체들은 서부 해안 항구를피해 거리는 멀더라도 동부 연안이나 걸프 코스트, 서부 멕시코, 캐나다 등의 항구로 수출입 루트를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무역 루트 변경현상은 노동쟁의가 가속화되던 지난해 후반기에 더욱 많아졌다. 항만무역 전문가들과 항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물선들이 서부 연안에 하역을 기다리며 바다에 길게 늘어서 수개월씩 기다리는데다가 화물이 항구에 하역돼도 노조원들의 고의적 태업으로 화물의 운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해양무역 루트가 변경되고있다.
실제 롱비치와 LA항 해안에는 화물을 가득 적재한 많은 화물선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줄은 선 채 정박하고 있다.
▲ 운송업계 피해
이같은 무역루트 변경의 피해자는 주로 대형 트럭 운전기사들과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업계다. 특히 내년에 완공될 예정인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상당수의 화물이 서부 해안이 아니라 동부나 남부 항구를 이용할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우려가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서부 항구의 노사갈등이 얼마 전봉합되기는 했지만 항구의 하역작업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대략 3~6개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LA와롱비치 앞바다에 하역 순서를 기다리는 화물선만 지난주 기준으로 29척에 달한다.
LA 항구의 진 세로카 대표이사는 “화물선의 3분의 1이 다른 항구를 이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적지 않은 화물선들이 다른 항구 시설로 가게 된다면 다시 그들을 서부 해안으로 돌리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게 된다”고 우려했다.
LA항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화물선들이 다른 항구로 돌아섰는지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수입량은 전년 대비 28%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 유동성 위한 항구변경
캘리포니아에 있는 항구들은 노동분쟁이 발생한 이후 화물 선적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버택시 스타일의 앱 ‘카고매틱’(Cargomatic)을 활용하고 있다.
공급-체인의 유연성은 경제불황이 닥쳤던 2008년 이래 매우 중요한 경제요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비즈니스들은 업소에 재고물량을 항상 확보한 상태로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 언제라도 제시간 내 배달되는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유통운송회사들은 그날 그날 상황을 근거로 물동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이 앱을 이용해 가장 빠른 수출입 루트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배를 이용한 무역은 다양한 이유로 종종 루트 변경이나 항구 선택이 즉시 변경되곤 한다. 이번 서부 항만사태 뿐 아니라 허리케인, 한파 등으로 인해 수출입 물품 입출하가 지연되기도 하게 그로 인해 회사마다 수천만달러의 손해를 보기도 한다.
‘월마트 스토어’와 ‘홈디포’ ‘타겟’ 같은 대형 유통업체는 이런 이유로 수년 동안 일명 ‘4개의 코너 전략’(four-corner strategy)을 사용해 오고있다. 이는 미국 북부와 남부 항구, 멕시코만에 대형 물류창고를 두고 상황에 따라 수입품 하적을 자유로이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요즘은 작은 유통업체들도 경로의 다양화를 찾고 있다.
▲ 서부 항구 줄여
지난주 미국 ‘저널 오브 커머스’가 138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5%는 2016년까지 미 서부 해안을 이용하는 화물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비율의 유통업체들은 아예 일부 화물을 다른 항로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동부 연안의 산업용 부동산 시장의 임대산업이 크게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지아 사바나는 지난 4·4분기 공실률이 5%로 떨어져 내렸다. 이곳의 2013년 공실률은 9%대에 머물고 있었다.
반대로 서부 항만의 물동량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오클랜드 항구의 물동량은 32%가 하락했다. 그러나 동부의 버지니아 항구는 오히려 15%가 늘어났다. 덴마크 선적의 ‘마스크 라인’ (Maersk Line)의 한 대변인은 해운회사마다 동부로 향하는 화물선의 적재공간 요청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난감 제작사 ‘해스브로’는 이미 지난 수개월 동안 대부분의 ‘트랜스포머스’ 화물 컨테이너를 동부 연안을 변경해 운송하고 있다. 또 ‘마이리틀 포니’와 기타 장난감은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사바나항으로 들여오고 있다. 예전에는 동부와 서부로 양분해 화물을 받았다.
해스브로는 앞으로도 계속 이같은 경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들 경로를 이용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 시간·경비문제
물론 운송 항로가 길어지면 시간과 경비가 추가된다.
아시아에서 LA로 들어오면 14일이 걸리지만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동부로 들어가는 항로는 25일이 소요되며 이로 인한 경비도 두 배가 늘어난다.
하지만 해스브로는 항로 변경으로 인한 경비절감을 위해 유통망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장거리 운송의 손해를 만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순수익은 오히려 늘어났다. 해스브로의 브라이언 골드너 대표는 “운영을 잘하면 큰 손해 없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말했다.
타겟 역시 물량 운송의 변경으로 인한 물량 공급차질을 막기 위해 자체 대형 네트웍을 활용하고 있다. 신속한 선적과 사전 물품주문이 타겟의 전략이다.
적체가 해소되면 타겟은 전반적으로 운송 유통과정을 재검토해 영구적 해결책을 모색할 지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존 뮬리건 타겟 재정국장은 “현재문제가 다 해결되면 장단점을 따져볼것”이라면서 “그 결과에 따라 대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유통업체들이 운송경로를 다양화 할 수는 없다. 농업의 경우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항구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특히 스몰 비즈니스는 경비에 묶여 다양한 선택을 할수 없는 실정이다.
MIT 운송연구센터의 요시 셰피교수는 “현재로서는 서부 항구가 경비가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이라면서 “생산공급 담당자들은 매일의 가격압박을 받고 있는데 배를 바다에 묶어둘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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