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부르는 ‘펜션’ 즉 연금은 고용주가 종업원의 은퇴자금을 약속하는 확정적 급여 퇴직 연금제도다.

[펜션의 장단점 - 401(k)와 차이는]


20세기 들어 많은 정부나 기업들이 속속 직원들에게 퇴직을 대비한 은퇴연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 ‘확정적 급여 퇴직연금 제도’(defined benefit retirement pension plan)라고 부르는데 흔히 말하는 연금, 즉 펜션(pension)을 지칭한다. 기업들이 요즘 종업원들을 위해 제공하는 은퇴플랜인 401(k) 등 ‘확정 갹출형 퇴직수당 제도’(defined benefit contribution plan)와는 다르다.

이 플랜은 고용주가 돈을 내고 투자처 결정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을 책임진다.

종업원이 돈을 내고 투자처를 결정하는 401(k), 즉 확정 갹출형과의 차이다.

‘확정적 급여 퇴직 연금제도’는 종업원이 은퇴한 후 얼마의 연금을 지급할 것인지를 약속해 주는 연금플랜이다. 물론 연금액은 종업원의 봉급과 근무기간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요즘 이 연금플랜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져 연금액 지불에 대한 고용주의 부담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입된 것이 지금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는 종업원 개인연금 401(k)다. 이는 고용주가 아니라 종업원이 돈을 내고 관리하는 제도다.

확정적 급여 플랜은 기본적으로 2가지로 운영된다. 펜션으로 불리는 연금(pension)과 캐시밸런스 플랜(cash-balance plan)으로 불리는 ‘통산 퇴직금 적립제’다.

펜션은 직장에 근무하는 등 일정 자격기준을 갖춘 종업원에게 자동적으로 제공된다. 그러나 회사에 따라 최소 1년 이상 근무해야만 이들 연금플랜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 회사에 일정기간 근무해야만 플랜에 적립된 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통산 5년이 기본이다. 이 기간 전에 직장을 그만두면 전액을 받지 못하고 근무 비율에 따라 삭감된 금액을 받는다.

이 연금 플랜은 종업업이 투자처를 고를 수 없다. 고용주 즉 회사가 고용한 투자 전문그룹 또는 전문가가 투자처를 결정하는 등 플랜 전반을 책임지고 운영한다.


▲ 확정 급여와 확정 갹출형의 차이

확정 급여형 플랜은 일반적으로 종업원이 돈을 내지 않는다. 돈은 고용주 즉 회사가 낸다.

이에 반해 401(k) 또는 403(b)와 같은 확정 갹출형 플랜은 종업원이 돈을 낸다. 따라서 확정급여 플랜이 종업원에게는 훨씬 더 유리하다.

확정 급여형 플랜은 회사가 돈을 내야 하기때문에 부담이 많다는 이유로 최근 들어 플랜을 축소(고용주 부담금 축소)시키거나 아예 확정 갹출형으로 바꾸는 추세다. 아직 확정 급여형 연금플랜을 제공하는 회사에 다닌다면 매우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어떤 회사는 확정 급여형과 확정 갹출형을 둘 다 운영하기도 하는데 만일 두 개 플랜을 운영하는 회사에 다닌다면 당연히 확정 급여형도 함께 택하는 것이 좋다.


▲ 은퇴금 지불은?

확정 급여 연금플랜은 은퇴자에게 고정금을 지불해 준다. 이 금액은 일시불이 될 수도 있고 수표로 매달 받을 수도 있다. 어떤 것을 받을지는 은퇴 종업원이 선택한다.

은퇴금은 회사가 얼마나 잘 돈을 관리했는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근무경력과 봉급에 따라 결정된다. 401(k)와 403(b)와 같은 확정 갹출형 플랜과는 정반대다.

확정 갹출형 플랜은 종업원 스스로가 급여에서 얼마를 떼 투자할 것인가, 또 어떤 펀드에 투자할 것인가를 정하기 때문에 은퇴 후 플랜에 적립된 금액은 모두 종업원의 책임이다. 회사가 일정 비율로 적립해 주는 돈 역시 해당 종업원이 관리한다. 따라서 은퇴 후 얼마를 받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며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종업원의 투자 능력에 달려 있다.

한편 확정 급여 연금플랜이 제공하는 정확한 연금액은 매년 베니핏 설명서를 보내주는 플랜 관리자에게 문의하면 알 수 있다. 매년 보내주는 설명서는 현재의 베니핏(받는 금액)과 어떻게 투자되는지를 보여준다.


▲ 플랜 제공자

현재는 정부기관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회사들이 확정 급여 연금플랜을 사용하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1980년대 들어서면서 많은 회사들이 401(k) 등 종업원 스스로 은퇴자금을 모으는 확정 갹출형 플랜으로 전환해 더 이상 연금책임을 회사가 지지 않고 있다. 대신 일정비율로 돈을 적립해 주며 도움을 주는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통연금은 기금의 100%를 회사가 책임지고 여기서 은퇴자금이 지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는 은퇴기금의 책임을 종업원에게 넘겨주고 재정부담을 덜고 있는 것이다.

현재 회사 책임의 전통 연금제도에 가입된 일반 회사 종업원의 비율은 10%에 그치고 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율은 60%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양쪽 플랜을 모두 채택하고 있는 회사는 대략 30%가량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노조의 힘이 센 산업 분야, 즉 항공사와 자동차 생산 분야의 회사들은 아직 회사가 책임지는 펜션 플랜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외수당에 대해서는 혜택을 주지 않는 등 혜택을 축소하고나 아예 없애버리고 있다.


▲ 공무원

공무원은 예외다. 주 또는 지방 정부의 거의 90%는 아직도 확정 급여 연금플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배경 때문이다.

연금을 결정하는 정치인 대부분이 선출직이기 때문에 재선에 영향을 미치는 연금개혁에 매우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 이 문제가 돌출되면 외면하는 실정이고 이에 대한 비판도 심하게 받고 있다.

많은 주의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공무원 연금플랜이 현재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은퇴연금을 충분히 떼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납세자들에게는 좋은 징조로 볼 수 없다. 증시의 활황세가 주춤하게 되면 은퇴자에게 줄 충분한 자금이 부족해지고 최종적으로는 정부에서 자금마련을 위해 증세카드를 꺼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을 위해 일반 시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형국이 된다.


▲ 연금의 장점

최대의 장점은 물론 종업원은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연금을 지불된다는 점이다. 아무 일 없이 직장만 다니면 은퇴 후 수입은 확실히 보장된다. 수령액도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나온다.

또 당사자가 죽은 후 배우자에게도 계속 돈을주고 싶으면 현재 받는 연금 수령액을 줄이면 된다.

하지만 단점은 투자처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없다. 또 연금계좌에 돈을 더 넣을 수도 없다.

은퇴자금을 더 만들고 싶다면 별도의 IRA와같은 개인연금 플랜을 가입해야 한다.

또 어떤 연금플랜은 인플레이션 비율을 고려하지 않고 연금액이 책정되므로 화폐 가치가 떨어져 연금액이 줄어드는 감액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또 401(k)와는 달리 연금 플랜에서 돈을 대출 받거나 조기 수령을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연금이 은퇴 나이에 도달해야만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 대개 65세가 기준이다. 하지만 일부 연금은 55세부터 수령 가능하다. 특히 돈은 일찍 받을수록 수령액은 줄어든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김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