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 있는 건 OK… 규모·내용 중요
▶ 상대방 부모 재정습관도 점검... 파트너에 재정 공개·상의를
결혼이 늦을수록 상대방 파트너의 재정적 습관이나 책임감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늦게 결혼하는 커플 위한 조언]
결혼 연령이 점점 늦춰지면서 종종 결혼조건에 재정적 능력이 전제되곤 한다. 나이가 들수록 현실적이 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재정전문 사이트 마켓워치가 얼마 전 출간된 재정전문가 조나단 클레멘트의 ‘2015년 재정 가이드’를 참조해 늦게 결혼하는 커플을 위한 재정조언을 정리해 보도했다.
2013년 전국 건강통계센터에 따르면 15~44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0세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사는 가능성이 74%에 달했다. 요즘은 30을 넘긴 결혼이 대세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하지만 독신을 주창하는 젊은이들은 물리적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겠지만 재정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독신을 주창하다가도 결혼을 생각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을 결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재정적 부담이나 불화가 결국 가정의 파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금전이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재정 습관이나 생활관 정도는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는 말이다.
▲ 모든 것을 공개한다.
모기지 신청을 낼 때도 금융회사는 수입과 크레딧 점수를 확인하고 저축과 부채의 정도를 확인한다. 주택 구입이 아니라 렌트할 때도 많은 건물주들은 구체적인 재정상태를 요구한다.
이처럼 낯선 사람에게까지 재정정보를 제공하는데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하는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에 대한 재정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일일지 모른다.
결혼을 하게 되면 재정은 공동책임이 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결혼 전 파트너의 재정적 습관을 눈여겨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크레딧점수는 어떤지, 부채 정도는 얼마나 되는지, 어떤 종류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어떤 재정상태가 가장 이상적인 것일까.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013년 조사한 소비자 재정 설문조사에 따르면 35세 미만 세대주의 77%는 어떤 종류이든 부채를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부채만으로는 우려할 내용은 아니다. 부채가 대학 학비나 주택 구입 등 긍정적 의미의 대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크레딧카드 부채다. 젊은 세대주의 37%는 카드 부채를 가지고 있고 카드 빚 중간가는 1,500달러나 됐다. 하지만 매우 고무적인 자료도 있다. 35세 이하 세대주의 38%가 주식을 가지고 있고 또 다른 39%는 은퇴연금에 가입했으며 36%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순수 자산가치 중간 값은 1만300달러로 나타났다.
▲ 소비 태도
부모로부터 많은 재산을 이어받거나 도움을 받는다면 당사자가 나쁜 재정습관에 빠졌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버는 대로 써버리고 크레딧카드 청구서 변재에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고 특히 위험도가 높은 곳에 투자도 척척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복에 겨운 배우자를 만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부모가 준 돈을 써본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지원이 끊어진다면 어떤 태도를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할 필요는 있다.
연방준비제도위원회의 연구원 제인 독고와 겡리가 자신들의 크레딧 점수를 비교해 둘이 끝까지 같이 갈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해 봤다. 그 결과, 두 사람의 크레딧 점수가 크면 클수록 관계가 깨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다른 하나는 자녀는 부모의 재정습관을 이어 받는다는 점이다.
결혼을 결심한다면 상대방 부모의 재정에 관련된 태도를 미리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말로는 부모처럼 성장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결국 재정습관은 부모의 영향을 받는 것임은 분명하다.
▲ 책임 분담
상대방의 돈 씀씀이를 파악한다면 가정의 재정관리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방의 재정적 책임이 미심쩍다면 직접 재정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정에 관한 문제는 파트너에게 솔직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해 봤을 때 재정에 자신이 없다면 상대방에게 재정 일을 아예 넘겨주고 다른 집안일을 거들어주면 된다. 솔직히 털어 놓는다는 것이 어떤 경우는 자존심 상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임을 분담해 서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나누는 것이 나중에 뜻하지 않는 불화를 사전에 막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 돈과 결혼하지 말라
결혼을 하면 수표도 같이 사용하고 크레딧카드 어카운트도 공유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집도 같이 사고 자동차도 공동으로 구매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 종종 문제가 생기는 부부도 있다.
상대가 돈이 많은 줄 알고 결혼했는데 알고 보니 가진 것이 별로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부분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고 결국에는 갈라서게 되는 불행한 일까지 겹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돈을 보고 결혼한 많은 부부들이 파경을 맡게 된다면서 돈이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재정적 풍요로움이 돈이 부족할 때는 견디기 힘든 고통으로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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