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자금 마련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 50세 부부 매년 4만8,000달러씩 15년 적립 땐 목표 달성 현재의 생활 희생해 조금씩이라도 꾸준한 저축이 중요 미국인 31% “노후 대비 저축·연금 없다”응답 큰 우려
미국인들의 상당수가 은퇴를 대비한 자금을 충분히 모아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직장인 은퇴연금 플랜인 401(k)에 100만달러를 모을 수 있을까. 아무나 모을 수 있는 돈은 아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할까. 그렇지도 않다. 돈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모을 수 있는 돈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종업원 베니핏연구소’가 2013년 연말 자체 보유한 2,400만명의 은퇴자금 정보를 분석한 결과, 100만달러 이상을 적립한 연금 가입자 비율은 전체 401(k) 플랜 가입자의 0.42%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은퇴연금을 관리하는 피델리티 투자사가 자체 관리 연금계좌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까지 401(k) 어카운트에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가입자는 7만2,000명으로 총 1,300만명의 플랜 가입자의 0.56%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매우 우려스러운 자료도 발표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자료를 토대로 ‘센터 포 아메리칸 프로그레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31%가량은 아예 은퇴를 대비한 저축을 하지 않았거나 은퇴연금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또 은퇴를 위해 저축을 하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대부분은 충분한 돈을 모으지 못하고 있었다. 센터 보고서는 은퇴계좌를 가지고 있는 55~65세 가장들의 중간 저축액은 10만4,000달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은퇴 대비를 위한 준비가 그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은퇴자금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식을 충분히 했다고 해도 자녀 부양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은퇴자금을 모아둘 엄두를 내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녀 대학 진학비도 중요하지만 고령화시대를 접어드는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는 은퇴자금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50세가 넘었다고 해도 아직 늦지 않았다며 조금씩이라고 모아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100만달러 만들기은퇴연금은 일찍 시작할수록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시작이 문제다. 일을 하는 자녀들이 있다면 부모들이 나서서 은퇴연금 가입을 종용하는 것도 좋다. 또 30~40대들 역시 연금에 눈을 돌린다면 은퇴연령에 접어들면 적지 않은 돈을 모아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7만5,000달러를 벌고 매년 3%씩 봉급이 오른다고 가정해 보자. 401(k)에 투자하는 연금 투자금의 수익이 7%이고 또 회사에서 봉급의 6%까지 50% 매칭(대부분 회사들이 이 정도는 매칭해 줌)을 해준다고 한다면 ‘얼마나 그리고 얼마동안’ 투자해야 100만달러가 만들어질까.
매년 봉급의 7.3%를 30년 동안 모은다면 충분히 100만달러의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70세까지 직장생활을 하겠다고 한다면 최소 40세부터는 매년 연금 저축을 한다면 무리 없이 100만달러를 손에 쥘 수 있게 된다고 ‘헐 파이낸셜 플래닝’의 제이슨 헐 대표는 밝혔다.
봉급이 이보다 적고 회사에서도 충분히 매칭을 해주지 않으며 또 7% 수익도 보기 힘들다면 더 많은 돈을 봉급에서 떼어 투자해야 한다. 물론 목표가 100만달러이기는 하지만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적립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끝까지 해나간다100만달러를 결코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불가능한 일을 수도 있다. 문제는 노력이다. 현재의 지출과 미래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고튼 파이낸셜 그룹’의 제프 고튼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목표를 세운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돈이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으며 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또는 낭비하는 곳이 없는지 등에 관해 장기적이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현재의 생활습관의 일부를 희생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생활을 희생해야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연간 최대 허용금액 1만8,000달러(50세 이상은 2만4,000달러)를 401(k)에 적립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현재의 상황에 맞게 끝까지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튼 대표는 60세 초반의 한 정비공이 현재 매년 최대 허용금액인 2만4,000달러를 401(k)에 적립하고 있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수입의 절반을 넣는다고튼 대표는 2만4,000달러는 이 정비공 월급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정비공은 30년 이상을 정비공으로 일해 왔지만 은퇴자금을 충분히 모으지 못했다면서 “가능한 최대한 은퇴자금을 모으고 있고 봉급이 오를 때마다 절반 이상을 401(k)에 적립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간이 모자란다40~50대들이라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고튼 대표는 50세라고 가정하고 부부가 매년 4만8,000달러를 65세까지 적립한다면 이자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고 해도 75만달러는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투자수익까지 가산된다면 쉽게 100만달러 목표에 도달한다는 결론이다.
물론 4만8,000달러가 쉽게 말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재정적 독립을 꿈꾼다면 “새 자동차를 사지 않는다. 외식을 줄인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절약의 대명사, 조기은퇴의 롤모델로 불리는 미국의 유명 블로거 ‘머니 머스태시’(Money Mustache)는 부인과 아들 3식구가 연 2만5,000달러로 살아간다. 콜로라도에 거주하고 있고 또 집을 현금으로 구입해 월 페이먼트는 없지만 이들의 생활은 절약모드 그 자체여서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찾는다.
그는 미국인 평균 봉급을 상회하는 직장인들은 연간 허용 최대금액 1만8,000달러까지 적립하고 가능하면 세금을 제외한 순수입에서 적립되는 로스 IRA 개인연금 플랜을 추가로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집으로 가져오는 수입 절반 이상을 저축하고 절약하는 자세가 몸에 익숙해지면 17년만 일을 해도 충분히 은퇴할 수 있다”면서 “3분의 2를 저축할 수 있다면 10년만 일을 해도 충분히 은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언머니 머스태시의 적립방법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머니 머스태시는 집도 자신이 수리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지출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출이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꼭 필요한 것인지, 혹시 낭비하는 부분이 없는지 등등.
헐 대표는 “진정 자신에게 필요한 지출인지를 생각해 보고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절약만 가지고는 저축을 늘리기가 어렵다. 또 다른 수입원을 마련해야 한다. 파트타임 일을 찾는 등의 또 다른 수입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수입은 전부 은퇴 저축구좌에 넣어 둔다.
하지만 기억해 둬야 할 것은 은퇴구좌의 투자처를 안정적인 뮤추얼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익률을 쫓아가는 안 된다.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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