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미숙자 25%는 LA·마이애미에 거주
▶ 영어 배우면 더 좋은 직장 찾는 경우 많아
미국 내 근로자 10명 중 1명꼴로 영어 구사능력이 미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 10중 1명꼴 ‘미숙’… 1980년의 2.5배
미국 근로자들의 영어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브루킹스 연구소의 메트로폴리탄 정책 프로그램이 발표한 새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내 근로 연령대의 성인 10명 중 1명꼴로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0년 수준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직업 전망과 경제 기여 능력이 떨어지는 주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영어 실력이 부족한 근로 연령 성인은 1,920만명에 달하며 이 중 3분의 2가 스패니시 구사자들이다. 하지만 인구 비율면에서는 아시안과 퍼시픽 아일랜더의 영어 미숙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민 근로자와 그들의 자녀들은 향후 수십년 동안 미국 노동력에서 가장 큰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따라서 영어교육에 대한 투자가 “숙련된 노동력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를 주도한 질 윌슨은 “영어 능력은 교육 수준에 관계없이 이민자들 사이에서 경제적 지위의 강력한 예측 요인일 뿐더러 이민 근로자 자녀들의 더 큰 교육 및 경제적 성장과도 연관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미국 내 16~64세 근로연령대 성인의 20%에 해당하는 대략 4,500만명이 집에서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영어에 문제가 없지만 나머지는 영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방 센서스국의 ‘2012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브루킹스는 최근 수년간의 인구 증가와 영어 미숙 인구 비율에 따른 미국 대도시의 순위를 정했다.
이에 따르면 영어 미숙 성인들의 대부분은 전통적으로 이민자들이 많이 몰리는 규모가 큰 미국 대도시에 살고 있지만 최근에는 라틴 아메리칸 이민자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난민이 더 많이 유입되기 시작하는 작은 규모의 메트로폴리탄 지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 영어 미숙자 LA 등에 밀집
영어 미숙 근로연령대 인구의 4분의 1이 LA와 마이애미에 밀집돼 있으며 뉴욕시의 영어 미숙 근로연령대 성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8%를 자지하고 있었다.
규모가 작은 도시, 즉 인디애나폴리스와 네브래스카 오마하와 같은 곳은 처음으로 영어 미숙 인구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인디애나폴리스 지역에서의 영어 미숙 인구 비율은 2000~2012년 99%나 뛰어올랐다. 또 오마하 도시 지역도 같은 기간 중에 영어 미숙 인구가 95%나 뛰어오른 것으로 보고서는 밝혔다.
2006년 영어 교실과 회사 방문 영어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한 비영리단체 오마하 언어문화학교의 메리 퍼터슨 소장은 “우리는 주 7일 24시간 일을 하지만 우리 영어 교실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을 다 도와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 숙련도가 미숙하다고 해서 이민 근로자들이 고용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하지만 영어 수준에 따라 교육 수준에 관계없이 수입의 차이를 현격히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영어 교육은 직장에도 도움
사우스다코타 허런의 베키 로저스 커뮤니티 활동가는 건설, 제조, 청소 등의 업종에 근무하는 라틴계 이민자 중에서 영어를 배운 후 저임금에서 고임금 수준의 일자리로 옮기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다니는 직장들이 기꺼이 이민자 종업원들의 영어 교육을 도와줄 때 종업원뿐 아니라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LA와 보스턴 등 많은 도시들에서 무료 또는 저비용 영어 클래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들을 모두 수용해 영어를 교육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보고서는 정부 지원 교육 기회 부족으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돈을 지불하기 힘든 이민자들에게는 하나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으며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기금이 이민자 유입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디애나폴리스 비영리단체인 ‘엑소더스 리퓨지 이미그래이션’의 영어 학교 코디네이터인 카리 프리츠는 영어를 배워야 하는 학생들이 때로는 교통문제에 봉착될 수 있고 직업을 가진 이민자는 시간대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이민자 증가율보다는 낮아
모든 이민자가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것은 아니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능력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인구가 전체 외국 태생 인구만큼 빠르게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외국 태생 근로연령 인구가 1980년 7%에서 2012년 16%로 늘어나긴 했지만 전체 미국 인구에서 영어 미숙자의 비율은 2012년 9.3%에 그쳤다고 보고서는 아울러 밝혔다.
소말리아에서 온 아브디카리미 오마르(32)와 여동생 해나(21)는 올 여름 인디애나폴리스로 이주할 때 이미 다소간의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고 이들은 현재 난민정착 지원기구에서 실시하는 영어 상급반에 등록하고 있다. 오마르는 영어 실력이 향상되면서 그가 원하는 컴퓨터 기술과 관련된 직장에서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여동생도 “나날이 영어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면서 대학에 들어가 공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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