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유층 ‘짠손’ 저소득층 ‘큰손’
▶ 부자들 경제침체 더 타격 정신적 물질적 여유 줄어
미국인들은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선단체에 더 많이 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사람들이 왜 더 많이 기부할까
불경기를 거치면서 부자는 더 큰 부자가 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CNN 머니는 지난주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보다 더 많이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보다 더 기부하는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아마도 누구나 비슷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일종의 동지의식 때문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자들은 대학이나 병원, 미술관 등에 기부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는 것이다.
자선기금 추세를 조사한 워싱턴DC의 비영리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 연구원들이 연방 국세청(IRS)의 세금보고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부유층으로 분류되는 연 수입 20만달러 이상자들은 2012년 자신들의수입 4.6%를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과 비교해 줄어든 비율이다.
이에 따르면 2012년 미국인들의 자선단체 기부에 따른 세금 공제액은 1,800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수입의 평균 3%에 해당한다. 중간수입 8만2,823달러의 미국인의 중간 기부금은 3,176달러였다.
2012년 성인 2명이 일하는 연 소득 10만달러 이하의 중·저소득층 가정의 기부금은 2002년보다 4.5% 더늘어난 것으로 타나났다. 그러나 2만5,000달러 이하의 극빈층은 오히려 수입의 16.6% 이상을 더 기부해 부자들의 주머니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2012년 연 수입 2만5,000달러 이하 수입 미국인들은 수입의 7.7%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봉급자들의 경우 봉급이 늘어날수록 기부금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었다.
연봉 2만5,000~5만달러의 봉급자들은 수입의 4.6%를 기부했고 5만~7만5,000달러 연봉자는 3.5%, 7만5,000~10만달러는 3%, 10만~20만달러대는 2.6%로 점차 낮아졌으며 20만달러 이상 연봉자는 2.7%의 기부율을 보였다. 여기에는 기부를 많이하는 상위 1% 이상자들의 기부금까지 포함된 것이므로 실제 상류층들의 기부문화는 상당히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고도 남는다.
2009년 시작돼 최고 갑부들에게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도록 권하는 ‘기빙 플레지’ (Giving Pledge)에 서명한 빌리어네어들도 이미 30명을 넘어섰다.
워런 버핏은 이미 전 재산의 99%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버핏은 TV인터뷰에서 “자녀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로 많은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할 수있다는 느낌을 가질 정도의 돈만 남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너무 많은 돈을 물려주면 무위도식할 가능성이있으므로 자신 스스로가 무언가 생산적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돈만 남겨주겠다는 의미다.
▲소시민들의 의리
비영리단체 대표들은 불경기에서도 계속 기부를 하려는 소시민들의 의리라고 표현하면서 이들은 경기가회복되기 시작하는 요즘까지도 계속 끊이지 않고 기부를 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LA 미드나잇 미션의 타미필립스 개발소장은 “매우 친근하다.언제든 그들 역시 홈리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의 스테이시 팔머 편집장은 “부유한 사람들은 대학이나 아트 뮤지엄, 오페라, 병원 등에 매우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기구들의 기금 모금자들은 매우 잘 훈련돼 있고 부자들을 잘 찾아다닌다”면서 “하지만 푸드뱅크는 주로 저소득 미국인들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들은 직업을 잃은 사람들의 형편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부자들은 액수 면에서 가난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기부한다. 부자들의 수입에 따른 기부비율이 낮다고 해도 전체 금액 면에서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
미국 부자들은 2012년 775억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플레이션율을 계산해서 46억달러나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10만달러 이하의 수입자들은같은 기간에 573억달러에 그쳤다고보고서는 밝혔다.
▲가난할수록 더 많이 기부
그렇다면 왜 가난한 미국인들이부유층 미국인들보다 더 많은 비율로 기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직 명쾌한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있다.
팔머 편집장은 “부자들보다 자신 주변의 이웃을 돕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부유층 미국인들은 경제 하강국면에 대한 우려를 더 심하게 가지고 있으며 주변 이웃보다는 자신의미래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한다는것이다. 팔머 편집장은 “부자들은 증시 붕괴 당시 일반 미국인들보다 더큰 타격을 직접적으로 입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만큼 기부할 정신적ᆞ물질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부자와 가난한 자의 기부 차이는 사회과학자들 역시 수수께끼로 생각한다.
UC버클리와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교수들은 지난 2010년 발표한 “적게가질수록 더 많이 기부한다”라는 논문을 통해 “사회 경제학적 측면에서 하층에 위치한 사람들은 돈을 벌 수있는 재원을 거의 가지고 있지 못하고 또 어려움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적게 버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약자 위치에 서있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입장에서 다른 사람들의 복지보다는 우선 자신의 실리를 먼저 차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2010년 논문의 저자들은 “관대하게 행동하고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서 중하층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신뢰를 쌓고 또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되므로 자신들이 어려운 시기에 맞닥뜨리게 되면 그들 역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하고 또 언제가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때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있기 때문에 가난할수록 더 많이 기부한다고 예측할 수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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