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의 재정관리 - 불확실한 미래 대처하는 방법
자신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은 마치 퍼즐을 꿰어 맞추는 것과 같다. 은퇴 후 대비는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은퇴교사가 대체 교사로 학생들에게 산수를 가르치고 있다.
암 진단 받았어도
수십년 생존자 많아
쓰고보자 식은 곤란
건강에 자신 있다면
소셜시큐리티 신청 늦춰
수령액 최대화 바람직
매달 고정 현금 원하면
위험 낮은 곳에 투자
즉시 연금 구입도 고려
은퇴연령에 다가서는 미국인들의 고민은 어떤 것이 가장 많을까. 은퇴 후 생활을 할 수 있는 재정 마련이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충분한 재정을 모아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수명은 날로 길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천수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병이 들 수도 있고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일찍 죽을 수도 있다. 미국 센서스국은 2014년 한해동안 60~74세 인구 63만2,000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에서 1분기 사망자 수와 맞먹는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에 충분한 돈을 마련하고도 다 쓰지 못하고 죽는다는 의미다. 월스트릿 저널은 최근 암 진단을 받은 한 남성의 예를 들면서 노년의 재정관리 요령을 소개했다.
매서추세츠 쳄스포드에 거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피터 넬슨(61)은 요즘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는 최근 뇌졸중이나 혈전의 위험을 높이는 일종의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넬슨의 나이에 이 병의 진단을 받으면 보통 10~20년 정도는 산다고 한다.
진단을 받자 넬슨은 그가 죽기 전까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의 취미인 그림 그리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집안 잡일을 하는 사람을 고용할까도 생각했고 평소 좋아하던 여행 취미를 살려 파타고니아를 등반하고 인도 여행에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참가 할 것까지 생각해 봤다.
그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곧 바로 하자”로 원칙을 세웠다.
넬슨과 같이 ‘진성다혈구증’(polycythemia vera)로 알려진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보통 아무런 문제없이 수년을 활발히 활동할 수 있다. 또 치료를 잘하면 부작용 없이 뇌졸중이나 혈전의 위험성을 줄일 수도 있다. 많은 환자들은 평상시와 같은 활동을 하며 수십년을 더 사는 경우도 있다.
넬슨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다 보면 죽기 전에 재정이 모두 고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넬슨은 은퇴용으로 모아둔 돈을 당장 하고 싶은 일에 써야 할지가 고민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치료가 잘돼 아무런 문제없이 천수를 누린다면 이미 모아둔 돈을 다 써버릴 수도 있다. 소셜시큐리티국이 예상하는 남성의 평균 기대 수명치는 84세이나 된다.
이같은 고민은 넬슨만이 아니다. 많은 정상 은퇴자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고 일부는 이런 현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해답은 없다. 본인들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월스트릿 저널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위험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권을 정하고 매년 얼마의 돈을 쓸 것인지, 또는 얼마를 찾을 것인지 등 조절을 하라는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방법을 신문은 소개했다.
▲ ‘큰 차이는 없다’
자신이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 예상 수명과는 관계없이 죽을 때까지 쓰고 남을 정도로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는 않다.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재정 전문가 댄 골디는 넬슨의 상황이 일반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천수를 누리고 싶은 사람도 자동차 사고가 나서 죽을 수도 있고 뜻하지 않은 질병으로 쓰러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골디 전문가는 고객들과 상담할 때 재정상황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고 말했다.
은퇴자들이 주로 직면하게 되는 2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돈이 걱정돼 중요한 뭔가를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다가 모아둔 돈이 줄어들면 급격하게 생활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비 걱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예를 들어 소셜시큐리티 베니핏 수령을 최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70세까지 연기하는 것이다. 그 기간에 모아둔 돈을 사용하거나 일을 계속하면서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결코 일을 중단해서는 안 되며 능력이 되는 데까지 열심히 일에 몰두하는 것이다. 70세에 다다르면 소셜 베니핏 금액은 크게 올라간다. 골디 전문가는 일단 자신의 돈을 먼저 쓰면서 소셜시큐리티 베니핏을 미래를 위해 저축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연금 수령을 늦추는데 따른 차이는 상당히 크다.
61세의 독신남이 62세에 소셜시큐리티를 1,500달러를 받는다면 70세까지 기다릴 경우 인플레이션을 계산하지 않고도 2,640달러를 받는다. 1,000달러 이상을 더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 산다는 것을 전제로 한 조언이다.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일찍 죽는다면 오히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서 사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인 대부분은 62세부터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신청해 받고 있다.
▲보호장치를 마련한다.
다른 전략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셜시큐리티 베니핏 이외에 고정 현금을 원한다면 일정 금액을 수입에서 떼어내 위험성이 낮은 투자처를 골라 투자하는 것이다.
평생 모아둔 돈이 10만달러라고 가정해 보자. 우선 이 돈을 둘로 쪼갠다. 한쪽은 인플레이션 조정 없이 일정기간 원금 손실이 없는 곳에 투자한다. 예를 들어, 7만2,000달러가량을 떼어내 10년 만기 양도성 예금(CD)에 들어둔다. 이 돈은 요즘 이자율로 계산하면 10년 후 10만달러로 불어나게 된다. CD는 연방 정부가 보증해줘 손해 볼 일도 없다. 나머지 금액 2만8,000달러는 저비용 증권시장 인덱스 펀드에 투자한다. 최근 10년간 거의 움직임이 없지만 최소 손해는 보지 않는다. 밑져 봐야 본전이라는 말이다.
건강이나 재정상황을 고려해 고정금액을 매달 받을 수 있는 ‘즉시 연금’(immediate annuity)을 구입한다.
현재 70세인 남성이 12만8,000달러를 ‘즉시 연금’에 투자하면 매달 800달러가량을 받게 된다. 골디 전문가는 좀 더 주의를 기울여 투자를 하면 충분히 손해 보지 않고 일정 수준의 수입을 보장 받는다고 말했다.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같은 나이 또래보다 더 보수적인 투자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포트폴리오의 증권 비율을 줄이고 본드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절충한다
넬슨은 지난 8월 의사로부터 암일지 모른다는 말을 듣고는 오랜 친구를 만나 어찌 해야 할지를 논의해 봤다.
넬슨은 친구에게 “5년 정도 살 수 있다면 401(k)를 이용해 배를 구입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에 대해 더 알게 되고 5년 이내에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성급한 결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넬슨은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석해 그들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받고 있다. 그 중에는 24년 전에 모임에 합류했지만 아직도 살고 있는 사람도 만났다. 넬슨은 어찌해야 할지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넬슨은 직장은 계속 다니지만 일하는 시간을 줄여 더 많은 시간을 여행에 쓰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이를 허용하려 하지 않는다. 대체 인력을 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넬슨은 62세가 되는 2015년까지 일을 하고 소셜시큐리티 베니핏 신청을 70세까지 미루려고 한다. 그동안 그가 모아둔 돈으로 생활할 것이고 또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도 위험성이 낮은 곳으로 옮겨 놓았다.
은퇴 후를 대비한 재정계획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의 운명이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넬슨처럼 암 진단을 받아도 그의 생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재정계획은 본인이 결정해야 하겠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억매이기보다는 몸이 허락하는 동안 일에 몰두하는 것이 은퇴를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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