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의무적으로 물을 제공해야 하나요?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요즘 식당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고객들이 요구하기 전에는 물을 서빙할 수 없다. 물은 달라고 하는 고객에게만 서빙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이 원해도 무료로 물을 제공해야 한다는 법은 미국 어디에서도 없다. 병물을 주거나 컵물을 돈 내고 사먹으라고 해도 고객들은 하소연할 곳이 없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 이야기가 미국에서도 유행처럼 번질지도 모르겠다.
미국 내 많은 식당 중에서 더 이상 물을 공짜로 주지 않는 곳이 많다고 식당 관련 전문 웹사이트인 ‘레스토랑 닷컴’(restaurant.com)이 밝혔다.
고객들에게 물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서 빙해온 것뿐이었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물뿐만이 아니다. 비즈니스 업주들은 누구에게나 어떤 서방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인종이나 나이, 종교, 성별 등의 이유로 차별해 거부하면 안 된다.
어찌 보면 식당들이 점점 야박해져 간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 뿐만이 아니다. 최근 미국 멕시칸 음식 판매 식당에서도 살사와 칩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대도시 식당에서는 칩과 살사를 에피타이저로 7달러에 서빙하고 있다.
또 전통적으로 미국 식당에서 공짜로 제공해 오던 물과 빵도 역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돈을 내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한국음식 식당에서조차 반찬이나 밥을 추가하면 돈을 받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을 정도다.
이들이 야박한 인심을 돌아서는 이유는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렌트비 인상과 식 재료비상승 등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또 지구환경차원에서도 남겨서 버리는 음식들이 너무 많아 이를 줄이자는 일부 식당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물은 돈 내고 드세요”
일반 식당뿐 아니라 서브웨이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물 서빙을 하지 않고 있다. 병물만 판매하거나 음식에 물 값을 포함시키는 곳이 늘고 있다는 말이다.
유럽의 경우는 비즈니스들이 고객들에게 물을 제공해야 한다는 물 서빙하는 것이 당연한 법으로 생각되고 있다. 영국은 주류를 제공하는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들에게 꼭 물을 함께 제공하도록 법으로 만들었다.
프랑스 역시 유사한 법을 시행한다. 식당에서는 고객들이 요구하면 물을 거부할 수 없다. 물론 공짜로 제공한다. 하지만 미국에는 이 같은 룰이 없다.
일부 지방 정부들이 시 조례 등을 통해 물 제공법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제대로 시행되지도 않을 뿐이더라도 일부는 폐기돼버리기도 한다. 식당을 운영한다면 현재 비즈니스가 위치하는 시 정부 등의 조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 물은 돈이 들지 않는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물을 공짜로 제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레스토랑 닷컴’은 분석했다. 전통 미국식당에 들어가면 물과 빵은 항상 무료로 서빙된다. 물 값은 갤런 당 페니 정도로 값이 싸 고객들에게 돈을 받고 서빙하기에는 낯이 간지러울 정도다. 만약 식당에서 물을 돈 받고 준다고 한다면 아마 대부분의 고객들은 주문을 취소하고 나올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대도시 식당들은 돈을 받는 추세로 돌아서고 있다.
식당들은 위생을 위해서 특히 음식조리의 목적으로 항상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정수’법을 따라야 한다. 따라서 식당들은 항상 깨끗한 물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하므로 구태여 물 값을 별도로 받을 필요가 없다.
물론 일부 고객들은 소다 값이나 알콜 음료비를 절약하기 위해 이들 음료 대신 물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고객들은 비만이나 당분 섭취 줄이기 등 건강상의 이유로 물을 선호한다.
▲ 물 값을 받는 이유
식당들은 물 한 잔에 5센트에서 1달러까지다양한 비용을 받는다. 이들 식당들이 물 값을 받는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다. 재료비 또는 정수 비용이다.
이들 비용은 보통 전체 계산서에 추가되기 때문에 당연히 음식 값은 올라가게 돼 있다.
패스트푸드 체인과 같은 저가의 식당의 경우 대개 물을 투고 컵에 준다. 컵과 뚜껑, 빨대, 얼음 등 서빙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감당이 어렵다는 이유다.
이 같은 하소연은 패스트푸드 체인점만이나 아니라 소규모 식당이나 음료나 음식을 판매하는 마켓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물은 한 번 돈을 받은 후 리필을 원할 경우는 언제나 무료로 제공한다.
고가 식당은 “물 또는 스파클링‘ 워터로 구분해 서빙을 한다. 일반 물의 경우도 정수해 사용하므로 나름대로 돈을 받는 이유가 설명되기도 한다. 이들 식당들은 상당히 비싼 정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들 고가 식당의 물 값이 보통 계산서에 올라가 있는지 조차 고객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의 한 식당에서는 무조건고객 명수 당 일괄적으로 정수 물 비용을 부과한다. 고객의 주문 여부에는 상관이 없다.
고객들이 특별히 물을 거부하지 않은 한, 테이블에 앉으면 정수 물이 서빙되고 계산서에 물값이 가산되는 방식이다. 물은 유리잔에 서빙되는 데 일반 병물 못지않게 질 좋은 물이라고 이식당은 주장한다.
아예 컵 물을 없애고 병물을 음료수 목록에 포함해 돈을 받는 식당들도 있다. 따라서 고객들은 물을 요구하기 전에 꼭 물 값부터 묻는 것이 현명할지 모른다.
‘레스토랑 닷컴’은 극단적인 예를 들면서 한식당에 들어가 무심코 물을 몇 병 주문해 마셨는데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물 값이 식사비용보다 더 많이 나온 경우도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물 제공 제재 법도 있다.
한 여름 물 부족이 심한 대도시에서 한시적으로 식당에서 물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법도 있다. 특히 고객들이 테이블에 앉으면 자동적으로 물을 서빙하지 못하게 한다. 대신 고객이 물을 달라고 요구한다면 물을 제공할 수는 있다.
아주 흔하지는 않지만 극심한 가뭄이나 폭염이 계속돼 물 부족현상이 심화될 경우에나 해당된다. 최근 수년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캘리포니아는 물 사용 특히 잔디 물 사용을 극히 제한하면서 물 절약을 홍보하고 있다.
▲물 메뉴 등장
지난해 LA카운티 뮤지엄 인근에 위치한 파티나 그룹 소유인 ‘레이스 & 스탁 바’는 20가지 세계 각국의 물을 담은 ‘물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식당의 물 소물리에가 선정한 메뉴에는 스페인,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을 포함한 10개국에서 수입된 물들이 포함돼 있다. 병 크기는0.75~1리터들이로 가격은 8~16달러다. 가장 비싼 물은 캘리포니아 산 90H20로 1만병 한정 판매라는 이유로 리테일 가격이 병당 14달러다.
식당 측은 와인이나 맥주처럼 물 역시 음식과 어우러지는 아주 좋은 음식이라며 물과 음식의 조화를 선보이기 위해 메뉴를 만들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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