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 동상이 서울 한강에도 세워질 전망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인어공주 동상이 서울에 오면 ‘인어공주 동생’이라 이름 붙일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을 재미있는 스토리가 가득한 곳으로 만들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코펜하겐시와 이런 내용의 우호협력 MOU를 체결했다는 이야기다.
서울시는 인어공주 동상 유치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전 세계도시의 랜드마크 조형물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도심의 거리나 공원 등 특정 장소에 각 도시의 스토리를 테마로 하는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은 높이 80㎝정도의 작은 규모이고, 예술적으로 대단한 작품도 아니다. 그런데도 연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세계적 관광 명물로 유명하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 나디즈니의 만화영화 덕에 가능한 일이다.
스토리와 이미지의 힘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다. 그런 식으로 명소가 된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프랑스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세느강을 보고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나 노래를 통해 심어진 세느강의 낭만적인 이미지가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실망도 컸던 것 같다. 실제로 본 세느강은 유명한 시나 샹송, 영화를 통해 만들어진 멋쟁이 이미지와는 달리 그야말로 평범하고 작은 강이었다. 강이라기보다 조금큰 도랑으로 보였다. 물도 맑지 않은 구정물이었다.
거기에 비하면 폭 1㎞, 총 길이 500㎞로 도시 한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 우리의 한강은 참으로 대단한 자연 유산이라는 자부심이 절로 들었다. 도무지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세느강에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어 전설에 감동하고, 유람선이 다니고, 다리마다 추억을 더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좀 놀라운 풍경이었다.
얼마 전에는 파리의 명물인 세느강의 ‘퐁데자르’(Pont des Arts) 다리가 빼곡하게 채워진 ‘사랑의 자물쇠’ 무게를 못 이기고 무너져버리는 바람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보행자 전용다리인 퐁데자르에 사랑의 자물쇠가 처음 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이었는데, 그 이후로 퐁데자르를 찾는 연인들은 사랑의 징표로 자물쇠를 난간에 걸고 열쇠를 세느강에 던지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퐁데자르 난간은 자물쇠로 빈틈없이 채워지고 말았고, 그 자물쇠 무게로 다리의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 역시 이미지와 스토리, 상상력과 감동의 막강한 힘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많은 나라나 기업들이 제품이나 관광명소에 스토리를 입히는 이른바 ‘스토리 경영’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이를 테면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낸 ‘신화’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유명 브랜드의 명품이 인기를 모으며 비싼 값에 팔리는 것도 그 물건에 스며있는 고급 이미지 덕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매력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 우리의 터전인 코리아타운을 이런 관광명소로 만들려면 어떤 스토리를 입히고, 어떤 상징물을 세워야 할까? 참고로 서울시는 ‘인어공주’ 동상을 가져오는 대신 코펜하겐에 전달할 서울시 대표 상징물로 보신각종, 신문고 등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우리 코리아타운을 명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물론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하겠지만, 그에 앞서 업소 하나하나가 개성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그것이 감동으로 이어지도록 애쓰는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다.
꼭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는 없는 인상적인 특징을 만들어내면 될 것이다. 손님들이 재미있어 하고, 그래서 오래 기억될 특징… 예를 들어 할리웃 근처의 식당 중에는 샌드위치 이름을 험프리 보가드, 마릴린 먼로, 존 웨인… 하는 식으로 유명 영화배우 이름으로 붙여 인기를 모으는 곳이 있다. 지역의 특징을 재미있게 잘 살린 아이디어다.
잘 연구하면 우리도 그런 멋진 이야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류 덕분에 타 인종들에게도 잘 먹힐 만한 소재도 많아졌다. 장금이도 있고, 강남스타일도 있고… 물론 저작권에 신경 써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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