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침 식사가 시리얼에서 좀 더 빠르고 간편하면서도 고단백 식단의 패스트푸드로 바뀌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보도했다.
아침 메뉴 개발 뜨거운 경쟁
미국의 아침식사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은 ‘염 브랜드즈’‘버거킹 월드와이드’‘켈로그’와 같은 미국의 아침식단을 점유하고 있는 회사들이 요즘 미국인들의 아침식단 변화에 맞춰 경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비록 시리얼에서 요즘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바꾸는 경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미국인들의 아침식사 습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아직 아침을 집에서 해결하고 있으며 점심이나 저녁처럼 어떤 식사를 할 것인가를 놓고 별로 큰 고민을 하지는 않는다. 신문은 아침식단의 재료비가 저렴해 이윤을 남길 수 있고 좀 더 간편하고 고단백 식단을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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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북미 지역 대표인 아렉스 마세도는 “아침시간대 사람들은 시간에 쫓기는 경향이 많으며 자신들의 목적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식사를 고를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을 뿐더러 점심이나 저녁처럼 어느 것을 먹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거나 갈등할 시간이 없어 일단 정해 놓으면 크게 바뀌지 않고 꾸준히 고집한다는 것이다.
브로커리지 회사인 샌포드 번스타인에 따르면 미국 내 패스트푸드 아침시장에서 차지하는 버거킹 체인의 시장 점유율은 미국 전체 470억달러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거킹은 올해부터 아침식사 메뉴에 판매전략 차원에서 선보이는 값싼 ‘밸류 메뉴’를 시작했고 아침 메뉴에는 없었던 햄버거 종류까지 판매하기 시작했다.
버커킹처럼 많은 패스트푸드 식당과 간이식당 체인점들이 아침식사 시장에 뛰어들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최소 1주일에 두 번 이상 외식을 하는 소비자 중에서 아침을 외식한다고 밝힌 비율은 30%로 나타났다. 40%가 점심, 50%가 저녁에 외식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비율은 낮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규모이다. 이에 따라 많은 식당들이 아침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더더욱 아침식사 시장은 이윤도 더 많이 내고 있다.
식당들은 아침식사용 재료비가 점심이나 저녁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번스타인은 맥도널드의 경우 지난해 총 매출 중에서 아침식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25%에 그쳤지만 세금 전 수익은 무려 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아침식사 소비시간 빨라져지난 수십여년 간 미국인들의 식사 장면은 한 잔의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신문을 훑어보던 정도였다. 간단한 아침식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평균 12분 남짓이다. 이는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점심(28분)이나 저녁(24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사회적 구조의 변화가 시간에 쫓기는 아침식사의 특성까지도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일자리를 구해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어린 자녀들을 둔 엄마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에게는 출근 전 가족들을 위해 아침을 준비해야 한다는 또 다른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또 직장으로 향하기 전 자녀들을 학교나 데이케어 센터에 데려다 줘야하는 등 시간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문을 보고 오렌지주스를 마시며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엄마의 57.3%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53.7%보다 늘어난 수치이며 거의 16년 만에 가장 큰 비율이었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지 않고 계속을 일을 하면서 아직도 미국 아침시장을 지배하는 주요 연령대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일을 하는 베이비부머의 거의 절반가량이 은퇴 만기연령인 66세 이상이 넘더라도 은퇴하지 않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최근에 실시된 갤럽 설문조사에서 밝혔다. 또 이들 10명 중 1명은 결코 은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침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소비자층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침 메뉴 개발 나서‘염 브랜드’의 자사회인 타코벨은 소비자들을 끌기 위한 새로운 아침 메뉴를 개발했다. 이 메뉴는 업체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먹기에 간편한 식사로 건강 식단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일반 패스트푸드 식당의 아침 메뉴인 계란 스크램블과 소시지를 와플에 타코처럼 접어 판매하는 새로운 와플 타고를 선보였다. 시나몬 스윗롤을 첨부했고 소시지를 곁들인 710칼로리의 A.M. 크런치랩도 첫 선을 보였다.
‘염’의 데이빗 노박 CEO는 아침시장은 이미 회사에 이익을 가져오고 있다고 보고했다. 노박 대표는 각 식당마다 연간 7만~12만달러의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업체들이 아침식사 메뉴로 재미를 보는 것은 아니다.
‘닥터스 어소시에이츠’가 소유하고 있는 샌드위치 업체인 서브웨이는 지난 2010년 전국적으로 아침 메뉴를 출시했지만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에 그쳤다고 번스타인은 밝혔다.
아침시장을 겨냥해 아침 메뉴를 시도했던 웬디스도 지난해 이 계획을 철회했다. 철회 이유는 충분한 이윤을 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패스트푸드 아침 식단을 선도해 오고 있는 맥도널드는 1971년 에그 맥머핀을 시작하면서 아침시장에 뛰어든 이후 지금까지도 아침 메뉴에 한해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맥도널드는 지난해 아침 메뉴로만 89억6,000만달러어치를 판매해 미국시장의 19%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널드는 아침시장 메뉴를 시작한지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신참 업체들보다도 쉽게 시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으로 아직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패스트푸드 식당의 아침 식단 개념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벤트계획사를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킴 설리반은 “습관에 익숙해 있고 건강 식단을 중심으로 먹고 있으며 이런 습관을 계속 유지해 나가고 싶은데 직장에 출근하는 동안에는 나와 같이 정식을 원하는 식당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 “좀 더 빠르고 간편하게”아침식사가 전체 판매고의 80%를 차지하는 던킨 브랜드 그룹은 건강 식단에 초점을 맞춘 식단을 개발 중이다. 던킨의 니겔 트라비스 CEO는 샌드위치 종류의 아침 메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도넛보다도 더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수익이 높은 것이 음료수이지만 아침 샌드위치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이윤을 내고 있다”고 최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던킨사는 또 아침 바쁜 시간대에 알맞게 좀 더 빠르게 음식을 준비하는 판매대를 다시 개발 중이다. 주문 받은 후 수초 이내에 음식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트래비스 대표는 고객들이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즉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은 아침을 먹기 위해 드라이브-스루에서 줄을 선채 오랜 시간 기다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그로서리 마켓에서도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고 단백질도 풍부한 패스트푸드들의 판매가 늘고 있다.
마켓 리서치 회사인 ‘IRI’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미 딘’ 비스킷 샌드위치나 햄에그-앤-치즈 ‘핫 포켓’과 같은 냉동 아침식사 품목들의 판매가 지난 2년간 29%가 증가해 2013년 거의 10억달러에 달했다.
또 ‘먼델레스 인터내셔널’의 ‘벨비타’ 아침용 비스킷 판매도 크게 늘었고 그리스 요구르트인 ‘초바니’ 등과 같은 고단백 제품들의 판매량도 크게 신장됐다.
반면 전통 아침식단을 장식했던 시리얼은 시장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는 추세다.
이는 간편한 식사라는 개념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저탄수화물-고단백으로 바뀌고 있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로 시리얼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얼의 연간 소비량은 아직 1억달러 규모에 달하기는 하지만 소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켈로그의 존 브라이언트 대표는 “아침식사 시장이 경쟁시대에 돌입하고 있다”면서 “빠르고 간편한 패스트푸드 식당과 경쟁하고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고단백 식단을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켈로그와 기타 경쟁 업체들은 우유와 곁들여 식사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좀 더 좋은 식단을 제공할 필요가 있고 또 고단백 아침식사를 대용할 시리얼도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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