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라이언 김 경영칼럼
▶ 터보에어 그룹 회장
총명하고 성실했던 선비가 평생에 도전한 과거에 자신은 번번이 낙방하고 자신보다 실력 이 떨어진 건 물론 별반 노력도 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이 버젓이 과거에 급제는 것을 보고 옥황상제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마시기 내기를 시켜, 정의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세상사 이치가 그러하니 선비가 인정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결과는 정의의 신은 석잔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을 마셔 운명의 신이 이겼다. 옥황상제는 세상사 모두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에 의해 결정 되지만 3푼의 이치도 행함이 없으면 운명 또한 바뀌니 운만 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도 아니라고 충고했다. 중국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포송령의 ‘요재지이’에 실린 내용이라 한다.
이렇게 유래된 ‘운7 기3’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사업은 운이 7할이고 능력은 3할”이라는 말을 자주함으로 한국민에게 일반화 됐다. 이는 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나 2차대전과 6.25전쟁, 그리고 군사쿠데타 등 격변의 시기를 거치면서 자신의 능력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되는 상황을 여러 차례 체험한 당사자의 경험적 결과에서 오는 철학이 아닐까 싶다. 동시에 사업의 성공은 자신의 능력이 아닌 신의 가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겸손함의 표현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흔히 예상치 않았던 의외의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는 “운이 좋다”라고 한다. 3년간 전교 일등을 차지한 수험생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당연한 결과로 간주하지만, 일등은 떨어지고 중위권 학생이 합격하면 한 사람은 운이 없다고 표현하고 한 사람은 운이 좋다고 말한다. 따라서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성공한 사람에게 운이 좋은 사람이란 표현은 달갑잖게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인 사업가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아무개는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 혹은 누가 대박 났다는 표현을 자주 듣지만 그 사람 능력이 뛰어나다는 말은 많이 듣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그 심리 속에 상대의 실력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의지가 작용하기 때문임을 부인하기 어렵 다.
스타벅스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햇빛은 스타벅스 매장에만 비춘다는 뼈있는 대답을 한 적이 있다. “태양이 개인을 차별하지 않듯이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졌지 않는가”라는 의미있는 항변으로 자신의 성공을 폄하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개인이나 사업의 성패에 운이 어느 정도 작용함은 부인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두번도 아니고 꾸준히 행운이 따를 순 없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모두 운으로 치부해 버리면, 실력 있는 경영자로 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을 뿐 아니 라 자신도 노력보다는 혹시하는 요행을 바라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지금은 이병철 회장이 살았던 시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사업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부당한 간섭이나 정부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으며, 누구든지 능력과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과 제도가 잘 정비된 사회에 살고 있다. 따라서 이젠 운도 스스로 개척하고 개발하 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운이란 꾸준한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100% 수긍이가는 말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굳이 한 가지 덧붙인다면 운이란 사람과의 좋은 인연, 즉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거나 중요한 시점에 좋은 조언은 한사람의 성패를 좌우하는 확실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를 창업할 때 투자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슐츠 회장의 주변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불과 20~30만달러의 투자로 수천만달러 이상의 투자 수익을 얻었다. 주변에 비슷한 사례와 반대의 경우를 많이 듣고 보면서 좋은 사람과의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성실하게 꾸준히 노력하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저 사람은 믿을 수 있다 그리고 반듯이 성공할 사람이라는 신용을 얻게 된다. 그렇게 쌓은 신용으로 성공한 사업가들이 주위에 많이 있음은 이제 운도 능력과 노력으로 결정되는 ‘기칠운삼’의 시대가 왔음을 증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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