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취업을 하는 청소년들이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얼마나 줄었나
작년 10명 중 4명 취업
40년 전보다 30% 감소
●원인 뭐길래
경기침제로 일자리 줄고
일하기 꺼리는 것도 작용
●취업 대신 뭘하나
서머스쿨 등록·자원봉사
무급 인턴 등 경력만들기
여름마다 10대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일하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청소년들은 방학을 이용해파트타임이든 풀타임이든 아르바이트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취업 주선 업체인 ‘챌런저, 그레이 앤드크리스마스’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전통적으로 10대들의 여름 취업이 최고 절정을 이루는 6월 일자리를 구한 10대들의 수는66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의 77만9,000명 보다 크게 미치지 못하는수치일 뿐만 아니라 2010년 이래가장 적은 인원수로 기록됐다.
일하는 학생들이 줄어든 것은 단지 일을 하기 싫어한다거나 아니면 직업 구하기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위한경력 쌓기나 서머스쿨 신청 학업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름을 이용한 일자리는청소년들의 사회경험뿐 아니라 대학 진학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적극 권장하고 있다.
올해 10대 청소년들의 6월 취업이 낮게 나타난 이유는 이미 지난 3월 일자리를 구한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난 것에도 원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난 6월 기준으로 미국 내 일자리를 구해 일을 하는 10대 청소년 수는 513만4,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16~19세 일하는 청소년들 514만3,000명에 비해 줄어든 것을 보면 분명 청소년들의 여름 취업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40년 전보다 30% 줄어
이같이 일하는 청소년들이 줄어든 것은 일종의 사회적 경향이기도 하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일을 하는 청소년의 수는 40년 전 1970년대 후반보다 무려 3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챌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가 연방 노동통계청의 7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78년 16~19세 10대 청소년은 거의 4명당 3명(71.8%) 꼴로 여름에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10명당 고작 4명가량만이 여름방학 전후로 일자리를 구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구하는 청소년들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꼭 불경기로 일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경기가 좋았던 기간에도 여름에 일을 하는 청소년들이 완만한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실제로 닷컴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붐을 이뤘던 1990년대 말 전국 실업률은 고작 4%에 그쳤는데도 10대 청소년들은 10명당 6명꼴로 여름에 일자리를 구해 일을 하고 있었다. 또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최근에도 일을 하는 청소년들이 별로 없다. 지난해 여름 인건비는 2012년에 비해 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존 챌런지 CEO는 “안타깝게도 이같은 하락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예전과 다른 시대에 살고 있으며 우리들의 10대들 역시 예전의 10대와는 완전히 다른 생활과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하기 싫어해
이같이 10대 청소년들의 낮은 취업률을 달아오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라앉지도 않는 미적지근한 경기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실제로 청소년 실업률은 20% 이상이나 된다. 물론 실업률은 일자리를 구하려도 노력하는 사람들의 수치만 계산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청소년들이 일자리를 구하려면 최근 대학을 졸업한 인생 선배들이나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같은 경쟁만으로 경기 확장세에 접어든 요즘 같은 시기에 일하는 10대 청소년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쉽게 설명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챌린저 CEO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일을 하지 않는 청소년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신 일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10대 청소년들은 여름에 아예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년 6월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10대 청소년 중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비율은 23.9%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26.6%보다 낮은 수치였다. 챌린저 CEO는 지난해보다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청소년들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해석했다.
연방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실제 일을 하거나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동참여율은 40.5%로 7월의 40.3%보다는 조금 높기는 했지만 2010년이나 2011년에 비해서는 떨어졌다.
지난해 여름 16~19세 10대 약 1,140만명이 일을 하지 않았으며 이들 중 고작 8.3%에 해당하는 95만1,000명만이 일을 하고 싶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직업을 갖고 싶었는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숫자는 1990년대 중반 이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일을 하지 않으려는 청소년들의 숫자는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머스쿨 등 등록
물론 이들 청소년들이 일을 하지 않고 단지 수영이나 즐기고 술 파티나 벌이면서 소일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 여름 취업을 분석해 온 많은 전문가들은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서머스쿨에 등록해서 공부하거나 자원봉사, 또는 대학 입학원서를 위한 과외활동, 직장 경험을 위한 무급 인턴 등 나름대로의 알찬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서머스쿨 등록률이 크게 증가했다. 이같은 여름계획은 분명 우수 대학 진학을 위해 갖춰야 하는 청소년들의 학업 계획이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돈을 받고 일해 본 경험은 청소년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에 진학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일을 하지 않는 청소년 보다 훨씬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잃어버린 학기’(The Missing Semester)의 공동 저자 겸 피츠버그 투자회사 ‘C.S. 맥키’의 수석 부사장인 진 나탈리는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실제 사회생활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고 또 노동의 대가로 얻는 돈의 가치를 인식하는 좋은 기회이자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근로혜택 많아
돈을 받고 일을 하지 않는데 따른 영향도 생각해 봐야 할 점이다.
맥기 수석 부사장은 이들이 번 돈은 매우 유용하고 건설적인 부분에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학 학자금 융자사인 샐리매가 올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자녀를 둔 평균가정의 대학 등록금 저축액은 2만1,416달러에 그친다. 이는 4년제 사립대학의 학비 16만4,000달러, 4년제 공립대학의 7만4,000달러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매 1달러 학자금을 빌릴 때마다 거의 2달러씩 갚아나가야 하는데 여름방학을 이용해 일을 하고 돈을 모은다면 학자금 융자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힘든 일을 하고 저임금을 받아보면 대학에서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이유도 깨우치게 되고 또 많은 회사들이 돈을 받고 일해 본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취업에도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현재 대학에 다닌다고 해도 일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15세부터 65세까지 매일 3달러씩 로스 IRA에 저축을 한다면 100만달러로 불어난다. 만약 어려서 저축하지 않고 35세부터 시작해 은퇴까지 매일 3달러씩 같은 방식으로 저축을 했다면 고작 22만달러 정도만 늘어나는데 그치므로 전문가들은 청소년 취업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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