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입 앞둔 자녀지도 어떻게
▶ 목표 정한 후 강요 말고 아이가 결정하도록 배려, 혼란 극복하는 법 깨닫게, 대학 간판보다 적성 고려
교육의 성패는 자녀에게 최대한의 자율권을 부여하면서 그들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데 달려 있다. 지난해 본보 주최 칼리지 엑스포에서 학부모들이 대학진학 가이드를 살펴보고 있다.
자녀들이 대학진학을 앞두고 고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한국에 고3병이 있듯이 미국에도 12학년병이 있다. 대입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녀들을 지도하는 학부모들도 스트레스를 받기는 매일반이다.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키려고 이민까지 와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데 자녀들이 부모의 고충을 몰라준다고 탓하기보다는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자녀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도 헤아려야 하는 것이 또한 부모의 입장이요 역할이기도 하다.
보통 대입과 관련된 지나친 스트레스는 우울증, 불면증, 불안감을 초래하며 학생 자신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학습 의욕을 저하시키는 것도 당연하다.
고교생 자녀의 생활에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돕는 부모의 역할을 알아본다.
1. 질문을 조심스럽게 한다
결과를 얘기할 수밖에 없는 질문들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수학과목에서 어떤 성적을 받았니?” “오늘 야구시합에서 안타를 쳤니?” 같은 질문들은 좋은 질문이 아니다.
그 대신 자녀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네가 미국 대통령이라면 빈부격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니?” 같은 질문들을 던져 자녀가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2. 자녀에게 자율성을 부여한다
입시의 주인공은 자녀이지 부모가 아니다. 인생의 주인공 또한 자녀이지 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한다. 자녀가 9학년이 되면 부모는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업성적, 과외활동, 여가시간, 대입원서 작성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꾸준히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틀을 다져 놓아야 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부모가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부모가 직접 목표를 정해 놓고 자녀가 이에 따를 것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 스스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정해 놓고 성적, 과외활동, 여가시간 보내기, 지원할 대학 정하기 등 중요한 고비 때마다 아이가 결정권을 갖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수다.
리더가 되어야지, 리더에게 이끌려 다니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과정에서 고등학생 자녀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게 되며 이는 대학입시 성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3. 혼란을 받아들이라고 가르친다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란이 불편하긴 하지만 슬기롭게 극복하면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녀에게 혼란이 닥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고 격려해 준다. 부모가 갑작스레 나서 혼란스런 상황을 해결해 주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자녀가 스스로 혼란을 헤쳐 나가는 전략을 터득하는 것이야말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가치이다.
부모가 언제까지나 쫓아다니면서 자녀의 수강과목이나 과외활동 등을 일일이 관여할 수 없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이 때로는 필요하다.
4. 열정을 찾도록 지도한다
골고루 공부를 잘 하는 데도 어느 특정분야에 대한 관심이 없는 자녀들도 있다. 이럴 때는 자녀에게 자극 요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열정이 있는 분야를 찾으려면 바깥세상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봐야 한다.
아이의 꿈이 엔지니어인데 학교에서 관련 클래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로컬 도서관이나 커뮤니티 칼리지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또한 자녀가 흥미가 있다거나 좋아하는 분야를 계속 접촉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5. 자녀와 진정한 대화를 나눈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겉돌 때가 있다. 부모는 이야기를 꺼냈는데 자녀는 엉뚱한 방향으로 오해할 때가 있다. 올바른 소통을 위해서는 대화할 장소와 분위기 선정도 중요하다.
틴에이저 자녀와 대화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은 부모, 자녀 모두 차 안에 있을 때와 밤늦은 시각이다. 자동차 안이 정말 좋은 장소이긴 하지만 너무 길게 부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녀는 곧 흥미를 잃게 된다. 따라서 적당히 이야기를 하고 곧 바로 중지하도록 신경 쓴다.
밤늦은 시각도 부모, 자녀 모두 마음이 느긋해 대화를 나누기에 좋다.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좀 피곤하더라도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준다.
6. 브랜드보다 적합성을 따진다
자녀가 9~10학년 때 대학 이야기가 나오면 부모가 리드하지 말고 아이가 리드하도록 배려한다.
명문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맞는 대학이 중요하다. 특히 대학의 브랜드보다는 아이와 대학, 특히 전공이 맞는지를 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무리 명문대를 입학한다 한들 자녀가 올바른 전공을 선택하지 못할 경우에는 4년이라는 시간을 허송세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대학에 갈 것이라고 믿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되 대학은 적합성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지 브랜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밝혀둔다.
7.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가장 중요
자녀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아는 것은 역시 학부모이다. 특히 어머니는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몸으로 느끼는 모정으로 자녀를 대해 왔기 때문에 자녀에게 집착하고 또한 교육열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아버지 역시 자녀 사랑은 각별할 수밖에 없지만 때로는 자녀를 객관화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자녀의 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이에 맞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자세가 부모와 학생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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