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A 과정 다시 인기
▶ 미국·해외 취업에 유리 강조하고 지원조건·입학사정 문턱은 낮춰, 방문 지원 등 맞춤형 홍보 한몫
한동안 시들해졌던 미국의 MBA 과정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보도했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우수 비즈니스 스쿨 MBA 과정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MBA 프로그램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도 있지만 외국 학생들의 미국이나 해외 취업기회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학들은 그동안 지원자를 늘리기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개인 맞춤형 홍보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원조건을 낮추는 대학들도 있고 또 특별 장학금을 제공하며 우수 학생들의 입학을 유도하고 있다.
UCLA, 조지타운,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C) 등을 포함해 올 가을이나 내년 가을 학기를 목표로 미국 내 우수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 과정 지원하는 풀타임 MBA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20% 늘어났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올 가을 학기 MBA 프로그램에 지원한 지원자수가 9,543명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해 최고 지원자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UC버클리의 하스 비즈니스 스쿨도 지원자수가 3.7% 늘어났고 듀크 대학의 푸쿠아 비즈니스 스쿨의 지원자수 역시 9.6%나 껑충 뛰어올랐다.
조지타운 대학도 23%가 늘어난 1,750명으로 집계되고 있고 미시간 대학의 스테픈 로스 경영대학원 역시 2012년 2,435명으로 기록했다. 미네소타의 칼슨 경영대학원은 지난해보다 올해에 11.7%가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고 인디애나 대학의 켈리 경영대학도 20.3% 늘었다.
이같이 지원자수가 늘어난 것은 경기 회복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MBA 신청자들은 2년간 경영학 코스를 마치면 더 좋은 조건으로 또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MBA 입학 사정과정이 비교적 쉬워진 데다가 미국과 해외에서의 취업기회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신청 이유를 밝히고 있다.
지원자가 늘어나면 대학 역시 재정은 물론이고 학교 명성이 올라가는 등의 상대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 클래스 사이즈는 안정되게 유지하면서도 학생 선택의 폭이 넓이지고 이로 인해 대학의 이름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학생들의 MBA 지원이 크게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미국 학생들의 MBA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다. 이에 따라 학교마다 외국학생들 유치를 위한 각종 홍보방안을 강구해 왔다.
UNC의 키난-플래글러 비즈니스 스쿨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대학원 졸업 후 고용률이 높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키난-플래글러는 이같은 전략으로 올해 외국인 학생들이 44% 늘어나 전체 지원자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높은 효과를 보고 있다.
라이스 대학의 존스 비즈니스 대학원의 경우 국내 지원자는 늘지 않았으나 해외 신청자는 30% 증가했다.
MBA 프로그램에 소수계 학생수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지원자 증가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여름 조지타운의 맥도나 비즈니스 스쿨은 소수계 기회균등을 옹호하는 그룹인 ‘매지니지먼트 그래주에이트 스쿨’ 콘솔시엄에 가입했다. 이 그룹은 참여 학교들에서 펠로우십을 제공해 주고 신청비용을 낮추는 등 소수계들의 비즈니스 스쿨 진출을 돕기 위한 미국 내 대학 조직이다.
맥도나 스쿨은 매월 캠퍼스에서 정보교환 시간을 갖고 있는데 매번 75~100명이 참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원서 보충서류 마감일이 다가오면 신청서를 마무리하지 않은 지원자들에게 마감일을 통보해 주는 등의 별도 서비스도 제공한다. 학교 측은 마감일을 통보하면서 통보 받지 않은 학생들보다 신청률이 13% 늘어난다고 밝혔다.
조지타운의 노력으로 미국 학생들 지원이 27% 늘어났으며 외국인 신청자 역시 20% 증가했다. 특히 미국 내 신청자의 4분의 1은 히스패닉과 흑인 등 소수계였다.
맥도나 스쿨의 샤리 후버트 MBA 입학사정 담당 부학장은 “우리 학교의 목표는 미약한 소수계 지원자를 더욱 늘리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들은 예전에 사용하던 종합 홍보방식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점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개개인 학생들의 관심을 반영할 수 있는 일종의 맞춤형 전략이다.
워싱턴 대학 포스터 비즈니스 스쿨의 신청자수 역시 올해 74% 뛰어 올랐다. 또 포스터 스쿨은 풀타임과 파트타임으로 나눈 MBA 프로그램을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으로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타임 MBA 프로그램의 신청이 10% 상승했다.
듀크 대학의 푸쿠아 경영대도 지원자가 지난해 9.6%로 뛰어 올랐다.
푸쿠아 경영대 입학 사정관들은 대규모 입학 설명회에 더 이상 참가하지 않고 MBA 프로그램을 선전하는 우편 발송도 제한했다. 대신 진학에 흥미를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 방문기회를 지원해 주고 개별 세미나를 통해 맞춤형 모집방안을 모색했다.
석사과정 담당 댄 포스톤 부학장은 ‘원사이즈 핏 올’식의 학생모집 홍보는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풀타임으로 MBA 과정을 원하는 지원자들은 캠퍼스 생활과 과외 특별활동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대학의 포스터 비즈니스 스쿨은 아마존 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같은 지역 회사들과 연계해 하이텍 허브인 시애틀의 장점을 십분 이용해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포스터 스쿨의 포스턴 부학장은 “아직은 120~130명가량이 공부하고 있어 포스터 스쿨의 클래스를 늘릴 계획은 없지만 MBA 프로그램이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은 많다”고 분석했다.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과 스탠포드 경영 대학원과 같은 우수 대학들은 올 여름이나 가을까지는 지원자수를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대학들의 MBA 지원자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들은 예전과 같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예일 대학 경영학과와 버지니아 대학의 다든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는 지난해 10.6%가 늘었다고 밝혔으나 올 들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오히려 각각 0.2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MBA 프로그램 지원자들이 많아지면 대학들의 학생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을 것으로 보이지만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이 실제 등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도 어렵게 된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대학들은 더 많은 지원자들을 모집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이 실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당근도 필요하다.
푸쿠아 비즈니스 스쿨은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특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지원자들이 많이 몰릴 것에 대비해 지원 담당 직원들을 늘려 입학사정을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은 지난달 2015년 가을 학기 지원자들에게 2건의 에세이와 2장의 추천서를 요구한다고 발표했다. 스탠포드는 에세이 3개와 추천서 2장을 요구해 왔었다. 다트머스 칼리지의 턱 비즈니스 스쿨 역시 에세이 요구를 완화시켰다. 모두 지원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은 MBA 프로그램을 마친 후 진로에 관한 질문을 예전보다 짧게 줄였다. 지난해 컬럼비아는 100자를 요구했으나 올해에는 75자로 낮춰 지원자들의 부담을 줄여줬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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