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택구입 기피 왜?
▶ 크레딧 점수 등 까다로운 모기지 융자 탓, 살 능력 있는 2,000만 가구가 구입 안해, ‘주택은 최고 장기 재정계획’ 비율도 줄어
2,000만에 달하는 미국 가구들이 주택 구입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택 구입을 하지 않아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레스에 사는 마케팅 매니저 레베카 김씨는 올 가을 결혼한다.
김씨가 결혼하면 남편과 곧 집을 구입할 것으로 생각됐지만 김씨는 집을 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집을 살 생각이 전혀 없다. 집을 구입하는데 따른 각종 비용과 관리비로 골머리를 앓고 싶지 않다고”며“방 3개짜리 콘도를 렌트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 2,000만가구가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구입을 하지 않거나 미루고 있는것으로 나타나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있다고 전국 부동산협회가 밝혔다.
연방 센서스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주택 소유자수는 7,470만명으로 성인 인구의 65%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199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며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 7,650만명(68.9%)에 비해 큰 폭 하락이다. 전문가들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주택 구입을미루면 시장의 자금사정이 원활하지 않아경기 신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했다.
미국 재정교육 전국재단(NEFE)이 이달 초발표한 별도의 설문결과에 따르면미국인 13%만이 주택 소유가“최고의 장기재정계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2011년 17%보다 하락한 수치다.
덴버 소재 NEFE의 테드 벡 CEO는“아메리칸 드림은 오랫동안 그림 같은 하얀펜스에 자리 잡은 주택 소유의 충만감과 안정감이었다”면서“그러나 요즘은 주택 소유의 중요성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응답자의 50%는 장기 재정목표는 은퇴를 위해 충분한 자금을 모아두는 것이라고 밝혀 3년 전 43%보다 크게 늘어났다.
많은 재정 전문가들은 주택 소유가 은퇴를 대비한 장기 저축계획이라고 밝힌 것과는 다소 상반된 결과였다.
버지니아 비치의 은퇴 커뮤니티 주택매매를 주로 하는‘롱 & 포스터 부동산’회사의 스테픈 앨버츠 에이전트는 예전보다 훨씬 더 비즈니스가 어려워졌다면서“예전보다 더 노력하는데도 바이어들이 좀처럼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앨버트는“대부분 직장의 불안정을 걱정하면서 뿌리를 내리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0만가구 주택 구입 능력
주택가격 인상과 오퍼 경쟁이 심해지면서 퍼스트 홈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일반 융자를 받을 때 평균 크레딧 점수는 720점이다. 부동산협회의 월트 몰론니는 “2008년 이전에는 요즘 융자가 거부되는 크레딧 점수를 가지고도 융자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들어 모기지 융자 크레딧 조건이 많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완화 속도가 상당히 늦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NAR의 ‘주택 구입능력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HAI)로 계산하면 미국인 2,000만가구가 주택 구입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구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2013년 6만3,623달러의 소득 가정이라면 미국 단독주택 중간 값 19만7,400달러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최저 수입의 무려 175%에 해당하는 소득이다. 이를 근거로 계산하면 2,000만명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쉽게 주택 구입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를 몰론니는 모기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그는 “모기지 융자규정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으며 단순 크레딧 점수에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주택 모기지 회사를 운영하는 대런 페리시는 요즘은 FICO 점수가 640인 소비자도 충분히 모기지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인정돼 모기지 융자를 해주는 경우도 많다면서 “2년 전보다 조건을 많이 완화시켜 융자를 받기가 훨씬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실직 늘며 수입 증명 어려워져
최근의 대공황을 거치면서 많은 근로자들이 프리랜서 또는 자영업으로 돌아섰다. 이는 주택에 필요한 2년간의 수입을 증명하기가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자영업으로 돌아선 근로자들은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기까지 수입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수입 증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Bankrate.com’의 맥브라이드 분석가는 “2만~3만달러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문제이고 요즘 같은 상황에서 2년 세금보고를 봐도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을 장기투자라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면서 “주택을 장기투자로 생각해 구입하는 미국인들도 수입 대부분을 주택에 쏟아부으면서 상대적으로 은퇴를 대비한 401(k) 등의 연금투자는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 부자지만 현금이 없어 가난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이 은퇴를 대비해서라도 다시 주택시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앞으로 5~15년간은 하우징 붐을 만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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