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inal Lamberto: I always have time to save souls. Michael Corleone: Well... I am beyond redemption.
람베르토 추기경: 내겐 영혼을 구할 시간이 얼마든지 있다오.
마이클 콜레오네: 글쎄요... 저는 구원받긴 글른 사람입니다.
"The Godfather Trilogy," "대부(代父) 3부작"을 하루에 쫘악 봅니다. 상영시간을 모두 더하니 무려 549분. 거의 10시간 동안 영화 "대부"에 푹 빠져듭니다. 늦가을 낙엽이 거의 지고 겨울을 재촉하는 가랑비 주룩주룩한 주말 오후. 옳커니! 미국 유학 오기 오래 전 한국에서 본 1편[1972]과 2편[1974],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머물며 대학 교수 생활을 시작한 이듬해 본 3편[1990], 어쩌면 내 인생의 여운 또한 여기저기 묻어날 의미있는 체험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시작된 ‘The Godfather Trilogy" 대장정! 영어 자막까지 총동원해, 대사 한마디 한마디 모두 곱씹으며, 장면 하나하나 모두 되새기며, 음악 소리 또한 장면들과 함께 꼼꼼히 버무려가면서 진짜 ‘한 판’ 벌립니다. 1982년 미국 유학을 결심했던 동기 중 하나가 바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아니었던가?
그 분이 만든 영화에 진하게 감전된 나머지, 실제로 그 분을 만나 배우고 공부해보겠다던 청운의 뜻이 애틋하게 배어있는 영화가 바로 "The Godfather" 아니던가! 결국 그 분이 사는 Napa Valley 근처에 살게 되고 또한 그 분이 직접 빚는 Coppola Wine도 가끔 즐기며 사는 이유 또한 직/간접적으로 영화 "The Godfather" 아니었겠는가? 그런저런 이유를 댈 필요도 없이 이미 DVD 1편이 돌기 시작했고, 어느덧 3편도 거의 종지부를 향합니다.
Michael Corleone: What is the point of confessing if I do not repent?Cardinal Lamberto: I hear you are a practical man. What have you got to lose, eh? Go on.
마이클 콜레오네: 회개하지 않는다면 고해성사가 무슨 소용입니까?람베르토 추기경: 난 당신이 실용적인 사람이라 알고 있소. 잃을 게 없지 않소? 자, 어서 해보시오.
1편과 2편에 비해 영화적 완성도나 재미 또한 미덥지 않게 여겨졌던 3편. 그러나, 이번 Trilogy 장정 중엔 왠지 마이클 콜레오네의 내면적 상처가 너무나도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몰입 연기"[method acting]의 귀재 알 파치노가 속내를 홀딱 발가벗겨 보여주는 늙고 병든 마이클 콜레오네의 영혼. 특히, 당뇨발작으로 거의 혼절하는 마이클, 결국 ‘믿을만한’ 사제인 람베르토 추기경에게 고해성사를 하고야 말게 되는 그 장면이 처절하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앞서, 마이클 콜레오네는 이미 스스로 구원받기엔 글른 사람이라 인정한 바 있습니다. I am beyond redemption. 나는 구원같은 거, 그 훨씬 너머에 존재하는 불한당입니다. 나와 구원은 물과 기름같은 거랍니다. 나는 이미 구원같은 거룩한 단어는 잊은지 오랩니다. 그러니 아무 소용없어요. 그렇게 말하는 마이클 콜레오네. 1편에서 보여준 그 청순하고 담백한 청년 알 파치노. 그렇게 그렇게 ...... 아버지와 가족을 보호하느라 불한당 갱스터 살인자가 되어버린 중년의 대부. 그리고, 이제 늙고 힘빠진 노년의 알 파치노, 영혼의 구원 또한 요원한 문제로 타락한 지 오래라고 자탄합니다.
Michael Corleone: [choking up] I killed... I ordered the death of my brother. [sobbing] I killed my mother’s son. I killed my father’s son!Cardinal Lamberto: Your sins are terrible, and it is just that you suffer. Your life could be redeemed, but I know you do not believe that.
마이클 콜레오네: [목멘 소리로] 난 살인자입니다. 친형을 죽이라고 명령했지요.
[흐느끼면서] 난 내 어머니의 아들을 죽였습니다. 난 내 아버지의 아들을 죽인 겁니다.
람베르토 추기경: 당신 죄는 끔찍하군요. 고통 받는 건 지당합니다. 당신 생명은 구원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을 그걸 안 믿겠지요.
1편 마지막, 아내 Kay에게 단호한 거짓말을 하며 아버지의 대를 잇는 대부가 되었던 마이클. 2편 마지막, 착하고 어리석은 가족의 배반자 친형을 결국 처리[?]하며 더없이 단호한 대부였던 마이클. 이제, 마지막 3편의 끝엔, 결국 모든 게 덧없는 한 노인으로 일생을 마감합니다. 황폐한 어느 대지 위의 의자에 홀로 앉아, 마지막 잎새가 가랑비에 떨어지듯 땅 위로 구릅니다.
그런데, 여운이 진합니다. 여전히 진합니다. 처음 보았을 때나 또 보았을 때나 그저 진합니다. 좋은 영화는 왜 심금을 울릴까요?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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