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 Religion / 종교에 대하여
▶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Your daily life is your temple and your religion.
Whenever you enter into it take with you your all.
그대들 나날의 삶이야말로 그대들의 사원이며 종교인 것.
그 곳으로 갈 때마다 그대들의 전부를 가지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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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슴프레한 옛날로 회귀하는 책들이 듬성듬성 쌓여있는
옛 서가에서 고풍스러운 책 한 권이 손에 잡힙니다. 오래된
책갈피들 사이로 옛 기억이 진한 냄새로 묻어납니다. 아련한
태고의 기억같은, 왠지 인도식 발음 ‘아카식 기록’의 느낌이,
늦겨울 속에 곱게 숨은 봄바람처럼, 코 밑을 간지릅니다.
불현듯, 뭔가 알 것같은, 아니 알아버린 듯한 환상 속에
어색한 미소를 짓습니다.
책 제목은 예언자. 지은이는 칼릴 지브란. 번역한 이는 강은교.
펴낸 곳은 문예출판사. 1975년 12월 25일 초판 이후 1989년에
이르러 물경 55쇄를 찍어낸 한국판 스테디 셀러 [a steady
seller]의 전형이 바로 지금 내 손에 들린 “The Prophet by
Kahlil Gibran”인 것입니다. 영문으로 수차례 홀로 읽고 같이
읽고 돌려 읽고 했던 바로 그 천재적 영감의 책이, 오늘은
시인 강은교의 단순하고 수려한 우리말 번역으로 내 손에
들려 있습니다. 기왕 손에 잡혔으니 칼릴 지브란의 고요한
함성을 찬찬히 음미해봅니다.
“그러자 알미트라는 말했다. 사랑에 대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그는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바라보았고 그들 위엔 잠시 정적이
떨어졌다. 이윽고 그는 목소리를 높여 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예언자 알무스타파는 자상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사랑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아이들에 대하여, 베풂에 대하여, 먹고
마심에 대하여, 일에 대하여,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 . . 고통에
대하여, 자기 인식에 대하여, 가르침에 대하여 . . . 그러다가
결국 끝 부분, 종교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고별에 대하여.
그렇게 늘 아쉽게 끝나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강은교의
번역이 오늘따라 영어 본문보다 더 감칠맛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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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daily life is your temple and your religion.
Whenever you enter into it take with you your all.
그대들 나날의 삶이야말로 그대들의 사원이며 종교인 것.
그 곳으로 갈 때마다 그대들의 전부를 가지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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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꼭지마다 초월적 영감의 선물이 주어지지만, 오늘은 특히
‘종교에 관하여’의 첫 마디가 뇌리를 관통하며 가슴에 꽃힙니다.
“그러자 한 늙은 사제(司祭)가 말하기를, 저희에게 종교에 대해
말씀해 주소서. 그리하여 그는 말했다. 내 오늘 그것 외에 다른
무엇에 대해 말했던가? 일체의 행위 일체의 명상이 종교가
아니면 무엇인가? Is not religion all deeds and all reflection?”
“하지만 두 손이 돌을 쪼고 베틀을 손질하는 동안에도 영혼
속에서 언제나 샘솟는 경이와 감탄이 없다면 그것은 행위도
명상도 아닌 것.” 우리 일상의 모든 게, 한 순간 돌이켜 마음을
집중하면 종교 아닌 게 없다는 말씀입니다. 평상심(平常心)이
곧 도(道)라!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의 핵심을 칼릴 지브란도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신학은 종교가 아니죠. 지식이나
알음알이로는 신앙이 어렵죠. 느낌과 직관으로 늘 깨어있는
태도, 바로 그런 자세가 종교의 핵심이라 전합니다.
“그대들 만약 신(神)을 알고자 한다면,
그러므로 수수께끼의 해답자가 되려 하지 말라.”
And if you would know God,
be not therefore a solver of riddles.
수수께끼는 수수께끼로 남아야 수수께끼인 법입니다.
수수께끼를 풀어버리면 그건 이미 수수께끼가 아니죠.
신을 어찌 알 수 있으리요? 인간의 상상이 극치에 이르자
홀연 나타나신 게 바로 신이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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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daily life is your temple and your religion.
Whenever you enter into it take with you your all.
그대들 나날의 삶이야말로 그대들의 사원이며 종교인 것.
그 곳으로 갈 때마다 그대들의 전부를 가지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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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일 벌어지는 모든 일상 속에서 신(神)을 보고 종교를
찾으라 충고하는 에언자. 이렇게 맺습니다.
“차라리 그대들의 주위를 둘러 보라.
그러면 그대들은 ‘그 분’의 그대들이
아이들과 놀고 계심을 보리라.
또 허공을 바라보라.
그러면 그대들은 ‘그 분’이 구름 속을 거니시며
번개로서 팔을 뻗치시고 비로서 내리고 계심을 보게 되리라.”
“그대들은 또 ‘그 분’이 꽃 속에서 미소지으시다가
이윽고 일어나 나무들 사이로 손을 흔드심도 보게 되리라.”
You shall see Him smiling in flowers,
then rising and waving His hands in trees.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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