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인애플 요리 활용하기
▶ 젤라틴 든 디저트에 넣으면 맛 망쳐
겨울철 먹는 파인애플이 더 맛있는 이유는 열대의 태양을 간직한듯한 금빛 속살과 추위도 녹여줄 듯 달고 향긋한 향기 때문일 것이다. 생긴 모습 자체가 온몸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듯 예사롭지 않은 파인애플은 품격 있는 격자무늬 껍질에 왕관을 쓴 듯 자신있게 뻗은 이파리가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멋지다. 겉모습은 그러하지만 하물며 속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달콤하고 향기로운 과육을 간직하고 있으니 반전 있는 과일이다.
19세기 영국의 작가 찰스 램은 파인애플의 향기를 맡고는 “거의 초월적인… 그 날카로운 즐거움은 광기로부터 오는 고통의 가장자리에서 느끼는 최고의 쾌감”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자극적인 표현이지만 파인애플의 황홀함을 잘 나타낸 것 말이기도 하다.
매우 달면서 시고, 자극적인 황화합물들과 섞인 바닐라, 정향 엑기스, 캐러멜 또는 세리주가 어우러진 풍부한 향기를 가진 파인애플은 부위에 따라 다른 맛이난다. 가장 먼저 생긴 밑동 부분에 주스가 모여 있어 가장 달고, 노란색으로 변하는 과정도 여기서 가장 먼저 시작된다. 골고루 단 맛의 파인애플을 먹고 싶다면 눕혀두면 된다. 일반적으로 파인애플을 구입하면 세워두게 마련인데, 눕혀서 하루에 한 번씩 굴려주고 이틀 정도 후에 먹는다면 주스가 고루 퍼져 달콤한 파인애플을 맛볼 수 있다.
눕혀둬야 단 맛 고루… 장기 보관 안 좋아
파인애플은 후숙 과일(키위나 바나나처럼 수확해서 익혀 먹는 종류)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전분을 저장하는 전환성 과일이 아닌 관계로, 일단 나무에서 잘라내고 나면 말랑말랑해지기는 하지만 당도가 높아지거나 향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완전히 익은 파인애플은 운송의 불편함이 있어 수출용 파인애플은 당 비중이 최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향 역시 완전히 발달하지 못한 시점에서 수확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여전히 꽤 맛좋은 파인애플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파인애플이 그만큼 맛있는 과일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따라서 파인애플의껍질 색깔이 그 당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므로 구입할 때는 신선해 보이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두드러진 향과 단단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과육 덕분에 덩어리로 잘라 베이킹, 그릴링, 프라잉 등의 여러가지 요리에 두루 사용할 수 있고, 버터에 지져 캐러멜화 했을 때도 환상적인 맛을 낸다. 껍질을 잘라보면 속이 갈색으로 변해 있는 부분을 가끔 보는데 이는 외부 자극으로 멍든 것이 아니라 운송이나 저장 도중에 생긴 냉해 때문이다.
고기의 단백질 분해, 연하고 부드럽게
<파인애플의 연육작용>
고기의 단백질을 분해해 부드럽고 연하게 만드는 파인애플의 브로멜라인(bromelain)은 과일 중에 키위와 더불어 여타 과일 중 월등한 기능을 자랑한다.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이 공복에 지나치게 먹으면 통증을 느낄 정도이다. 그 효과가 대단해 고기 양념에 빼놓을 수 없는 파인애플의 브로멜라인은 다른 요리에서 사고뭉치가 되기도 한다. 젤라틴 기반의 디저트나 우유와 크림이 혼합된 요리에 생 파인애플을 넣게 되면 브로멜라인이 카세인 단백질을 분해해 쓴맛을 내는 단백질 조각을 생성해서 맛있는 디저트를 망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익힌 파인애플은 이러한 현상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파인애플 토마토 살사>
▶재료 파인애플 작게 깍둑 썬 것 1 1/2컵, 플럼 토마토 깍둑 썬 것 1컵, 붉은 양파 작게 썬 것 1/2컵, 레드 벨 페퍼 작게 썬 것 1/2컵, 할라피뇨 1개 작게 썬 것, 라임주스 2-3큰 술, 소금 1/4작은 술, 올리브오일 1큰 술, 실란트로 다진 것 1/4컵
▶만들기
1. 모든 재료를 보울에 넣고 잘 섞는다. 3컵 정도의 살사를 만들 수 있다.
2. 칩과 함께 낼 때는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두었다가 사용하고, 실온에 두었다가 생선(연어, 참치구이)이나 닭구이와 함께 내도 좋다.
<파인애플 포크찹>
▶재료 파인애플 1/3개 작게 깍둑썰기 한 것, 실란트로 1/4컵, 간장 2큰 술, 피시소스 1큰 술, 마늘 1톨 다진 것, 포크 찹 4개
▶만들기
1. 모든 재료를 고루 섞는다. 4큰 술 정도를 따로 덜어 놓고 포크찹에 부어 고루 문지른다.
2. 냉장고에서 최소 6시간 두어 양념이 잘 배도록 한다. 24시간 정도까지 양념에 재워두어도 된다.
3. 먹기 30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두었다가 양념된 포크찹을 그릴에 앞뒤고 고루 굽는다.
4. 덜어 두었던 파인애플 양념을 조금 곁들여 낸다.
<파인애플 잼>
▶재료 파인애플 과육 1.2kg, 팔각 2개, 정향 5개, 시나몬 스틱 1개, 설탕 250g, 글루코스 1큰 술
▶만들기
1. 파인애플을 껍질을 벗겨내고 촘촘히 박힌 검은 씨도 제거한다. 길이로 잘라 중간 부분의 심도 제거한다. 과육을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새끼손톱 크기 정도의 덩어리가 있을 정도로 간다.
2. 팬에 파인애플과 즙, 팔각, 정향, 시나몬 스틱, 설탕 1/2분량을 넣어 가열해 끓인다.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가끔 저어주면서 계속 끓인다.
3. 수분이 거의 증발하고 과육이 투명하게 익어 끈적끈적한 느낌이 나면 나머지 설탕과 글루코스를 넣어 섞는다.
4. 설탕이 잘 녹을 때까지 계속 저어주고 타지 않도록 불 조절을 한다.
5. 수분 없이 끈적끈적하고 탄탄한 잼의 느낌이 나면 불에서 내려 식힌다.
6.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쿠키 또는 파인애플 타르트의 속 재료로 사용해도 좋다.
<파인애플 소주>
▶재료 잘 익은 파인애플 1개, 소주 또는 보드카 750ml, 민트 2줄기
▶만들기
1. 껍질을 벗긴 파인애플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병에 담고, 민트도 넣는다. 여기에 소주 또는 보드카를 붓는다. 냉장 보관한다.
2. 최소 8시간 두어야 파인애플 향이 한껏 우러난다. 최대 3일까지 담가두어도 된다.
3. 내기 전에 파인애플과 민트를 체에 걸러내고 낸다.
<치즈 카이앤 파인애플>
▶재료 파인애플 1/2개 껍질 째 길게 자른 것(내는 방식에 따라 껍질을 제거해도 좋다), 곱게 간 치즈 1/4컵, 카이앤 페퍼 1/4작은 술
▶만들기
1. 여름 망고에 라임, 소금, 카이앤 페퍼 등을 뿌려 먹듯이 파인애플에도 이런 재료를 뿌려 달고 새콤한 맛이나 멋진 옷을 입힐 수 있다.
2. 같은 크기로 자른 파인애플에 곱게 간 치즈와 카이앤 페퍼를 고루 뿌려낸다.
3. 스틱에 꽂아 아이들 간식으로 내어도 되고, 껍질을 벗겨 작게 잘라 핑거푸드로 내놓아도 좋다.
파인애플 먹으면 혀가 아린 이유는
파인애플을 먹고 나면 혀가 따끔거리며 아린 경우가 있다. 파인애플뿐만 아니라 덜 익은 키위를 먹었을 때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옥살산칼슘은 침결상정, 즉 결정체가 침같이 뾰족한 형태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날카로운 결정체가 남아 혀와 안목의 신경세포를 자극해서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덜 익은 상태의 과일에 많이 들어 있어 파인애플의 과육이 단단한 경우 더 심하다.
말랑하게 변한 파인애플에서는 이런 현상이 아주 미미하고, 가공된 통조림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말랑한 파인애플인데도 혀가 아픈 경우는 브로멜라닌이라는 성분 때문으로, 혀와 입속에 있는 상처나 예민한 부분에 브로멜라인이 녹아들어 자극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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