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화폐에 새겨진 인물들(1)
▶ 화폐는 그 나라의 얼굴
필자가 잘 아는 한국의사 중 일본에서 의사 생활을 오래 하다 약 20년전에 미국으로 이민와서 여생을 미국에서 보낸 분이 있다. 이분이 미국에 처음 입국해서 얼마 안되어 만났을때 걱정스럽고 놀란 표정으로 “이 미국은 암만해도 조심해서 살아야 할 것 같아”라고 하면서, 10전짜리가 5전짜리보다 적고, 종이돈(지폐)은 모두 같은 크기고 색깔도 같고 도안도 비슷 비슷해서 쓸때마다 일일이 액면의 숫자와 그려있는 초상화를 단단히 확인을 하지 않으면 실수를 예사로 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그 분은 그후 미국 지폐에 새겨있는 인물의 이름을 일일이 다 기억을 하고 또 그 사람들의 업적에 관해서도 공부를 하였다고 한다. 결국 미국 역사를 공부한 셈이고 그 분의 노력은 미국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 셈이다.
한국을 위시해서 대부분 국가의 지폐는 권면에 적힌 금액에 따라 지폐의 크기가 다르므로 크기로 액수를 대략 짐작 할 수가 있는데 미국 달러는 지폐의 크기가 다 똑같아서 다른 금액의 지폐를 섞어서 갖고 다니면 쓸 때에 헷갈리기 쉬우므로 한 지갑에 넣을 경우에는 미리미리 가려서 갖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한국 지폐인 경우 1,000원권은 163mmX73mm, 5,000원권은 167mmX77mm, 1,000원권은 171mmX81mm 였는데, 1982년에 세로를 76mm로 통일하고 가로만 1,000원 권은 151mm, 5,000원권은 156mm, 10,000원권은 161mm로 차등을 주었다.
미국 지폐의 단위는 $1, $2, $5, $10, $20, $50, $100 로 7가지인데 이 모두가 같은 크기이다. 가로155.95mm, 세로 66.29mm이다. 100달러보다 고액권이 있기는 하지만 주로 금융기관에서만 서로 유통이 된다.
나라마다 지폐에는 관례적으로 초상화를 잘 새겨넣는다. 독일의 마르크화(Deutche Mark)와 프랑스의 푸랭크화(French Frank)의 모든 단위(denomination)지폐의 표면 그림은 초상화이다. 영국의 파운드화(British Pound), 네델란드의 길다화(Dutch Guilder), 러시아의 루불화(Russian Ruble)모두 동, 식물 또는 구조물 그림과 초상화를 섞어서 지폐 표면 그림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는 가톨릭의 성인 St. George의 성화를 채택한 단위도 있다.
돈은 사람이 살면서 가장 많이 만지는 물건 중의 하나이다. 지폐에 초상화를 넣는 목적은 돈을 만질 때마다 그 나라의 위대한 인물을 기리자는 뜻과, 외국에 그 나라의 훌륭한 인물을 알리자는 뜻이 있으며, 위조지폐를 만들기 어렵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일반 구조물이라던가 풍경, 식물, 동물 등의그림은 다소 원본과 달라도 순간적으로 식별이 잘 안되지만 인물은 인상으로 기억을 하므로 약간의 변화가 생겨도 쉽게 다른 인상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화폐는 그 나라 얼굴이라는 말도 있다.
화폐에 실리는 인물은 그 나라의 모든 국민이 존경하는 위인이어야만 목적에 부합이 된다. 그러므로 화폐에 새겨지는 인물 선정은 국가 원수도 참여를 하는 엄격한 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다. 보통 생존 인물은 선정 절차에서 제외되는 것이 관례인데, 그렇지 않아서 불미한 예화를 남긴 사례가 한국에서도 있었다. 한국에서 제일 먼저 은행권에 실린 인물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이다. 1950년 7월 6.25전쟁 중에 발행한 천원권에 올랐다.
피난 중이라 원본으로 할 초상화가 없어서 당시 주일 대표부에 걸어놓았던 초상화를 활용하였다고 한다. 이 박사가 들어간 지폐는 그후 내내 통용되다가 1960년 4월 26일 이박사가 대통령직을 사임한 후 차차로 그 지폐는 사라지고 말았다.
유사한 예지만 인도네시아의 스하루트(Suharto) 대통령은 육군 장군으로서 1965년 발생한 친공 쿠데타를 진압하고 68년에 초대 대통령 스카르노를 물리치고 대통령으로 취임을 했는데 1998년까지 30년간 장기 집권을 하였다. 그는 재임시 본인의 초상화를 화폐에 올리고 거기에 ‘인도네시아 개발의 아버지’라는 칭호까지 붙혔었는데 1998년 하야할 때 그 화폐도 운명을 같이 하였다.
화폐 인물에 관한 지식은 그 나라의 정치,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새겨보는 그 자체에서 각별한 흥미를 느끼게 되며 재미가 있다.
미국화페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우리가 잘 아는 한국 지폐에 관한 개황을 먼저 살펴 보면 좋을 것 같다. 한국 화폐에 실린 인물은 모두 6명으로 500원권에 이순신 장군, 1,000원권에 퇴계 이황 선생, 5,000원권에 율곡 이이 선생, 10,000원권에 세종대왕, 50,000만원권에 신사임당이다.
이순신 장군상은 1970년 11월에 처음 100원짜리 주화가 나올 때 박정희 대통령이 특별히 이순신 장군상을 새기도록 당부하였는데, 10원짜리 돈은 많은 양이 유통됨으로 많은 국민이 그의 애국심을 본받도록 하자는 의도에서 착상을 한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박정희 대통령이 제일 존경하던 역사적 인물이기도 하다. 1973년 9월에 500원권에도 올렸다.
1,000원권의 퇴계 이황 선생은 과거에 급제하고 나서 관직에 잠시 있다가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에 내려가서 후진의 교육에 몰두하였다. 여러번 고관 대직의 권고를 받았으나 사양하고 고향에 紹修書院이라는 학원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한국에서의 최초의 사학(사립학교)이었다.
주자학 학자로서 선구자였으며 세상을 떠난 지 4년 후(1576년)에 후진들이 도산서원(陶山書院)이라는 학원을 만들었는데 당시의 국왕 선조가 당대의 명필 한석봉을 시켜 학원 간판을 쓰게 해서 하사하였다. 1,000원권 이면에는 이 도산 학원의 그림이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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