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고 파드리스 나경민 선수
▶ “메이저리그, 꿈의 무대를 향하여”
“강점 살려 실력으로 보여주겠다”
시카고 컵스 입단, 지난해 샌디에고로 트레이드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 수비 능력까지 고루 갖춘 외야수 나경민(21) 선수는 덕수고 시절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치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를 눈여겨본 시카고 컵스 측은 72만5,000달러에 나 선수를 영입했다. 그는 2011년 한해만 루키리그, 싱글A, 하이 싱글A를 거쳐 더블A까지 오르는 등 성장세를 보이다 지난해, 샌디에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됐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였지만 나 선수는 이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구단의 기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나경민 선수의 ‘메이저리그 도전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Q. 미국진출 2년만에 트레이드 됐다, 의미는.
A. 2012년 1월 통보 받았다. 당시 한국에 있었고 새벽에 자고 있는데 아빠가 깨우더니 “샌디에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 “나는 트레이드 될 만한 선수가 아니다”고 받아치며 장난이라 생각했지만 사실을 확인하고 나니 얼떨떨했다. 컵스에 대해 섭섭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생각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아 다음 년도에는 더 잘해보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니 “샌디에고 쪽에서 나를 더 원했기 때문에 뽑지 않았나” 싶었다. 어쩌면 내게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파드리스에서도 외야수로 활동하나
A. 그렇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난 항상 중견수였다. 현재의 포지션에 만족하며 바꿀 생각은 없다. 또 오랜 시간 해온 만큼 나만의 노하우와 전문성도 쌓였다고 생각한다. 중견수는 스피드, 수비 범위, 어깨 등 모든 능력을 다 갖춰야 한다. 좌익수와 우익수 모두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도 중요하다.
Q. 한국 프로 야구 진출을 접고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A. 힘들 걸 알고 왔다. 메이저리그는 내 꿈의 무대이고 이런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역시나 미국 생활을 해보니 쉽지 않고 야구도 생각만큼 되지 않아 괴로운 적도 많았다. 하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서 온 만큼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올해는 미국에 온지 4년째가 되는 해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다. 2년 내로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이다.
Q. 미국에서의 선수생활 중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A. 아무래도 외로움이 가장 힘들다. 팀 동료 3~4명과 함께 아파트를 렌트해 생활하고 있다. 운동, 시합이 끝나면 동료들은 모두 나가서 노는데 난 나이가 안 되서 어울리지 못하고 아파트에 혼자 있어왔다. 또 팀 내 유일한 한국인이라 같은 국적의 친구가 없는 부분도 크다. 영어도 처음에 비하면 많이 늘었지만 현지에서 성장한 친구들과는 확연히 달라 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 언어 뿐 아니라 문화 등의 여러 가지 벽이 느껴질 때, 혼자인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 생각을 하며 힘을 낸다.
Q.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면.
A. 지난 시즌은 야구가 생각만큼 잘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돌이켜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바보 같이 숨기고 드러내지 않았다.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하는 것처럼 야구가 되지 않아 나도 모르게 자신감도 상실하고 믿음도 많이 떨어져가고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내 강점을 더 드러내고 보다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할거다. 미국은 실력 있는 선수를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올 시즌에는 눈에 보이는 실력으로 인정받겠다.
Q. 앞으로의 자세는.
A. 지금까지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등 여러 심적 부담을 갖고 야구를 했다. 그러다보니 미국 진출 후 단 한 번도 즐기면서 야구한 적이 없었다. 돈, 명예도 좋지만 그보다는 즐겁고 행복하게 야구를 하고 싶다. 즐겁게 하다보면 잘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있을 것이라고 본다. 팀 내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해서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이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
<권지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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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경민 선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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