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첫 시즌 끝내고 한국 귀국
▶ 어깨 부상으로 37경기만 뛰어
▶“좋은 선수는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하는 것이라 느껴”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024시즌을 마친 뒤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연합]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아쉬움 가득한 2024시즌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이정후는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KBO리그 최고의 콘택트 능력을 자랑하던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 달러(약 1천491억원)에 계약했다.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3으로 순조롭게 빅리그 무대에 적응했고, 3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MLB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1안타 1타점을 냈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는 안타 2개를 때렸고, 3번째 경기인 샌디에이고전에서는 톰 코스그로브를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처럼 순조롭게 적응하던 이정후는 곧바로 시작된 MLB의 ‘현미경 분석’에 고전하면서도 점차 답을 찾아가며 4월을 타율 0.259, 2홈런, 7타점, 13득점으로 마쳤다.
그러나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홈런성 타구를 쫓아간 뒤 공을 잡으려고 점프했다가 펜스와 충돌해 쓰러졌다.
처음에는 며칠만 쉬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밀 검진 결과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이 발견돼 다친 지 1주도 안 돼서 수술대에 올랐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주치의로 국내 야구팬에게 익숙한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은 이정후는 6개월짜리 재활에 들어가면서 2024시즌을 마감했다. 이정후의 데뷔 시즌 최종 성적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41이다.
이정후는 부상으로 MLB 첫 시즌을 마감한 게 아쉬운지 “남은 야구 인생에서 부상은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결국 좋은 선수는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정후와 일문일답이다.
-지금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인가.
▲이제 재활 운동이 끝났다. 구단에서 준 비시즌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것대로 몸 잘 만들면 될 것 같다.
-아쉽게 한 달 반 만에 시즌이 끝났는데 스스로 몇 점을 줄 수 있나.
▲점수를 매길 게 있나. 다쳐서 경기를 못 하고 재활하며 느낀 건 일단 정신적으로 리그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어야겠더라. 정신적으로 한층 더 야구를 대할 때 성숙해진 시간인 거 같다. 그리고 많이 경기에 출전하고, 경기에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재활 기간 미국에서 보낸 시간이 힘들었을 텐데.
▲수술하기 전에는 좀 힘들었다. 그 시간 또한 지나간다는 것을 느꼈다. 재활할 때는 같이 재활하는 트레이너들도 함께 남고, 재활하는 선수도 있어서 함께 열심히 시간 보냈다.
-수비 한 번으로 시즌이 날아갔다. 당시를 떠올린다면.
▲어깨가 빠지는 느낌을 알다 보니까 처음에는 ‘수술했는데 또 빠진다고?’라고 생각했다. 수술을 한 번 했으니까 심하지 않을 거라 기대했는데 좀 더 심한 상태였다. 그래서 병원 진료했을 때부터 수술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플레이 하나에 시즌이 끝난 게 아쉽지만,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으니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한국에 8개월 만에 돌아왔는데 소감은.
▲막 설레거나 이런 느낌보다는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빨리 시간이 지나간 것 같다. 다른 팀들은 이제 중요한 경기(포스트시즌)를 하는데 저는 시즌이 끝나서 온 거에 대해서 아쉽게 생각한다.
-다치기 전까지 MLB 무대에서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매우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하다 보니까 ‘좀 더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조금씩 공이 눈에 익기 시작했는데 다치는 바람에 너무 아쉽다. 그것 또한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내년에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느낀 대로 겨울에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내년 스프링캠프는 문제 없이 참가할 수 있는지.
▲일단 재활은 끝났고, 몸이 80~90%까지 회복된 상태다. 구단에서 준 스케줄을 소화한다면 스프링캠프는 문제없다.
-아쉬운 점을 주로 말했는데, 성과가 있다면.
▲너무 경기를 못 뛰어서 얻었다고 이야기하기도 그렇다. 그 시간이 사실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난다. 처음부터 다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개막 시리즈다. 꿈에 그리던 리그에 와서 경기를 뛰고, (김)하성이 형이랑도 같이 경기하고 했다. 그 시리즈에서 안타도 치고, 홈런도 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년은 어떤 시즌을 보내고 싶은가.
▲한 시즌 풀로 뛰고 싶다. 2년 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경기에 일단 출전해야지 뭔가 상황이 벌어진다. 야구가 늘어야 하는 시기에 자꾸 쉬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이 많이 걱정된다. 일단 잘하든 못하든 경기에 많이 출전하고 싶다. 그것부터 하고 나서 생각해보겠다.
--공항에 많은 팬이 찾아왔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많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1년 동안 응원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준비 잘해서 내년에는 부상 없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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